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최악의 태풍 피해 마카오, 중국 인민군 복구 작업 투입
마카오 시민,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이 좋은 사람"
홍콩에선 일국양제 훼손 우려
마카오에는 태풍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주 두 차례 강력한 태풍이 지나간 후 도시 전체가 마비됐다. 마카오 행정부의 요청으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대부분의 마카오 시민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지만, 홍콩 시민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3일 마카오를 강타한 13호 태풍 하토(시그널 10호)는 50년 만에 최악의 태풍이라 불릴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다. 이 태풍으로 마카오에서 8명이 사망하고 200여 명이 다치는 등 큰 피해를 보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토가 남긴 상흔이 채 아물기도 전에 14호 태풍 파카르(시그널 8호)로 그 피해의 규모는 더욱 커졌다.
마카오 페르난도 추이(Fernando Chui) 행정장관은 태풍 피해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며, 태풍 대비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행정부는 퐁소이쿤(Fong Soi Kun) 기상청장을 해임했다.
▲ 최악의 태풍 피해에 마카오 행정부는 베이징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1000여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이 25일부터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SCMP 갈무리)
최악의 태풍 피해에 마카오 행정부는 베이징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1000여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이 25일부터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지난 1999년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이후 마카오에 주둔해온 인민군이 작전에 투입돼 시내에 투입된 것은 처음이다.
대다수 마카오 시민은 인민군에 대한 환영과 감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라(Barra)에 거주하는 팡콩왕(Pang Gong Aong)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를 돕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라며 “인민군이 거리 복구 작업을 돕는 것에 감사한다”고 인민군의 투입을 반겼다.
반면 홍콩에서는 인민군의 시내 투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콩 SCMP는 28일 “홍콩 시민운동가들은 마카오의 선례가 차후에 인민군이 홍콩 시내에 투입되는 구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다수의 홍콩 시민은 인민군의 홍콩 시내 투입을 명백한 일국양제 훼손이라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 홍콩대학이 실시한 조사에서 마카오 시민의 49%가 마카오 정부를 신뢰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50.7%의 시민이 베이징 중앙정부를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의 인식은 달랐다. 홍콩 시민 60%가 주권 반환 이후 사회 전반이 나빠졌다고 답했고 자신이 ‘중국인’이란 인식을 가졌다고 답한 사람은 3.1%에 그쳤다.
[홍콩타임스 한병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