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공립병원 산부인과의 인력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의과대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공립병원 산부인과에서 일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공립 산부인과의 경우 필요 인원의 50%만이 충원됐으며, 이처럼 인력부족이 심학해짐에 따라 졸업생들이 힘든 근무환경을 피해 산부인과 지원을 거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3년에 도입된 본토인 원정출산 금지 정책 이후 신생아 수가 작년 6,000명, 올해 9,000명 이상 감소하는 등 사립 산부인과의 경우 공실율이 높은 상태지만 공립병원의 부담까지 경감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문대학의 테렌스 라오(Terence Lao) 산부인과 교수는 "공립 산부인과의 경우 근무량이 많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아 (의사) 가족들의 삶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산부인과에서 일하는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근무시간 이외에도 전화만 울리면 달려가는 시간이 한 달에 6~7번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산부인과의 경우)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작업보다 더욱 부담감을 느낀다”며 “따라서 (의대생들이) 불확실성과 위험이 높은 산부인과를 기피하고 있다”며 산부인과 근무 환경의 심각성을 언급했다.
홍콩 내 3개 공립 산부인과 병원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작년 17%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공립병원을 떠나갔다고 한다.
공립병원 인원 부족은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사에 따르면 홍콩 공립병원의 모든 부서를 통틀어 약 25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이다. 이에 홍콩 정부는 외국 의과대학에서 수련을 마친 인력들을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홍콩 현지 의사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홍콩타임스 천효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