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가격에 하락한 상황이지만 일부 지역 경매 매물에는 투자자와 첫 주택 구입자들이 몰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주말(16일) 경매가 진행된 뉴트럴베이(Neutral Bay) 소재 아파트 내부.
일부 지역 매물, 높은 낙찰가 기록... 주택 시장에 투자자들 눈독 ‘여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가격에 하락한 상황이지만 일부 지역 경매 매물에는 투자자와 첫 주택 구입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16일) 뉴트럴베이(Neutral Bay)의 한 아파트는 보다 낮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입찰자들의 눈치 싸움이 두드러진 경매 현장 중 하나였다.
하이뷰 애비뉴(Highview Avenue)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아파트는, 경매 시작을 선언했지만 입찰자들의 침묵이 10여분이나 지속됐다.
이날 경매를 맡은 앤드류 로빈슨(Andrew Robinson) 경매사는 에이전트 매튜 스미드(Matthew Smythe)와 함께 계속 입찰자들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런 침묵이 이어진 끝에 130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4명의 입찰자가 1만 달러씩 가격을 제시하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입찰자들의 제시 가격이 160만 달러 가까이 이르렀을 때, 시드니 현지 의뢰인을 내세운 한국 거주 투자자가 전화를 통해 경매를 포기했고, 곧이어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투자자가 160만 달러를 제시, 낙찰자로 결정됐다.
레아(Rhea)라고만 밝힌 싱가포르 투자자의 딸은 “우리는 지난 2년간 적합한 투자용 주택을 찾고 있었다”면서 “그렇다고 진지하게 경매 현장을 둘러본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주택을 일단 임대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4명의 입찰자 가운데 끝까지 경쟁을 펼친 한 명의 투자자도 제시 가격이 155만 달러에 이르자 더 이상의 입찰을 포기했다. 그는 “이 금액이라면 현실적으로 높은 가격이라고 판단했다”는 게 입찰 포기 이유였다.
이 아파트의 최종 낙찰 가격은 잠정 가격(152만5천 달러)에서 7만5천 달러 높아진 것으로, 가장 최근 거래된 기록은 지난 2012년이며 당시 매매가는 105만 달러였다.
매매를 진행한 ‘Belle Property Neutral Bay’의 매튜 스미드 에이전트는 “좋은 거래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의 주택 시장 분위기를 보여주는 경매 상황이었다”는 그는 “입찰을 시작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이는 입찰자들이 공정한 가격을 치르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입찰이 시작되면서 가격 경쟁이 펼쳐진 것은 현 주택 시장을 감안할 때 좋은 징조임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아파트는 이날 시드니 전역에서 진행된 421채의 매물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에 보고된 285채의 경매 낙찰률은 56.1%로 이전에 비해 한결 높게 집계됐다.
레인코브(Lane Cove)의 2개 침실 아파트. 잠정 가격(71만5천 달러)에서 4만2천 달러 높은 75만7천 달러에 낙찰됐다.
그런 한편 레인코브(Lane Cove) 소재 아파트 또한 잠정 가격을 넘긴 금액에 낙찰됐다.
투자자와 첫 예비 주택 구입자 등 7명이 입찰한 리틀 스트리트(Little Street) 상의 2개 침실 아파트는 55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된 후 5만 달러, 1만 달러씩 빠르게 가격이 올라 75만7천 달러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이는 잠정 가격(71만5천 달러)에서 4만2천 달러 높은 금액이었다. 이 매물의 낙찰자 또한 투자용으로 구매한 것이었다.
매매를 맡은 ‘Belle Property Lane Cove’의 팀 홀게이트(Tim Holgate) 에이전트는 현 주택 시장에 투자자들이 여전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좋은 조건을 갖춘 경매 매물 입찰에는 언제나 투자자가 있어 왔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앞으로 주말 경매 시장은 한층 더 가열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말 경매가 시작되는 2월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스터 시즌 이전까지 시드니 주택 시장은 늘 뜨거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