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묘선 전수조교 배제, 아래등급 지명
Newsroh=로담爐談 newsroh@gmail.com
인간문화재 스승이 생전에 인정한 수제자(首弟子)가 배제되고 그 아래 이수자가 ‘보유자’로 지명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늘이 내린 춤꾼’으로 불리는 故 이매방선생(1927~2015)의 ‘승무’ 보유자 인정예고와 관련, 문화재청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내려 파문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6일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로 태평무(제92호)에 양성옥 이명자 이현자 씨(강선영류)와 박재희 씨(한영숙류), 살풀이춤(제97호)에 김정수 정명숙 씨(이매방류)와 김운선 양길순 씨(김숙자류), 승무(27호)에 C 씨 등 9명을 인정 예고했다.
문제는 승무에서 이매방선생이 후계자로 사실상 인정한 김묘선씨가 뚜렷한 이유없이 제외됐다는 것이다. 더구나 C 씨는 전수교육조교보다 아래 단계인 ‘이수자’라는 점에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의 전승 체계는 ‘보유자-전수조교-이수자’ 순이다. 즉 인간문화재로 불리는 ‘보유자’를 정점(頂點)으로, 그로부터 기량을 배운 가장 뛰어난 제자가 ‘전수교육조교’가 되고, 그 밑에 ‘이수자’가 있는 것이다. 스승의 인정이 무엇보다 중요한 도제식의 강한 위계질서를 고려할 때 문화재청 또한 관행과 전통을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매방 선생은 지난 2004년 한 동영상에서 김묘선씨에 대해 “내 춤을 완벽하게 이수, 보존하는 고마운 제자”라며 각별히 아끼는 수제자임을 공언한 바 있다.
* 이매방 선생 증언
https://www.youtube.com/watch?v=r_W47ZpZ12o&t=34s2)
김묘선씨는 1989년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승무를 전수받은 우봉이매방춤보존회 승무 이수자 1호이자, 2005년부터 유일한 승무 전수교육조교로 지난 15년간 전 세계에 김묘선승무전수소 11개를 설립하는 등 승무의 전승과 세계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면서도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쉼없이 승무 전승활동을 한 주인공은 그이가 유일하다.
김묘선씨는 “4년 전(2015년12월3일)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의 인정조사가 있었으나, 불공정 심사로 사회의 비난이 쇄도하자 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이 보류된 바 있다”며 “저 또한 한국과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 전승활동에 앞장섰는데 당시 감사원의 무형문화재 전승활동 지원 실태 조사에서 문화재청의 잘못으로 이같은 사실이 전혀 전달되지 않는 등 억울하고 황당한 일을 당해 사건개요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묘선씨는 “지난 3월에 문화재청은 4년 전에 인정조사를 받은 사람들 중에서 11명의 후보를 선정하였고, 저를 승무 부문의 후보자 중 하나로 선정했다. 당시 실무 관계자는 물론, 정재숙 문화재청장도 ‘각 부문의 보유자를 복수로 지정 할 것’이라고 했음에도 승무에는 전수교육조교인 저를 배제하고 이수자인 사람을 단독으로 인정예고한 배경과 진실을 알고 싶다”며 “무형문화재위원회의 부당한 심사에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봉이매방춤보존회도 이날 문화재청을 항의 방문하며 김묘선씨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김묘선 씨는 19일과 23일 청와대 앞에서 두 차례 승무 공연을 펼치는 무언의 항의로 이번 사태의 문제점을 대중에게 알렸다.
문화재청은 그간 한국무용과 관련 보유자 인정에서 여러 차례 잡음과 진통을 초래했다. 2015년 말 조사 위원 명단 등의 노출 시비가 있었고 2016년 초에는 태평무 부문만 양성옥씨가 보유자로 인정됐다가 무용계 일각에서 반발이 일자 보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승무 보유자 인정 예고 문제는 이전과 비교해도 전례 없을 정도의 무리수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묘선씨는 최근 정재숙 문화재청장 앞으로 이의신청문을 보내 “9월 6일 인정예고의 바탕이 된 무형문화재위원회의 회의록의 공개와 함께 그 결정의 기준과 4년 전 인정조사 심사위원들의 점수와 동영상 공개, 이번 인정예고에 대한 의문이 밝혀질 때까지 승무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을 보류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태가 표면화된 후 지난달 11일부터 청와대 국민청원에 <국가무형문화재 '승무'종목 보유자 인정 예고에 따른 선정 의혹>으로 제기돼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2640#_=_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여부는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무형문화재위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 김묘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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