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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캔들'의 어원은 원래 헬라어 ‘스칸달론’이다. 스칸달론은 ‘징검돌’ 혹은 ‘걸림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즉 같은 '돌'이 사람에 따라서 ‘징검돌’이 될 수도 있고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허경영과의 악연

 

2009 년 어느 날 SBS TV ‘그것이 알고 싶다’의 담당 작가실에서 연락이 왔다. 허경영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는데 후속으로 한 번 더 방영을 할 예정이어서 자료 수집차 온라인 서핑을 하다가 내 블러그에 있는 허경영 관련 내용을 읽고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 1회 방영분의 대본을 보내 주었다.

 

PD: 본인이 고 박대통령의 비밀보좌관이었다는 부분을 강조하다가 월남 얘기를 꺼냈었는데요,

 

허: 내 군대생활기록부 봤습니까? 군대생활기록부 보세요. 청와대로 돼있어요.

 

PD: 월남전 가셨다고?

 

허: 그러니까 청와대에서. 월남에는 심부름 갔지. 대통령이 보내서 간 거고 월남 휴전 때, 월남에 있는 금괴. 금괴를 월남의 대통령이 박대통령한테 ‘아, 이걸 좀 한국으로 옮겨 달라, 인천으로.’ 근데 그걸 LAT(?)를 가져가서 청룡부대가 가서 그 금괴를 싣고 오라는데 대통령이 거기 응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일단 내가 월남에 갔죠. 가서 전반적인 걸 봤는데, 사태가 되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헬리콥터 타고 돌아오고 말았는데.

 

나는 대본을 여기까지 읽다가 기절할 뻔 했다. 세상에나? 저나 나나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 징집된 일개 사병에 불과했는데 도저히 만화에서도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데 제 멋대로 지어내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연인원 30만 명 이상이 파월되어 5,000여 명이 전사한 전쟁터에서 빽이 좋았던지 운이 좋았던지 편한 곳에서 근무하다 살아 돌아왔으면 감사하고 살아야 할 일인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멋대로 지어내는 것은 파병 전우들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허경영이 무슨 헛소리를 하든지 내가 관여 할 일이 아니지만 내 옆에서 을 들고 함께 보초를 서던 사람이 전우들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전쟁을 이용해서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지어내서 국민들을 속이는 일은 도저히 묵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나는 인터뷰에서 한 마디도 사실과 다르거나 조금의 과장도 하지 않고 인터뷰 녹화를 했다. 허경영과 나는 1972년도에 월남 전 참전 때, 백마부대 본부중대에서 허는 법무부에, 나는 군종부에 근무했다. 젊었을 때 그의 모습은 거창하게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웅지를 품은 모습은 전혀 아니었다. 큰 명분이나 대의나 공익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었다. 그저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편하게 군대 생활을 할까 하고 요령 피우는 보통 젊은이들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허경영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자기에게 유리하면 타인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노골적으로 행동하는 타입이었다. 허 경영은 73년 2월 4일 미군 수송용 민간 항공기를 타고 나와 함께 귀국했는데, 헬리콥터 타고 어쩌고... 라니 무슨 공중에 날아가다 추락할 소리를 하고 있는지...

 

그러나 애써 녹화를 한 부분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제작 의도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어 방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연락이 왔다. 방송의 기획 의도는 허경영이 얼마나 파렴치한 사람인가 하는 것을 들어내 보이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지 않게 너무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허경영이 월남에서 했던 웃기는 짓 같은 것을 SBS 측에 보낼 것을 그랬다.

 

한 번은 군수물자 수송에 경계 작전으로 출동하여 트럭을 타고 가다가 잠시 쉬고 있을 때였다. 모두들 야자나무 아래서 땀을 식히고 있는데 갑자기 경영이가 배낭을 주섬주섬 뒤지더니 구겨진 양복을 꺼내서 군복을 벗고 갈아입기 시작했다. 경계 근무하러 나가는 병사가 배낭에 사복, 그것도 양복을 넣고 다니는 것은 기상천외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럴 경우 다른 사람이면 영창 감이지만 그는 평소에 워낙 이상한 행동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라 인솔 장교도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그리고는 야자수를 배경으로 마치 관광객처럼 유유하게 폼을 잡고 서서 가지고 온 사진기를 내밀고 다른 전우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을 했다. 몇몇이 야유를 하자 경영이는 "내가 니들에게 무슨 피해주냐? 상관 하지 마라" 고 오히려 큰 소리를 쳤다.

 

SBS는 방영을 하지 않았지만 나는 당시 촬영한 것이 아까워서 그 부분을 유튜브에 올려놓았더니 지금도 꾸준히 허경영의 지지자들로부터 악플이 달리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내용이 인터넷에서 허경영을 비판하는 유일한 내용이기 때문에 삭제하지 않고 있다. 궁금한 사람들은 아래 주소에서 찾아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gJUNZJF85k&t=2s

 

다음호에 계속

 

지성수 / 목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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