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개월 사이 호주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그 동안 저렴한 가격대를 보였던 시드니 서부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개월 사이 0.9%의 주택 가격 성장을 보인 킹스우드(Kingswood) 중심가.
‘Domain House Price’ 보고서... 낮은 가격대로 예비 구매자들 ‘관심’
호주 부동산 시장이 수십 년 만에 가장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경제 전반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호주의 가장 큰 도시인 시드니와 멜번(Melbourne)의 주택 가격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그런 반면 시드니에서 주택 가격이 저렴했던 일부 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의 하락세와 달리 상승을 이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회사인 ‘도메인’(Domain) 사가 최근 내놓은 ‘Domain House Price Report’에 따르면 시드니 서부 마운트 드루이트(Mount Druitt)는 지난 12개월 사이 1.3%의 가격 성장을 기록, 현재 중간 주택 가격은 59만7,750달러로 집계됐다. 이 지역은 지난 5년 사이 57.7%의 가격 성장을 기록한 곳이다.
마운트 드루이트를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회사 ‘Ray White Mount Druitt’의 윌타 제이조(Wiltar Jajaw)씨는 “아파트나 빌라의 경우 가격 상승을 크지 않았지만 단독 주택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졌으며 특히 최근 수개월 사이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호한 상태의 주택 수요가 많았다”는 그는 “넓은 부지를 가졌다 해도 오래된 주택은 가격이 하락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이조씨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 있어 65만 달러까지의 주택은 상당히 경쟁력이 있다”며 “58만 달러대 주택의 경우에는 60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운트 드루이트는 저렴한 주택 가격으로 인해 첫 주택 구입자들이 눈독을 들이는 시드니 교회지역 중 하나이며, 기차역 등 대중교통이 비교적 편리하다는 점도 예비 구매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다.
마운트 드루이트 인근, 킹스우드(Kingswood)는 지난 12개월 사이 0.9%, 5년 사이 65.5% 상승한 곳으로, 현재 중간 주택 가격은 59만5,050달러였다.
펜리스(Penrith) 기반의 부동산 회사 ‘Stanton Taylor First National’의 그렉 테일러(Greg Taylor) 에이전트는 웨스턴시드니대학교와 네피안 공립병원(Nepean Hospital)의 확장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드니 전역의 주택 시장이 침체 상황이고, 서부 외곽의 펜리스와 킹스우드 또한 그 영향을 받았지만 대학교 병원이라는 두 개의 대형 시설은 이 지역 주택을 구매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드니 제2공항과 가까이 있다는 점 등 지역 경제성으로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는 테일러 에이전트는 “저렴한 주택 가격은 첫 주택 구입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 5년 사이 가장 두드러진 가격 성장을 보인 곳은 피트타운(Pitt Town)으로 지난 2014년 이래 이곳의 주택 가격은 무려 91.9%가 올랐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이어온 지난 12개월 사이 15.3%가 하락해 중간 주택 가격은 118만 달러로 집계됐다.
켈리빌(Kellyville)과 노스 켈리빌(North Kellyville)도 지난 1년 사이 10% 이상 가격 하락을 보였지만 중간 주택 가격은 여전히 100만 달러가 넘는다.
지난 1년 사이 주택 가격 하락폭이 비교적 컸던 지역은 사우스 웬트워스빌(South Wentworthville)로 14.1%가 하락했으며 중간 주택 가격은 76만 달러에 머물렀다. 이웃인 웬트워스빌(Wentworthville) 또한 중간 주택 가격은 82만2,500달러로 낮아졌다. 이는 13.4%의 하락폭이다.
시드니 서부 일부 지역의 단독주택과 달리 아파트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마타(Parramatta)는 13%가 떨어져 중간 가격은 47만 달러였으며 킹스우드는 0.5% 하락으로 현재 중간 가격은 46만6,500달러에 머물고 있다.
웨스턴 지역에서 유일하게 가격이 오른 곳은 어번(Auburn)으로 지난 한해 0.6%가 올라 중간 가격은 53만8천 달러로 집계됐다.
