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판문점 3차 북미정상회담은 미국 살리는 역사적 사건
▲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0일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반가운 표정으로 손을 맞잡고 있다. ⓒ 조선중앙통신 |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는 판문점 북미 3차정상회담 직후인 7월 1일 “결국 트럼프 자신의 자존심을 치켜세우기 위한 것으로 미 외교 사상 몇 안 되는 최악의 일 중 하나였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헐뜯었다.
민주당 경선 후보들 역시 일제히 트럼프의 판문점 회담을 ‘정치 쇼’라고 비난했으며 하원 외교위원장인 엘리엇 엥겔 민주당 의원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완전히 혼란스럽고, 미국이 지고 있는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그런데 민주당 등 반트럼프 세력의 트럼프 대북정책 비난은 한마디로 미국시민들의 북핵 공포를 잠재우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데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트럼프의 대북정책이 싫다면 민주당이 북미대화 이외에 북핵 미 본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확실한 대안(代案)부터 제시해야 미국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어 차기 집권에 희망을 걸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세상이 다 아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백인 이외의 인종은 통틀어 ‘짐승들’이라고 발언했던 사람인데 그가 김정은을 사랑한다는 등 미사여구로 계속 추파를 던질 수 있으며, 북한의 어마어마한 핵무기들이 없었다면 이번에도 냉담했던 김정은에 매달리다시피 판문점 회담을 원했겠는가.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도 이제는 미국이 북한을 얕잡아 보며 1990년대 이전처럼 대할 수 없다는 사실은, 클린턴, 부시, 오바마,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미국 국정수행자들은 북미전쟁은 ‘미친 짓’임을 깨달은 지 오랬다. 다만 미국의 체면상 안 그런 척 세계 언론을 이용, 큰소리쳐왔을 뿐이다.
반트럼프 세력은 북핵 개발이 한창이던 20년 전 민주당의 대북 강경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북선제타격 명령 직전, 적중률 99%라는 슈퍼컴퓨터의 북미전쟁 시뮬레이션 결과 갑자기 대북대화정책으로 급선회한 사실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당시 클린턴은 뒤늦게야 핵무기의 미국이 재래식 무기의 북한과 전쟁 시 미국이 참패한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의 앞날을 생각할 때 하노이 이후 북미관계가 악화돼 위기를 실감한 트럼프가 김정은의 요구대로 용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새 계산법’이야말로 미국을 위해서는 최선책이라 할 수 있다.
판문점 북미 3차정상회담 내용은 무얼 담고 있을까? 북한 <노동신문> 7월 1일치를 보면, “두 나라 최고수뇌분들께서는 회담결과에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했다. 양 정상이 모두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중대한 성과를 거두었음을 말한다.
북미 3차정상회담 무슨 얘기 나눴나?
판문점 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며 북미 두 나라 간 불미스러운 관계를 끝장내고 극적으로 전환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고 전적인 리해와 공감을 표시”했다.
“북미 두 나라 사이의 불미스러운 관계를 끝장낸다”는 말은 북미 간 적대관계를 해소한다는 뜻으로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북미적대관계를 해소하는 방안들이 논의돼 그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뜻이다.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완화하는 방도는 종전선언이고, 북미적대관계를 해소하는 길은 평화협정 체결을 말한다. 양국 수교로 가는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북미 간 상호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걸림돌로 되는 서로의 우려사항과 관심사적인 문제들”이란 미국이 대북전쟁연습을 중지하겠다고 해 놓고 작전명만 바꿔 대북전쟁연습을 계속하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고,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겠다면서 대북 경제재재는 계속하고 있음을 지적한 내용이다.
즉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걸림돌로 작용했던 위 문제들을 이번 판문점 회담에서 논의하고 쌍방이 공동으로 노력,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로 의견일치를 봤음을 알 수 있다. 하노이에서 “강도 같이” 리비아식을 요구하던 미국의 태도가 크게 달라졌음을 주시해야 한다.
김-트 양 정상이 남북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나눈 다음 함께 월북, 북 측 판문각 앞에까지 가서 다시 남쪽 땅으로 넘어와 두 나라 정상회담을 위해 자유의 집으로 들어갔음은, 문 대통령의 말이 아니더라도 이미 북미 간 “사실상의 적대 관계 종식”(종전선언)이 이루어진 것이다.
김 국무위원장은 회담 후 활짝 웃는 얼굴로 문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깍듯이 사의를 표했다. 이번 갑작스런 북미 3차정상회담 성공은 누가 뭐래도 ‘오늘 판문점회담의 중심은 북미 간 대화’라고 미리 정리한 문재인 대통령의 헌신적인 역할의 결과임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남북군사합의서 불이행에서 온 남측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대부분 사라진 계기가 되었음은 남북한 우리민족의 앞날을 위해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