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나던 그 날, 우리 조국, 대한민국에서는 ‘대한독립만세’의 뜨거운 함성이 전국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70년이 지난 2015년 8월 15일, 프랑스 파리라는 이방 땅에서 다시 한번 조국의 평화와 안녕을 위한 만세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파리 열방교회의 주최, 재불 한인 기독교 교회 협회와 ECCF (Etudiants Chrétiens Coréen en France)의 후원으로 Jardin d’Acclimation 내 ‘서울 공원’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파리 기독 대성회’ 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1919년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국제질서 재확립을 위해 27개국의 대표들이 모여 ‘파리강화회의’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민족자결주의’, 즉 모든 나라가 스스로 결정권을 갖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이러한 윌슨의 주장에 힘입어, 전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던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들은 상해에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설립하고, 해방국가의 기틀을 마련하여 더 체계적인 독립운동을 펼치게 된다.
일제에 저항한 전 민족운동으로서 의의를 지닌 3.1운동을 이끈 김규식은 파리에 임시정부 사무소를 설치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일제의 부당함과 대한민국의 광복의 정당성을 호소하였다. 비록 그의 노력은 “한국의 상황은 세계적으로 다룰만한 큰 쟁점이 아니다”라는 대답밖에 듣지 못했으나 70년 후 오늘 파리 땅에서 우리의 가슴을 시원케 하는 “대한독립 만세!”가 울려 퍼진 것은 역사적인 순간임에 틀림없다.
‘광복 70주년 기념 파리 기독 대 성회’는 파리 거주 한인 어르신들(청솔회), 한국전을 위해 헌신했던 참전용사, 한국 입양인 협회 (Racine Coréenne)의 대표 및 파리의 많은 교민들과 초청된 많은 프랑스인들, 약 500명의 각기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되어 광복을 축하하고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모두가 하나되는 화합의 시간이 되었다.
파리열방교회 송영찬 담임목사는 8.15 광복 70주년 기념 기독 대성회를 준비하게 된 특별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조국을 떠나 해외에서 살아가며 우리나라의 안녕과 번영을 염원하고 통일을 소원하는 프랑스 한인동포들에게 화합과 감격의 축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한인2세들에게는 정체성 회복과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조상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자라나는 세대의 역사의식과 나라 사랑하는 마음은 향후 통일 대한민국과 글로벌 시대의 대한민족의 위상을 높이는데 있어 지식이나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따뜻한 마음과 올바른 정신'을 이어가는 동력인 셈입니다.
또한 3.1운동의 전체적 역량의 20% 이상이 당시 한국 인구의 1.3%에 불과한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추진되었습니다. 민족 대표 33인 중 16인이 목사, 장로, 전도사로 구성된 기독교인이었다는데서 독립운동의 해외 대표기지라고 불리는 파리에서 광복70주년 축제를 파리서울 공원이라는 뜻깊은 곳에서 열리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특별한 후원과 성원을 해주신 재불 한인 기독교 교회협회, 프랑스기독교학생회(ECCF), 프랑스복음주의 연맹(CNEF)을 비롯하여 대사관,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한인회, 청솔회, 파리한글학교, 참전용사협회, 입양인협회, 사물놀이 월요일 등에 감사를 드리고 무엇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현재 이 시대 이 땅에서 나라를 사랑하며 성원을 아끼지 않으신 프랑스 한인동포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행사는 테너 강욱의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반세기 이상의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한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필두로 하여 애국가 제창과 ‘대한독립만세 삼창’으로 이어졌다. 이후, 한국프랑스 국기가 각각 그려진 대형비빔밥 행사가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한 켠에 마련된 바베큐와 설렁탕이 무료로 제공되면서 참석한 분들을 향한 작은 감사의 표시를 했다.
점심식사 이후, 사물놀이 팀 ‘월요일’과 박태준백윤경 화백의 한국화 아틀리에를 통해 한국의 전통 예술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으며 또한, 떡메치기 시간에는 즉석에서 인절미 떡을 만들어 시식도 할 수 있었다.
행사 중간중간 공원 한 켠에 마련된 ‘65세 어르신들을 위한 효도 안마’와 ‘가마타기’ 등을 통해 작지만 따뜻한 사랑과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1부 순서의 마지막은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백일장과 사생대회 시상식으로 막을 내렸다.
‘서울공원’ 한 켠에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jardin des enfants (아이들을 위한 정원)이 마련되어, 페이스페인팅, 대형비누방울놀이, 태극기 그리기, 서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피세문 앞에서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직접 한복을 입어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는 기회도 마련되었으며, 피세문 뒤로 이어지는 정원에서는 독립운동 당시 모습과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조차 아끼지 않았던 여러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전시회가 열려 외국 땅에서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잊고 살아가는 2세들과 또 프랑스인들에게 다시한번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시간이 되었다.
특히 주기철 목사와 손양원 목사의 회고전은 독립을 위한 그리스도인들의 희생과 용기를 엿볼 수 있었고,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이 어떠해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기회가 되었다.
2부 ‘민족을 위한 기도’ 시간에는 프랑스기독교연맹(CNEF) 회장 Etienne Lhermenault 목사의 축하인사와 둘로스 단장을 역임한 최종상 선교사의 설교, 재불 한인 기독교 교회협회 회장인 파리 안디옥교회 임종탁 목사의 축도로 조국을 위한 기도가 하나로 모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후 곧바로 이어진 3부 ‘한복패션쇼’에서는 왕실 의례복부터 평민들의 복장까지 다양한 한복을 선보이면서 한복의 고풍스런 아름다움을 프랑스인들에게 전했고, 마지막 순서로 이어진 행운권 추첨에서는 아이패드 3대와 파리-서울 왕복 항공권이 주어지며 분위기를 한껏 달구며 프로그램의 막바지를 알렸다.
이번 행사의 마지막은 88 서울 올림픽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에 맞춰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손에 손을 잡고 서울 공원을 원형 행진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푸른 하늘 아래 높이 들린 우리의 태극기와 그 아래 손을 맞잡고 하나된 모습은 지난 70년간 대한민국이 받은 축복과 앞으로 나아갈 70년, 하나될 우리 조국의 희망을 꿈꾸게 했다.
70년 전, 세계의 열강 가운데 들어가 억압받던 조국의 독립을 위해 파리에서 외쳤던 기독독립운동가 김규식 선생의 기도처럼, 또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조국의 모든 대한국민들의 기도가 오늘 날, 이 땅 프랑스에서 대한민국과 프랑스 땅의 또 다른 해방을 소망하는 희망의 외침이 되는 기적의 현장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