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먼지에 가려져 있던 동네 산길 따라 모처럼 터덜터덜 걷다가 두 눈 부릅뜨고 찾은 봄은 미미했습니다. 꽃 한 송이 아직 제대로 피어 있지 않았고 그늘진 계곡 찬 기운은 아직도 서늘했습니다.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은 산동백 또는 생강나무 꽃을 말합니다. 그가 태어나 자란 춘천의 '실레마을' 주변 산에는 산동백나무가 지천(至賤)입니다. 이 지역 봄의 전령은 바로 이 산동백으로 산에서 제일 먼저 핍니다.
노란 동백꽃을 닮아 순박한 소작농의 아들 ‘나’와 마름의 딸 '점순' 사이에 생겨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소설 '동백꽃', ‘나’가 아찔해진 것은 동백꽃 알싸한 내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은 사춘기에 접어든 ‘나’가 점순에게 느낀 어떤 미묘한 감정을 표현한 것이었지요.
어릴 적 소풍가서 보물찾기 하듯 발견한 유일한 꽃은 이제 막 망울이 수줍게 터져 꽃잎을 펼치려는 산동백꽃 한 송이 뿐이었습니다.
남녘의 친구들, 연일 꽃자랑에 신바람으로 화사한 홍매화, 목련 등 봄소식을 전해 주시는데 이곳에선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봄은 언제 오시려는지 ᆢ
봄은 아직 멀리 있는가
바싹 마른 풀꽃 서걱이며 흔들리는데
서릿발 녹여야 오는 님
봄은 아직 잠들었는가
동토의 언 눈물, 북녘 끝까진
언제 당도하시려는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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