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는 약 1,100개의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총 7만9천 여곳의 체인점을 운영하면서 47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산업의 연 매출은 1,7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일부 언론에서는 “호주는 프랜차이즈 왕국”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들어 다수의 공룡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힘들어 한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가맹점들은 “본사의 갑질”을 질타하고, 본사는 “일부 가맹점주의 이탈로 전체가 타격을 보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낸다.
흡사 한국의 상황과도 유사하다.
아무튼 주요 언론들은 “일부 악덕 업주들의 이탈로 연 매출 1,700억 달러 규모의 국내 프랜차이츠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주가 프랜차이즈 왕국이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자영업자 가운데 성공 사례는 감소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프랜차이즈의 ‘지각변동’
24시간 편의점 7-일레븐 가맹점의 종업원 착취 사태를 계기로 국내 체인점의 열악한 사업 실태가 부각되면서 전체적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와 함께 호주 내의 1,100여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주종목인 패스트 푸드 분야에서도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호주 경제 잡지 ‘비즈니스 치프’가 최근 브랜드 별 가맹점 수를 기준으로 평가해 발표한 '호주 10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순위'에서 이같은 지각 변동은 두드러졌다.
국내 최고의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는 놀랍게도 맥도날드가 아닌 서브웨이로 파악됐다.
[호주 패스트 푸드 순위]
- 1위: 서브웨이. 실제로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급성장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웨이는 현재 호주는 물론 한국을 포함 전 세계 100여개국에 걸쳐 45,000여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지난 1988년 서부호주 주 퍼스에서 1호점을 선보였으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매장 1천점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 2위: 맥도날드. 1971년 시드니 야구나(Yagoona)에 호주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900개 매장에서 9만 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공룡 프랜차이즈다.
- 3위: KFC. 1968년 시드니 길포드 지역에 1호점 개점. 한때 프랜차이즈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최근들어 매장 수가 감소세다. 현재 61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4위: 도미노피자. 국내 호주 최대 피자 체인점이다. 호주 내 6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5년 피자 브랜드 최초로 호주 주식시장에 상장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배달사원 착취 및 불안정 고용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 5위: 헝그리 잭스. 버거킹 코퍼레이션이 소유하고 있으며 호주에서만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며 현재 39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 6위: 레드 루스터. 1972년 서부호주 주에서 창업한 치킨 전문점으로 호주 내에 약 360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 7위: 피자헛 – 설명이 필요 없는 피자 전문점으로 전역에서 270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 8위: 난도스. 1990년 서부호주 주에 소개된 포르투갈식 치킨점으로 264곳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 9위: 잠브리로. 2005년 캔버라에서 시작된 멕시코식 패스트푸드점이며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미 전역에 약 150개 매장을 여는 등 해당 분야에서 역사 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 10위: 오포토. 1986년 시드니 노스 본다이에 1호점을 연 포르투갈식 차콜 치킨 전문점이며 현재 전국적으로 134개 가맹점을 운영중이다.
한편 국내 경제학자들은 향후 패스트 푸드 프랜차이즈 산업이 3.7%의 추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수익률에서는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프랜차이즈 왕국 ‘호주’…다문화주의 사회의 강점?
이런 저런 상황 속에 호주 전역에서는 지금도 프랜차이즈 체인점이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특히 여타 이민자 사회보다 자본력이 탄탄한 구성원이 많은 한인사회에서도 프랜차이즈점 열기는 한층 뜨겁다.
상당수의 한인 기업인들이 ‘제2의 글로리아 진스 왕국’ 건설의 원대한 꿈을 갖고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것.
글로리아 진스의 경우 1979년 미국 시카코 근교에서 창업돼 소규모 커피 및 선물점으로 운영됐으나, 미국을 방문했던 호주 힐송 교회의 핵심 교인 나비 살레 씨와 피터 어빈 씨가 1995년 호주로 들여와 세계적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켰다.
