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알마티를 방문, 키멥대학 강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정계은퇴 선언 후 처음으로 정치현안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손 전 고문 측은 손 전 고문의 홈페이지에 해당 강연문을 올렸다가 정계복귀 등 억측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 손 전 고문의 지시에 따라 1일 강연문을 삭제했다.
손 전 고문은 지난달 2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키맵대학 강연에서 "박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관계가 좋았고 통일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가 많았다"며 "하지만 이런 기대는 실제 성과로 나타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대화와 교류의 대가로 어떤 물질적 보상을 주지는 않는다는 대북정책의 원칙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 뒤 "북한에 대한 고립정책이 북한은 물론 남한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지는 깊은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평화를 위해 북한정권을 인정하는데 있어 좀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권붕괴 시나리오에 기반한 강압적 전략이 아니라 관계와 협력에 기반한 정책은 박 대통령의 신뢰프로세스에 굳건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이 명확해지자 (대북정책에서) 급변사태를 반영하도록 입장을 바꾸는 듯했다"며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에 따른 통일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강연이 관심을 모은 것은 작년 7월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 전 고문이 은퇴 후 나선 첫 해외 강연에서 정치현안에 대해 처음으로, 그것도 직설적으로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정치재개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손 전 고문 측은 "남북관계에 대한 지론을 얘기하려면 현정부 정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라며 "정계복귀와 무관한 것으로, 특별히 의미부여를 할 일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손 전 고문 측은 강연문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언론 취재가 시작되자 글을 내렸다. 손 전 고문은 정계은퇴 후 한 번도 홈페이지에 게시물을 올린 적이 없었다.
손 전 고문 측은 "원고를 받은 홈페이지 관리 직원이 실수로 강연문을 올린 것"이라며 "뒤늦게 안 손 전 고문이 내리라고 해 곧바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1일 돌아올 예정이던 손 전 고문은 현지 일정이 길어져 4일 오전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