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핵문제 10년 내 해결 불가능…대화도 못할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한반도가 또 한 번 양분된 국제사회 대결의 중심지가 되면서 남북이 대립하고 있다고 러시아의 아시아 전문가가 분석했다.
키릴 바바예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중국·현대아시아연구소장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에 기고한 글에서 "남북이 또 서로 다른 편에 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세계가 "미국이 이끄는 서방과 유라시아 두 강대국(중국·러시아)이 이끄는 동방의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편에, 북한은 중·러를 앞세운 유라시아 편에 서서 다시 대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반도가 과거 미국과 소련의 대립 속에 남북으로 갈라진 데 이어 "100년 사이에 두 번째로 이러한 대결의 진원지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바바예프 소장은 먼저 냉전 종식 이후 유일한 세계 중재자로 나서려는 미국의 영향력이 쇠퇴한 것이 이런 상황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봉쇄하려는 정책으로 세계 긴장을 고조시킨 결과 세계가 다시 갈라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렇게 양분된 세계가 서로 완전히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탓에 대결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북한에 대해 바바예프 소장은 "서방의 부정적 예측에도 정권을 유지하고 있고 미사일 전력도 끌어올렸으며 러시아·중국과 관계를 통해 정치적 입장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주목받고 있지만 한국도 미국과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부각하면서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은 앞으로 10년 내 해결되지 않을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대화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 동맹 관계가 강화됐지만 러·중과는 거리가 멀어졌다면서 "한국은 러·중 관계에서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하나 세계 격랑 속에서 선을 넘도록 강요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북한 핵무기를 자체 핵 능력으로 억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국 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며 남북 관계뿐 아니라 한국 내부 정치 상황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바바예프 소장은 "한반도의 정치·경제 상황과 러시아 외교정책을 분석하는 '한국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 내 한국학계가 러시아 정부와 긴밀히 상호작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124152500080?section=international/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