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사태로 인해 모든 접객 서비스 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펍(pub)이나 호텔의 맥주 판매 또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맥주주조 업계는 연방정부에 맥주 관련 세금 인하를 촉구했다. 사진 : Pixabay / spooky_kid
지난해 7월에서 9월 사이,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천만 파인트 줄어
대부분의 호주인들에게 있어 한낮의 더위를 식히는 맥주 한 잔은 오랜 동안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전염병 사태로 다수가 모인 장소 출입을 꺼리는 분위기에다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호주인들의 맥주 소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호주 국세청(ATO) 자료에 따르면 특히 광역시드니 및 일부 지역의 봉쇄조치가 이어진 지난 해 7월에서 9월의 맥주 소비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4천만 파인트(pint) 감소라는 충격적인 결과이다. 파인트는 액량 또는 건량 단위로 호주에서는 580ml 양이다. 영국은 568ml, 미국은 473ml로 규정되어 있는 등 이 단위는 국가마다 다르다. 호주의 펍(pub)에서 맥주를 제공할 때 쓰는 용어이기도 하며, 파인트보다 작은 잔을 ‘스쿠너’(schooner. 425ml) 이보다 작은 잔을 폿(pot. 285ml)으로 칭한다.
이 기간 동안의 4천만 파인트의 맥주 감소는 접객업소 매출 50%가량이 줄어든 것과 같으며, 전염병으로 인한 봉쇄나 기타 제한 규정으로 인해 업계가 입은 10억 달러가량의 손실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ATO는 지난해 7월에서 9월 사이 펍이나 클럽에서 제공한 맥주 90만3,982리터의 알코올을 기록했으며, 2019년 같은 기간의 199만3,027리터와 비교했다.
호주 맥주주조협회(Brewers Association) 존 프레스턴(John Preston) 최고경영자는 바이러스 사태가 길어지면서 이 같은 소비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이 수치는 전염병으로 인해 호주의 펍과 클럽 피해가 지난해 엄청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평균적으로 펍이나 클럽의 맥주 판매는 주류 가운데 70%를 차지하고 있어 상당한 경영상의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스턴 CEO는 “다른 국가들의 경우 펍에서 맥주를 즐기는 이들에게 편안한 휴식을 주기 위해 생맥주에 대한 세금을 줄이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연방 예산 계획에서 맥주세(beer tax)를 인하해 펍과 클럽들로 하여금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멜번(Melbourne) 전역에 여러 대형 접객시설을 운영하는 ‘Commercial Hospitality Group’의 샘 트레시스(Sam Tresise) 대표를 비롯해 다수이 펍 운영자들도 정부의 추가 지원 요청에 동참했다.
트레시스 대표는 “많은 펍 비즈니스는 이번 여름 시즌을 기해, 봉쇄 기간 동안 겪은 타격을 복구하고자 했을 것이지만 그런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에 발생한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은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빅토리아(Victoria) 주에 3개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는 조엘 테일러(Joel Taylor) 대표는 접객업소 고객 수용 제한으로 지난해 박싱데이 연휴 동안 매출이 50%~60%가 줄었음을 언급하면서 “하루 600명에서 900명의 고객이 예상되는 이 시기에 (자신의 업소) 두 곳의 호텔을 4일 또는 2일간 폐쇄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