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공 ‘AAP’ 사, 85년 만에 서비스 중단 결정
6월 26일 업무 종료... 180여 명의 기자 포함, 500여 직원 실직 불가피
지난 85년간 호주 각 미디어에 뉴스를 제공해 왔던 호주 통신사 AAP(Australian Associated Press)가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고 지난 3일(화) ABC 방송이 전했다.
공중파 방송사인 ‘Nine Network’, ‘News Corp Australia’, ‘The West Australian’, ‘Australian Community Media’가 지분을 나누어 갖고 있는 AAP는 호주 각 미디어에 뉴스 및 관련 사진 제공, 편집 지원 등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날 브루스 데이빗슨(Bruce Davidson) 최고경영자는 “무료 온라인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유료 뉴스 콘텐츠 제공 사업이 더 이상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AAP는 오는 6월 26일로 모든 업무를 중단한다. 또한 AAP의 ‘Pagemasters’ 편집 서비스도 8월 말 서비스를 종료한다.
데이빗슨 CEO는 “주주들이 회사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뉴스의 질과 빠른 전달, 정확성, 그리고 오랜 세월 지속해온 AAP의 뉴스 서비스 유산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고 밝혀 재정 문제로 회사 운영을 중단하게 된 것임을 드러냈다.
이 같은 소식에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AAP의 기자들은 호주 연방 정치를 꼼꼼히 취재, 전달해 온 자랑스럽고 멋진 역사를 갖고 있다”며 AAP의 사업 중단을 아쉬워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대표도 “호주 미디어 보도 측면에서 상당한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민주주의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의 노력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큰 힘이라는 의미이다.
구글, 페이스북의 영향 커
데이빗슨 CEO는 이날 서비스 중단을 밝히는 자리에서 “전 세계 주요 미디어 회사들이 재정적 혼란에 직면했다”며 “AAP의 약 500여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180여 명의 기자가 포함되어 있다.
그는 “AAP의 서비스를 이용하던 호주의 많은 주요 미디어들이 서비스 이용을 축소하고, 뉴스 사용을 줄여오는 것을 보았다”면서 “뉴스 에이전시들은 오랜 세월 힘든 시간을 견뎌왔으며, 지금은 너무 많은 고객들이 뉴스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는 말로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시장 현실을 덧붙였다. 뉴스 통신사를 이용하던 주요 고객들이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의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Nine Network, News Corp 등 AAP의 주요 주주들이 AAP의 언론인들을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저널리즘의 큰 손실”
News Corp의 최고경영자이자 AAP 이사회의 켐벨 레이드(Campbell Reid) 의장은 AAP에 대해 “호주 저널리즘에 부응한 첫 뉴스 서비스 회사였다”면서 “AAP가 제공하는 전문적이고 검증된 뉴스 정보가, 디지털 플랫폼에서 사실인 양 위장된, 검증되지 않고 또한 정확하지도 않은 콘텐츠들로 대체되는 것은 (호주 미디어 산업에서)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호주무역노조(Australian Trade Union) 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예술부문 노조인 MEAA(Media, Entertainment and Arts Alliance)는 AAP의 서비스 중단과 관련, 직원들의 실직에 대한 긴급 설명을 요구했다.
MEAA의 미디어 책임자인 닐 존스(Neill Jones)씨는 “이들의 작업은 드러나지 않고 담당 기자의 바이라인(byline)도 없지만 호주국민들은 신문을 펼치거나 온라인 상에서 뉴스를 클릭할 때마다 AAP 소속의 취재, 사진, 편집기자들의 힘든 작업을 보아 왔다”며 “(서비스 중단으로) 호주국민들은 이 사회 각 부문 정보 확인이 충분하지 않음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