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애 동행한 일가족 피습
W29와 던바 인근서 초저녁에
밴쿠버 중심가에서 초저녁 시간에 영화 '갓 파던(God Father)'에나 나옴 직한 저격 사건이 벌어졌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식당을 나오던 일가족에게 남자 두 명이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인근 주민들은 갑작스런 총소리에 놀라 일제히 땅에 엎드리는 서부극을 벌였다. 두 범행 용의자는 현장 인근에 있던 경찰의 긴급 출동으로 체포됐다.
사건은 6일 오후 5시 반경 W.29 Ave와 던바(Dunbar St) 교차로 부근 한 식당을 이 일가족이 막 빠져나온 상황에서 벌어졌다. 밴쿠버 경찰은 당시 이들이 어린아이와 카시트에 담긴 갓난애를 데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총격으로 남편이 총에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위중한 상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나머지 식구들과 인근 행인 중에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덧붙였다.
사건 당시 인근 식당 밖 패티오에는 때아닌 훈훈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이 나와 식사하고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사람들이 일제히 땅에 엎드렸고 게중에는 식탁 밑으로 기어 몸을 피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용의자 2명은 총격 직후 뛰어서 자리를 황급히 도망쳤고, 이들은 공교롭게도 당시 길 건너편에 주차해 있던 순찰차 2대의 추격으로 붙잡혔다. 경찰은 이날 붙잡힌 용의자가 35세 리반 하산(Liban Hassan)씨와 24세 아흐메드 이스마일(Ahmed Ismail)씨라고 밝혔다. 검찰은 검거 만 하루도 안 돼 이들을 살인을 목적으로 한 상해 혐의로 법원에 기소했다.
경찰은 “당시 사건 현장 주변에는 초저녁을 맞아 나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면서 범인들은 이런 사정도 아랑곳하지 않고 총알을 난사해 총격을 벌이는 “무자비한 일”을 벌였다고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다.
또 사건은 평소 평화롭던 밴쿠버 웨스트 사이드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했다. 한 주민은 범행 용의자 중 한 명이 자기 집 주변에서 체포됐다면서 “이런 일을 본 적도 없고 더군다나 이 지역에서 이런 일을 일어난다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다”고 그 경악함을 설명했다.
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