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6월 4일 조선시대 고종의 왕권 아래, 한국과 프랑스의 우호 통상조약이 맺어진다. 이후 지금까지 한국과 프랑스는 꾸준한 외교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방불 시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합의 하에 양국간 새로운 우정의 다짐과 더욱 활발한 상업, 문화 교류를 위하여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재정하기로 결정하였다. 프랑스에서는 2015년, 한국에서는 2016년을 한 해간 “한-불 수교 130주년”으로 지정하였다. 올 해 9월부터 2016년 8월까지 한 해간 프랑스에서는 한국을 특별히 빛내고 문화, 교육, 과학 활동 분야에서 한국이 특별 초청 될 것이다.
지난 18일 금요일 저녁, 에펠탑을 마주하고 있는 샤이오 극장에서는 한국의 전통 음악이 울려 퍼지며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양국 장관들과 외교계, 문화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한국 국립국악원의 종묘제례악 공연이 선보여졌다. 1250석의 가득찬 공연장에서는 한 시간 동안 엄숙한 침묵이 흘렀고 관객들은 경이롭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동양에서 온 음악과 춤 속으로 빠져 들었다.
초대 공연에 앞서 샤이오 극장 대표인 디디에 대샹의 축하 인사말로 개막식의 순서가 열렸다. 이어 한국 입양아 출신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문화장관이 “1년간 260개의 행사들을 통해 한국과 프랑스 문화 교류의 새 지평을 열 수 있게 되었다” 며 “문화 외에도 과학, 연구, 교육 분야에서도 서로의 협력 아래 공동의 발전을 이뤄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은 “프랑스에 젊은 유학생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져 나가기를 바라며, 한국에도 프랑스의 문화, 대표적으로 음식에 관한 행사들을 통해 프랑스를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황교안 국무총리는 한국과 프랑스가 같이 공유해 온 역사에 대한 뜻 깊은 과거를 바탕으로 양국의 협력 관계가 깊어지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축하 공연으로 특별히 한국국립국악원에서 종묘제례악이 선보여졌다. 연주자와 무용수 그리고 제작진을 포함하면 120명이 투입된 종묘제례악의 해외 첫 대규모 공연이었다. 역대 제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사당 “종묘”에서 조상 영혼들을 기리고 국가의 번영과 전쟁의 승리를 위해 보내는 제사인 종묘제례악은 15세기 말부터 1910년까지의 조선시대 궁중음악으로 지금까지 보존된 자랑스런 대한민국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이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음식, 순서, 그 안에 담긴 염원들에 대한 부연 설명이 불어 자막으로 들어가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프랑스 관객들은 느림의 미학과 우아함 그리고 정교함을 극찬하기도 했다.
피날레는 종묘제례악 초대 공연 후 에펠탑 조명쇼로 마무리되었다. 귀빈들은 에펠탑과 마주한 큰 접견실에 초대되어 한국의 해에 맞춘 조명쇼를 감상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반주에 맞추어 에펠탑의 조명이 화려하게 반짝이며 리듬과 비트를 묘사했다. 이어서 나윤선의 “아리랑”과 신문희의 “아름다운 나라”의 고운 선율에 맞추어 태극 문양 색깔인 붉은색. 흰색. 파란색의 조명이 비추어졌다. 이로써 양국의 두 상징이 한 데 어우러져 파리의 화려한 밤을 비추며 앞으로의 깊은 우호와 우정을 다짐했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