호주 주택 감정 및 자문 서비스 사인 ‘Herron Todd White’ 사의 시드니 주택 담당인 매튜 할스(Matthew Halse)씨는 “중간 주택 가격이 비교적 낮은 지역의 경우 단독주택 거래는 비교적 활발한 편”이라고 말했다.
단독주택과 달리 서부 지역 유닛은 주택 시장 침체 영향을 비켜가지 못했다. 사진은 지난 1년 사이 3.8%의 가격 인하를 보인
파라마타(Parramatta)의 한 유닛.
그는 “저렴한 가격이 상당한 옵션이 되고 있다”면서 주택담보 대출 조건이 강화되면서 낮은 가격대의 주택에 대한 대출은 오히려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 변동이 해당 지역의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언급했다. “킹스우드의 경우를 보면 네피안 공립병원 업그레이드로 예비 구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할스씨는 “펜리스는 오랜 시간 새로운 발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지역으로 아파트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포화상태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도심으로의 접근성에서도 M4와 기차 라인이 있어 매우 좋은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할스씨는 켈리빌 지역에 대해 “시드니 전역에 비해 높은 가격 성장을 보인 곳 중 하나이며 특히 노스웨스트(North West) 기차 라인은 이 지역 주택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면서 “앞으로 켈리빌의 주택 가격은 조정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에 따르면 켈리빌에 비해 더 폰드(The Ponds)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상승세를 보였으며 지난 5년 사이 상당한 가격 상승을 이어오던 피트타운 또한 부동산 시장 침체의 타격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이번 보고서의 조사 연구원인 ‘도메인’의 엘리자 오웬(Eliza Owen)씨는 “가격 상승을 보인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간의 현격한 차이는 주택 가격 범위”라고 분석했다.
그녀는 “역사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주택 시장은 하락세가 더디게 진행되는 편”이라며 “따라서 이제까지 저렴한 가격을 보이던 지역의 경우 부동산 시장 침체의 여파가 아직은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인지세(stamp duty)를 인하하는 NSW 주 정부의 정책은 교외 지역의 주택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오웬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녀는 ‘도메인’ 사가 진행한 시드니와 멜번의 주택 가격 변동 자료를 인용, “주택 가격이 높은 지역의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현재의 시장 침체 영향이 시드니 교외 지역까지 확산되지는 않았을지라도 다른 지역처럼 큰 하락폭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시드니 서부, 주택 가격 상위 5개 지역
(Suburb : Median price)
Pitt Town : $1,180,000
Beaumont Hills : $1,115,000
Kellyville : $1,110,000
North Kellyville : $1,050,000
Rouse Hill : $1,031,000
■ 시드니 서부, 주택 가격 상승률 상위 5개 지역
(지역 : 연간상승률 / 중간 주택가격)
Mount Druitt : 1.3% / $597,750
Kingswood : 0.9% / $595,000
Richmond : 0% / $625,000
Cambridge Park : 0% / $665,000
Marsden Park : -0.3% / $770,000
■ 지난 5년 사이 시드니 서부, 주택 가격 상승률 상위 5개 지역
(2014-2019년. 지역 : 지난 5년사이 상승률 / 연간상승률 / 중간 주택가격)
Pitt Town : 91.9% / -15.3% / $1,180,000
Cambridge Park : 69.8% / 0% / $625,000
Kingswood : 65.5% / 0.9% / $595,050
Werrington : 62.6% / -4% / $536,475
Colyton : 60.5% / -5.4% / $610,000
■ 시드니 서부, 주택 가격 하락 상위 5개 지역
(지역 : 연간상승률 / 중간 주택가격)
Pitt Town : -15.3% / $1,180,000
South Wentworthville : -14.1% / $760,000
Wentworthville : -13.4% / $822,500
Kellyville : -12.8% / $1,110,000
North Kellyville : -12.5% / $1,050,000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