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원조’ 회유 압박 

건립 5개월만에 철거..시민단체 분노

 

 

Newsroh=노창현기자 newsroh@gmil.com

 

 

필리핀 정부가 일본의 경제 원조 회유에 최근 세워진 위안부 기림비 동상을 기습적으로 철거(撤去)해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의 신화 통신은 28일 마닐라발로 일본군 성노예 희생자 추모동상이 건립 5개월도 안돼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추모동상은 27일 오후 8시경 전격 철거됐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28일엔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지하는 시민활동가들이 모여 규탄 성명을 낭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동상은 기단을 제외한 높이가 7피트(약 2.25m) 크기로 전통 필리핀 가운을 착용한 여성이 눈이 가려진 채 흐느끼는 형상으로 지난해 12월 8일 마닐라시의 록사스 블러바드에 세워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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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8일 제막식 장면 <사진=news.cn>

 

 

동상 하단엔 “이 기념상은 1942년부터 1945년 일본 군대에 끌려가 희생된 필리핀 여성들을 상기하고자 한다. 희생자들은 공개된 자리에 나와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새겨져있다.

 

신화 통신은 추모 동상의 건립이 일본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으며 일본정부는 항의와 함께 철거할 것을 요구해 왔다고 전했다.

 

이에 필리핀 여성연대 ‘가브리엘라’와 ‘릴라 필리피나’(필리핀 여성연맹)은 일본의 요구를 무시하라고 정부에 촉구해 왔다.

 

‘가브리엘라’는 자유를 위한 필리핀 여성의 투쟁 전면에서 활동했고 ‘릴라 필리피나’는 전시 성노예희생자들을 위한 활동 기구이다.

 

양 단체는 필리핀의 ‘위안부여성’ 피해자들을 대신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 일본 역사교과서에 ‘위안부’ 문제들을 기술하는 등의 정의(正義)를 요구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무려 76년만에 위안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전범역사를 고발하는 동상이 세워질 수 있었다.

 

동상이 건립된 12월 8일은 일본이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적으로 공습한지 10시간만에 필리핀을 침략한 날이기도 하다. 일본은 1942년부터 항복 선언을 한 1945년까지 필리핀을 지배하며 태평양 전쟁의 학살극(虐殺劇)을 벌였다.

 

신화통신은 “일본은 이 기간 한국을 포함,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지에서 20만명 이상의 10대 여성들을 강제로 군 부대 매음굴로 끌고가 성노예로 삼았다”면서 “필리핀 위안부 피해자 동상과 같은 기념조형물들이 한국과 중국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지에 세워졌다”고 소개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위안부 피해자 동상의 철거에 분노하며 “정의를 위한 오랜 노력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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