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맴버 종현,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 끊어
19일, 홍콩 주요 일간지 '대서특필'...고인 유서 공개에 세계 각지 팬 '애도'
지난 18일, 인기그룹 ‘샤이니(SHINee)’ 맴버 종현(27·본명 ‘김종현’)이 서울 강남구 청남동에 위치한 모처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된 이후 병원에 후송됐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한국은 물론 세계 각지의 팬들은 충격에 휩싸인 한편, 그를 떠나보냈다는 슬픔에 빠졌다.
▲ 19일, 홍콩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故 샤이니 종현의 안타까운 소식을 대서특필했다.
케이팝(K-pop)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홍콩에서도 애도의 물결은 이어지고 있다. 19일, 홍콩 주요 일간지에서는 종현의 ‘안타까운 소식’을 대서특필했고, 홍콩 팬들은 적잖은 충격 속에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
홍콩 콰이청에 거주하는 벨(Belle, 21)은 "갑작스런 소식에 큰 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는 "홍콩에도 샤이니 팬이 꽤 많은 편"이라며 "샤이니를 좋아했던 팬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애도의 글을 올리며 종현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현과 절친한 관계였던 그룹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의 맴버 나인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인의 유서를 공개했다.
나인은 “종현이 생전에 자신이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올려달라고 부탁했다”며 “유가족과의 상의 끝에 유언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제라도 종현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아름다운 종현아 정말 많이 사랑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할게.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않고 평안하길”이란 마지막 인사와 함께 유서 전문을 공개했다.
다음은 디어클라우드 나인이 공개한 故 샤이니 종현 유서 전문이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하는지 수백번 물어봐도 날위해서는 아니다. 널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돼는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있는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홍콩타임스 한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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