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통해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싶어요"
제1회 국제민족전통무예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강 스베뜰라나(44)씨의 말이다.
카자흐스탄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태권도 7단인 강 스베뜰라나는 오는 27일, 알마티의 '도스틱'체육관에서 열리는 이 대회를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이번 대회의 취지와 대회준비과정들을 설명했다
주부이자 태권도 사범, 카자흐스탄고려인협회 상무위원, 민주평통자문위원이기도 한 강 스베뜰라나를 만났다.
ㅇ. 언제, 어떻게 운동을 하게 되었는지요?
"초등학교 시절, 피켜 스케이팅과 체조를 시작으로 여러가지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계기는 유도 사범인 박 블라디미르 일리치의 제자가 되면서 부터였습니다.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42kg체급으로 대회 나가기 시작했는데, 시 대회에서 2, 3 등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에는 에이로빅을 했구요. 그러다가 1989년, 저는 카자흐스탄에 온 태권도 사범으로 부터 우리민족의 전통무술인 태권도를 보았습니다. 화려한 발차기에 그만 반해버리고 말았죠."
ㅇ. 태권도 외 다른 운동을 한 적은?
"태권도 하기 전에 케느리흐 알레크산드르 아파나시츠 사범으로 부터 가라데를 조금 배웠습니다. 6개월만 했지만 약간의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오빠가 우리 전통운동은 태권도니 태권도를 해라고 해서 전 태권도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즐겁게 태권도를 배웠고 재미있게 운동했어요. 그래서인지 2년 만에 세계 챔피언십대회에 나갈 준비가 되었는데, 청띠, 빨간띠를 거쳐 드디어 1단이 되었죠. 돌이켜 보면 제가 체 아르투르 아나돌리비치 사범으로 부터 태권도를 배웠던 것이 무척 행운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어린 나이에는 어떤 운동을 하느냐 보다는 어떤 트레이너한데 배우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전문 지식을 갖춘 훌륭한 트레이너를 만나면 반드시 그 운동을 좋아하게 되어 있답니다."
ㅇ. 유라시아 연합 WXF-1(World X-Impact Federation)의 사무 총장이 되시는 거에 대해 이야기해 주십시오
"한국에 처음 가서 한국식 태권도를 보고 접했을 때 만난 사범님들의 초청으로 알마티 팀을 꾸려서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다른 지역보다 열악한 카자흐스탄에서 100KG이 넘은 거구의 선수단을 이끌고 대회에 참가한 것이 강한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사무 총장으로 임명된 것 같습니다. 우리 팀은 카자흐스탄만 대표하는 거 아니고 모든 중앙 아시아를 대표하는 팀이었거든요."
ㅇ.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한데 상을 받으신 것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2011년 27일로스앤젤레스GardenSuite 호텔에서 국제 스포츠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 희의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사인한 상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상은 국제 스포츠 발전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인데, 시상식은 국제 스포츠 라인 사무국의 대표인 밥 페리가 대신했죠."
ㅇ. 오는 27일 알마티에서 개최되는 제1회 국제민족무술 페스티벌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십시오.
"네, 카자흐스탄 독립 25년 기념행사로써 열리는 이번 대회는 카자흐스탄 민족회의와 카자흐스탄 고려인 협회의 후원으로 열립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바로 스포츠를 통해 한국문화를 알린다는 것입니다. 많은 카자흐인들이 이 대회를 보고 우리 태권도의 우수성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문화를 마음껏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27일 12시, '도스틱' 스포츠 센터로 많이 구경오세요.
현재까지 재일본 동포 시범단을 비롯하여 10개팀이 참가신청을 했습니다. 이들은 카자흐, 우즈벡, 터어키, 일본, 브라질 등의 전통 무예를 보여줄 것입니다. 당연히 이번 페스티벌의 클라이막스는 태권도가 될 것이구요.
2012 런던 올림픽 역도 메달리스트인 마야 마네자, 아르만 칠마노프 태권도 동메달리스트 등 스포츠 스타들이 개막식에 참석할 것입니다. "
ㅇ. 태권도 7단이신데, 혹시 남성들이 스베뜰라나씨를 어려워하지는 않나요?
" 제가 남성적인 사고 방식과 투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오히려 남성들과 친하게 지냅니다. 또 주변의 남성동료들은 저를 믿고 존경합니다"
ㅇ. 여성 무술인으로서 자녀양육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운동을 한 것이 자녀양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녀들에게 필요한 자제력과 규율성 등은 스포츠를 통해서 수월하게 키울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몸과 몸이 서로 격렬하게 부딪히는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람으로써 저는 다른 그 어떤 주부들보다 자녀들 앞에서 모범을 보일 수 있어서 유리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ㅇ. 끝으로 카자흐스탄 여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성들에게 무엇을 요구하지 말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현대 여성들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행복을 원하시면 자기 손으로 행복을 만들고 가꾸어가야 합니다. 백마탄 왕자님은 동화속에서만 나타날 뿐입니다. 스스로 백마를 키우고 왕자도 양육해야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ㅇ.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 김상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