이후 글로리아 진스는 국내외적으로 급속한 팽창을 거듭해 현재 국내에만 체인점이 460 곳, 해외의 경우 한국을 포함 39개국에 걸쳐 1천여 체인점을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글로리아진스가 스타벅스를 ‘KO’시켜 세계적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순수 호주 브랜드 글로리아 진스는 지난 2014년 ‘리테일 푸드 그룹’에 1억6350만 달러에 매각됐다.
물론 글로리아 진스의 신화 재연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지만 호주한인 기업인이 창업한 몇몇 체인점이 큰 성공을 거뒀다는 소식도 간간히 들려온다.
호주인 224명 당 프랜차이즈 체인점 1곳
국내 경제 전문가들은 “아마도 서방 선진국 가운데 인구당 프랜차이즈 체인점 비율이 가장 높은 호주로서는 이제 심각히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버섯 구름처럼 팽창하고 있는 호주의 프랜차이즈 현상은 이미 1900년대부터 이례적일 정도로 급속히 팽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호주인 224명 당 프랜차이즈 체인점 1곳으로 추산된다”는 수치도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호주에서 이처럼 프랜차이즈 점이 붐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최근 특집 기사를 통해 “대형 모기업체가 제공하는 표준화된 컨셉과 가격 경쟁력”이라고 진단했다.
즉, “성공적인 프랜차이즈의 경우 인기있는 소매업체 상품과 서비스를 손쉽게 벤치마크해 더욱 혁신적으로 발전시키는 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라는 것.
아무튼 프랜차이즈 체인점을 열 경우 독립적인 소규모 창업 보다는 실패율이 확실히 낮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로 드러났다.
아울러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프랜차이즈 체인점의 양적 팽창에 대해 전혀 우려할 바가 아니다”라는 지적도 있다.
뿐만아니라 최근들어 곳곳에 들어서고 있는 새로운 대형 쇼핑센터들이 소매업체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한인 이민자들처럼 나름 자본금이 있는 아시아 이민자의 대거 유입으로 체인점의 양적팽창이 대세가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프랜차이즈 체인점 창업이 독자적인 창업보다는 훨씬 위험도가 낮은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창업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려 할 경우 ‘경제의 기본원칙대로 ▲ 적정 구입 가격, ▲ 적당한 투자액, ▲ 적절한 사전 조사의 3원칙을 고려할 것을 적극 당부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최고의 붐을 타고 이미 최고가의 정점을 찍은 체인점의 창업은 결단코 ‘이상적이지 않다’라는 지적이다.
유명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
문제는 유명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횡포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현실이다.
가맹점의 영업실태를 한눈에 꿰차고 있는 본사는 각별히 잘 나가는 지역에는 상도덕을 무시하고 인접 지역에 또 다른 가맹점을 모집하기 일수다.
바로 이런 이유로 명성있는 프랜차이점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한다리 건너 자리잡고 있는 실정인 것.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준비되지 않은 가맹점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맹점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노우하는 커녕 근면성마저 결여된 점주가 다수”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0년 실시된 관련 조사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의 50% 가량이 “철저한 준비 없이 그저 잘 될 것같다는 직감”에 의존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또한 그리피스 대학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이 올해 28곳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분석 조사 결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가맹점주의 대다수는 창업에 대한 전문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고, 심지어 50%는 프랜차이즈점 창업에 앞서 회계사에게 재정 자문을 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진단됐다.
즉, 성공 여부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철저한 준비”라는 것.
뿐만 아니라 점포 일대의 유동인구에만 현혹돼 섣불리 가맹점을 열어도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점 역시 경고됐다.
한 전문가는 “프랜차이즈점을 열려 할 경우 본사 사람들 말만 들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다른 가맹점주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들어보는 것이 최선책입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한국계 전문가는 또 “창업하려 할 한인 자영업자의 경우 초기 자본에 허덕이다 변호사나 회계사 비용이 아까워 진짜 중요한 자신실사(due diligence) 조사를 건너뛰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점을 적극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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