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아벤투라영화제
크로아티아=Newsroh 클레어 함 칼럼니스트
지난달 제8회 아벤투라 영화제(Avvantura Festival)가 크로아티아의 아름다운 아드리아해에 자리잡은 비스(Vis)섬에서 열렸다. 지난 7년간 인근 해양도시 자다(Zadar)에서 행사를 치뤘으나, 올해부터는 아기자기한 규모로 이 섬 주민들과 유럽의 영화인들과 시네마의 향연을 즐긴다.
사실 이 섬은 티토(Josip Broz Tito)가 즐겨 찾던 휴양지였고, 과거 유고슬로비아공화국의 군사시설이 배치되어있던 곳으로 일반인들은 방문을 할 수 없었으나, 1991년 개방이 되면서 서서히 영화제 같은 문화행사 및 외국의 영화 촬영팀에게 각광(脚光) 받는 곳으로 뜨고 있다. 할리우드 <맘마미아 2> 촬영이 예정된 이 섬에선 이미 제작을 준비하는 8백명의 스태프들이 진을 치고 있던 터라, 영화제측은 게스트들을 위한 숙소난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들었다.
개막식과 폐막식, 주요 경쟁작들은 모두 야외상영관에서 열렸다. 스크린과 간이 의자들만 있는 이 소극장은 바닷가 바로 옆에 위치해, 영화 상영중 종종 바다의 파도 소리도 귀에 들려 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영화제 규모는 정말 작다. 아마도 내가 평생 참가한 영화제중에 제일 작은 영화제인 것 같다. 개막식에도 영화제 게스트들과 관객들 다 합쳐도 50명을 넘진 않았다. 낮에는 해변과 바다를 즐기라고 첫 영화 상영은 저녁 8시에 시작한다.
하지만, 영화제 6일간 모든 게스트들이 서로의 작품과 각국의 영화산업, 심지어 자신들의 삶에 대해서 친숙히 알게 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아주 친밀한 영화제여서 과거 초창기의 부산영화제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해운대와 남포동 포장마차에서 격없이 편하게 거장 감독들과 배우들과 술 한잔 하던 그 옛날의 분위기라고 할 수 있을 듯. 심지어, 영화제에선 하루 날을 잡아 게스트들끼리 보트를 타고 근처 바다의 이곳저곳을 같이 탐험하기도 했다. 말그대로 모험이 넘치는 아벤투라(어드벤처) 영화제.
리투아니아 율리아나 김 프로듀서
이번 아벤투라 영화제에는 깐느 영화제의 크리스티앙(Christian Jeune) 프로그래머가 크로아티아의 유명한 촬영감독 토미슬라브 핀터(Tomislav Pinter)의 이름을 딴 평생공로상을 받기도 했고, 리투아니아의 중견 프로듀서인 Uljana Kim씨가 제작한 영화, <The Pretenders>가 최우수 감독상(Valoo Toomla)을 받기도 했다. 그녀는 일제시대 강제징용(强制徵用)으로 끌려간 러시아 동포들의 후손으로 한국사람인 나를 무척 반가워했고, 소수민족으로 힘들게 살아왔던 삶이나, 리투아니아 영화계에 관해 이런저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흥행감독 헝가리의 발라쉬(Balazs Juszt)씨도 단편 경쟁부문의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다. 현재 그의 추격 미스터리 영화 <목요일이었던 남자: The Man Who Was Thursday>는 한국에서도 개봉되고 있다. 바쁜 TV시리즈 촬영으로 한국 방문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규모는 작지만 실속이 많았던 영화제.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찾고 싶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동유럽의 깐느 칼로비바리에서 (1) (2017.7.14.)
신예 임대형감독의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reporter&wr_id=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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