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경 동포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한인이 운영하는 BBQ King 레스토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뉴스가 보도됐기 때문이다. BBQ King 레스토랑은 한인들 뿐만 아니라 중국인과 키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인기 식당이었기에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장소라는 것만으로도 동포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코로나19 확진자 두명은 지난 1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BBQ King에서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과 16일은 한시간 가량의 짧은 식사를 마친 반면 17일에는 점심식사 3시간, 저녁식사는 4시간에 걸쳐 긴 식사를 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두번, 그것도 같은 식당에 4일간 연속으로 방문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확진자 두명이 불법적 캐쉬잡(현금지급)을 하는 해당 식당의 직원이라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그러나 이들은 평소 BBQ King의 단골손님들로 식사와 함께 반주를 곁들였기에 장시간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1월 28일 경찰은 확진자 두명 모두 BBQ King의 손님이었는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헬스라인 직원들과 동행한 자리에서 이들이 결제한 영수증과 해당 시간대의 CCTV를 확보했다. 그 결과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 간 이들의 계좌에서 같은 계좌(BBQ King 계좌)로 돈이 인출된 내역을 확인, 경찰은 확진자들이 BBQ King의 손님이 맞는 것으로 판명했다.
심예준 BBQ King 컨설팅&마케팅 매니저는 "작년부터 레스토랑 입구에 체온계를 비치하고 출입하는 모든 손님들의 체온을 재고 있는데, 만약 그들에게 고열이 났었다면 입장을 금했을 것"이며, "이 확진자들은 당시 기침이나 감기 증상을 전혀 보이지 않았고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식사를 했다"며 일요시사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BBQ King에서 일하고 있던 직원들은 미접촉자 포함 30여명이었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헬스라인의 통보를 받은 뒤 BBQ King 측에서는 해당 식당에 있던 손님들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양해를 구한 뒤 즉각 돌려보냈다고 한다. 그 다음 날 아침 8시경 전 직원은 시내에 있는 코로나 검사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현재 BBQ King은 코로나 바이러스 전문 방역업체를 고용해 내부는 물론 외부까지 모두 방역을 마친 상태다. 이는 향후 90일간 모든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BBQ King에서는 방역업체를 통해 구매한 소독약을 구비해두고 손님이 나갈 때마다 방역을 실시하면서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심예준 매니저는 이번 일을 통해 깨달은 바가 많다고 전했다.
"저희 직원들이 캐시잡을 한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위기가 왔을 때 저희는 그래도 마케팅 팀이 있어 위기에 대응하기가 비교적 수월했지만 일반 자영업하시는 교민들이 이런 일을 겪는다면 생각보다 많이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번 빨간 돼지(교민식당)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뉴스를 봤을 때까지만 해도 우리 레스토랑에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었다. 혹시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다른 교민업체에 생긴다면 그때는 소문을 믿기 보단 따뜻한 응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시면 더 좋은 한인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BBQ King 레스토랑은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2일까지 2주 간의 휴업을 마치고 현재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9시에만 오픈하던 감성주점 '도깨비'도 영업 중이다.
글 박성인
사진 BBQ Kin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