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방 정부가 새로운 인지세 도입 등 외국인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호주 부동산위원회(Property Council of Australia)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지나친 규제는 부동산 시장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위원회, 연방 정부의 ‘해외투자자 규제 강화’ 지적
호주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 강화가 이들에게 부정적인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주 금요일(27일) 호주 부동산위원회(Property Council of Australia)는 외국인의 호주 부동산 투자와 관련, 인지세를 도입하는 정부의 강화 법안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논의를 요청했다.
부동산위원회의 켄 모리슨(Ken Morrison) 위원장은 “외국인 부동산 매입자들이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고 첫 잠재 주택구입자들의 부동산 시장 진입을 막는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가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키고 첫 주택구입자들을 시장에서 내몬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오히려 외국인 투자자들이 호주인들의 주택구입 기회를 증기시키는 새 주택건설을 촉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위원회는 외국인 투자와 관련, 크게 드러나지 않은 몇 가지 사항을 언급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외국인 투자자로 인해 호주 전역에서 최고층 주거 빌딩을 비롯해 19만3천개의 새 주거지 건설이 시작됐으나 호주는 여전이 주거지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새로운 주택건설이 없을 경우 주택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는 점, 호주에 임시 거주하는 외국인에 한해 부동산 구입을 허용하는 점, 호주의 첫 주택구입자와 경쟁할 수 없도록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가 신축 주택에 에 한해 매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제시했다.
또한 외국인이 매입할 수 있는 신축 주택을 4개 이내로 제한하고 있는 점, 지난 회계연도(2013-14년) 호주에서 생활하는 임시 거주자 중 주택매입 승인은 7천명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부동산 거래량 가운데 1.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 정부가 외국인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우려함을 인정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매입시 2만5천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 등을 들었다.
부동산위원회에 따르면 이 같은 기록이나 규제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투자자가 호주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는다는 주장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부동산위원회는 호주의 경우 전 세계에서 스위스에 이어 두 번째로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에 대해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리슨 위원장은 “주택을 구입하는 외국인의 경우 50만 달러 가격대의 주택이 대부분을 이루며 이들에게 5천 달러의 인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들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동시에 새 주택건설 촉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현재의 규제를 적절히 시행해나가는 것이며 외국인 투자자를 부동산 시장에서 내모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주택시장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리슨 위원장은 “연방정부가 적정한 주택가격, 주택가격 상승으로 내집을 갖고자 하는 호주인들의 꿈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렇다고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유경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