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청, '선출 위원들, 고용 직원들에게 무례 확인'
밴쿠버교육위원회(Vancouver School Board)를 둘러싼 갈등이 진흙탕 싸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밴쿠버 교육 위원회는 선출 위원 9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 2014년 가을 선거에서 당선된 위원회는 지난 해 10월부로 해산됐다.
해산의 표면적인 이유는 2016/17 학년도의 예산안을 기한 내에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산 결정을 내린 마이크 버니어(Mike Bernier) BC 교육부 장관은 다이앤 터너(Dianne Turner)를 수퍼인텐던트(Superintendant, 감독관)로 임명해 위원회 역할을 맡겼다.
예산안과 관련해 가장 큰 무리를 일으킨 일은 시설이 노후하고 학생 등록률이 낮은 11개 학교를 폐교하는 것이었다. 주정부가 지진 등에 취약한 교육 시설들의 개선 예산을 두고 '정원 95%를 채워야 지원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고, 이에 밴쿠버와 리치몬드 등의 교육청들이 폐교 후보를 선정한 후 주민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는 후보에 오른 학교들의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양측 입장 사이에서 갈등하면서도 주정부 쪽에 더 기울어져있던 밴쿠버교육위원회는 폐교 대상의 선정을 코앞에 두고 모든 절차를 일시 중단시켰다. 그리고 이것이 버니어 장관이 이들을 전원 해고한 가장 큰 원인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같은 시기, 밴쿠버 교육청의 직장 내 따돌림 혐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혐의에 대해 노동안전청(WorkSafe BC)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했으며, 곧 '특히 고령의 직원들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고 이 중 몇 사람이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병가를 냈다'고 보도되었다. 당시 버니어 장관은 "선출 위원들과 고용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심각하다"고 언질했다.
그리고 지난 주, 노동안전청이 '조사 결과 선출 위원 개개인이 고용 직원들에게 무례하거나 존중 없는 행동을 보였음이 밝혀졌으며, 이 것이 밴쿠버 교육청의 업무 환경을 악화시켰다. 또 그 과정에서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노동 전문 변호사 로슬린 골드너(Roslyn Goldner)가 안전청의 권한을 위임받아 작성했다.
보고서가 발표된 후 해고된 위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위원회장을 지내기도 한 패티 바커스(Patti Bacchus)는 "직장 내 따돌림은 없었다. 이번 조사와 보고서 내용은 모두 정치적인 의도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 해산 당시 회장을 맡고 있던 마이크 롬바르디(Mike Lombardi) 역시 "모든 직원들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난 7일(화), 해당 보고서가 재편집되어 공개되었다. 편집의 주체는 교육청인데, 그 내용은 위원들 중에서도 비전 밴쿠버(Vision Vancouver) 당 소속 위원들에게 사태의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바커스와 롬바르디 외 앨런 웡(Allen Wong)과 조이 알렉산더(Joy Alexander)가 포함되어 있다.
편집본 공개되자 NPA(Non-Partisan Association) 당 소속의 위원들이 입을 열었다. 전 위원회장인 크리스토퍼 리차드슨(Christopher Richardson)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우리 전체의 잘못이고 밴쿠버 교육청 전체의 오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