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는 대학 개혁을 발표한데 이어 이번에는 고등학교 및 대학입학 자격 국가고시인 바칼로레아(Bac) 개혁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위원회의 책임자로 전 릴 정치학교 교장 피에르 마티오(Pierre Mathiot) 씨가 임명됐다.
에두아르 필립 총리가 정한 일정에 따라, 대단히 민감한 이 사안에 대해 숙고하는 임무를 공식적으로 부여 받은 그는 2021년 부터 새 바칼로레아를 실시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단계적으로 고등학교 학제 개편을 실시할 계획이다.
‘바칼로레아의 기술적인 개혁이 아니라 재 조직된 고등학교를 마치면서 2021년에 개혁된 Bac시험을 치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마티오 위원장은 언급했다.
장-미셸 플랑캐르(Jean-Michel Blanquer) 교육부 장관은 이번 개혁안에 대해 ‘몇 과목에 집중된 Bac’을 창설하는 것이라고 요약했다. Bac 시험 과목을 필수 4과목으로 줄이고 고등 학교 중간시험(contrôle continu) 성적, 즉 내신을 폭 넓게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침을 토대로 마티오 위원장은 깊이 있는 개혁안을 수립해야 한다.
입시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11월13일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과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활동을 개시했다. 이미 60여 회의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다.
마티오 위원장은 교육 현장의 상황도 판단하기 위해 여러 교육청을 방문하고, 외국의 사례도 검토하기 위해 여러나라 방문도 예정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될 보고서를 2018년 1월에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메뉴 고르기 식의 유연한 학업과정
개혁의 새로운 주요사항은 과학(S), 경제와 사회(ES), 인문(L) 시리즈(séries)로 나뉜 일반 고교(lucée général)를 해체하는 것이 될 것이다.
보다 명확한 제목의 Bac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Bac 시험 전 고교 3년 간 교육을 학생 개개인이 개별적인 학업을 이행할 수 있도록 ‘메뉴 고르기 식’(à la carte)의 유연한 학업과정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 조치에 대해 일선 고등학교와 중학교 '중앙노조’(SNALC)가 동의한다고 선언했다.
진정한 고등학교 개혁을 위한 프로그램을 작성한 이 노조의 부 위원장 장-피에르 지라드(Jean-Pierre Girard)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부터 고등학생들이 전문화하는 것을 주장한다.
반면 ‘중등 교육자 중앙 노조’(SNES)의 고등학교 문제 책임자 클래르 게빌(Claire Gueville) 씨는 ‘정부가 고등학교를 재구성하려는 야망은 강압적 개혁이나 다름 없다고 비판한다. 전인적인 교육을 벗어난, 시리즈의 포기는 고등학교를 모듈(modules) 형태로 구성하여 고등학교를 대학처럼 만들자는 것인데, 이 제안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제안하는 의견을 들어 보면 너무 무겁고 비용이 많이 드는 Bac을 단순화하는 개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최종 시험이 없는 중간 시험은 수락할 수 없다. 왜냐 하면 최종 시험이 프로그램을 제약하는 공통 지평선(목료)을 구성하기 때문"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SNES의 우려는 ‘고등학교 수 만큼 많은 종류의 Bac이 태어날 것이고, 그러면 학교들 간에 불평등이 생겨 날 것이라는 점’이다.
대학생 노조 Fage 위원장은 "수 많은 고등학생들이 그들의 오리엔테이션에는 별로 관심히 없고 Bac에만 온 정신을 쏟고 있다. 그러므로 Bac 시험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Bac 사이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시리즈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학생 노조 Fage의 위원장인 지미 로스펠드(Jimmy Losfeld) 씨는 ‘정부의 개혁은 더 멀리 가야 한다. 여러 종류의 Bac 사이에 불평등이 발생하게 하는 시리즈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주전공(majeure)과 부전공(mineure) 제도를 설치하여 고등 학교 교과 과정을 메뉴 판에서 고르기 식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마티오 개혁 위원장은 ‘Bac 시험에서 얻은 성적은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한다. 18/20점은 18/20점이어야 한다. Bac 시험에서 20점 만점에 평균 20점, 21점을 기록한 증명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한다.
Sinalc 부회장 지라르 씨도 이에 동의한다. 이는 시험 과목을 줄여서 가능하게 할 수 있고‘대학입학에 필요한 수준를 인증할 수 있다면 4과목 시험만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이진명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