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8세의 은행원인 알렉스 아이스코프(Alex Ayscough. 사진) 씨. 그녀는 1침실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있어 부모의 도움을 받았다며, 행운이라고 말해 최근 젊은 층의 주택마련 어려움을 대변했다.
‘호주 주택 및 도시연구소’ 보고서, ‘내집 마련’ 어려움 두 배로
젊은이들이 주택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은행에서 근무하는 알렉스 아이스코프(Alex Ayscough)씨는 젊은이들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팁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나는 빠른 이사 준비, 그리고 다른 하나는 경매에 가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다.
28세의 은행원 아이스코프씨는 경매시장에서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 매겨진 후 부동산 시장에서 나온 주택은 젊은이들로서는 구매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경매는 끔찍할 뿐 아니라 영혼을 파괴시킨다”며 “경매시장에는 구매할 집을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켠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집 마련을 바라는 젊은이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빚이 두 배로 늘어나거나 맞벌이 또는 도심 외곽으로 나가 아파트를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주 주택 및 도시연구소’(The 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 AHURI)의 보고서에 따르면 1981년 당시 25세에서 34세 젊은층 가운데 주택 소유자는 61%에 불과했지만 현재 25세에서 34세 가운데 주택 소유자는 50% 미만이다.
하지만 연구원들은 “젊은이들이 여전히 주택을 소유하기 위해 맞벌이를 하는 등 그들의 삶을 절충하고 있기에 25세에서 34세 주택 소유자 비율은 더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주 주택마련 기회에 대한 세대별 변화’(Generational Change in Home Purchase Opportunity in Australia)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25세에서 34세 젊은이들은 투자 등의 목적이 아닌 가정을 이루기 위해 내집을 갖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의 조사를 보면 시드니(Sydney) 주택가격은 지난 20년 동안 410%가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멜번(Melbourne)의 주택가격 상승은 417%에 달했다.
시드니 지역의 중간 주택가격은 올해 초 100만 달러를 넘어섰고 멜번은 66만 8천 달러 선이다.
현재 젊은이들의 빚은 이전 세대보다 2배가량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1981년 가계 지출비 중 담보대출 상환 비율은 7%였으나 지금은 담보대출 상환 비율이 27%를 차지한다.
AHURI의 웬디 스톤(Wendy Stone) 대표는 “요즘 세대의 주택 구입은 이전 세대보다 두 배가 힘들다”며 “하지만 그들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기 주택을 소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이스코프씨의 아버지는 딸이 1침실 아파트를 구입할 때 일부 비용을 지원해 줬다. 그녀는 지난 6월 부동산회사인 레잉앤시몬스(Laing & Simmons)를 통해 50만 5천 달러의 아파트를 구입했다.
아이스코프씨는 “나는 운이 좋았다”며 “주택 대출금을 지불할 수 있는 괜찮은 직업을 갖고 있으며 필요한 금액의 부족분을 아버지가 기꺼이 내줬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아버지의 은행 잔고는 내가 주택을 구입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아이스코프씨는 베이스워터 로드(Bayswater Road) 상에 있는 아파트의 오픈하우스(open house. 구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매입할 주택이나 아파트를 둘러보는 기회)에 다녀온 후, 아버지로부터 아파트 가격의 10% 지원을 약속받고 구매를 결정했다. 그녀는 “젊은 싱글들이 부동산 시장을 경험하기는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자가 주택을 소유한 젊은이들의 비율은 지난 2001년 11%에서 10년 뒤인 2011년에는 5%로 떨어졌다.
AHURI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스윈번 공과대학(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주택학과 테리 버크(Terry Burke) 교수는 “오늘날 젊은 세대들은 담보대출을 다 갚지 못한 채 높은 부채를 안고 은퇴 생활을 하게 된다”며 “그로 인해 이들은 연금만으로 노후를 견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은퇴한 이후에도 빚을 진 채 주택을 완전히 소유하지 못한다면 호주는 15년에서 20년 동안 소득 지원을 재고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젊은이들이 주택을 구매할 여력이 되려면 맞벌이 등 두 명의 소득자가 있어야만 한다. 지난 1981년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전체 주택 구매자 가운데 ‘단일 소득 가구의 주택 구매’는 50%였던 반면 2011년의 ‘단일 소득 가구의 주택 구매’는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AHURI 웬디 스톤 대표는 “현재 주택구매 여력이 있으려면 맞벌이를 하는 등 가계에 이중 소득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하며 “이는 출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부모들 또한 자녀의 주택 구매를 돕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 아니라 형제자매나 친구들과 연대해 공동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새로운 경향도 생겨났다.
AHURI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주택보다 아파트를 선호하고, 시내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의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 또한 1981년 25세 34세 주택 구매자 가운데 유닛 구매자가 5%였다면 현재 25세에서 34세 주택 구매자 가운데 20%가 유닛을 구매했다.
한편 현재 시드니 평균 아파트 가격은 65만 5천 달러인 반면 멜번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44만 4천 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지난 30년간 자녀가 있는 젊은 부부의 주택구매 비율이 70%에서 53%로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주택구매가 가능한 경제적 능력보다 출산 경향의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유미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