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드니 지역에서 아이 유기 사건이 이어지자 NSW 정부가 유기되는 아이를 위해 ‘Baby hatch’, 일명 ‘베이비 박스’ 설치를 검토할 수 있음을 밝혔다. 사진은 로마의 한 병원에서 운영되는 ‘Baby hatch’.
정부, 불가피하게 유기되는 아이 생명 위해 필요 ‘인식’
지난 달 23일(일)을 전후한 일주일 사이 고의로 유기되거나 또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 아이의 사체가 발견되면서 NSW 정부가 원치 않은 아이를 출산한 여성을 위해 ‘베이비 박스’(Baby hatches)을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금주 월요일(1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일요일(30일) 마로브라 비치(Maroubra Beach)에서 모래놀이를 하던 6세, 7세 소년이 모래에 파묻혀 있던 아이의 사체를 발견했다.
모래 표면에서 약 30센티미터 아래 묻혀 있던 아이는 발견 당시 벌거벗겨진 상태로 부패 정도가 심해 성별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앞서 지난 달 23일(일)에는 퀘이커스 힐(Quakers Hill)의 M7를 따라 이어진 자전거 전용도로 옆 하수구에서 유기된 아이가 생존 생태로 발견, 병원으로 옮겨진 일이 있었다(본지 1121호 보도).
이 같은 아이 유기(또는 유기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이어지자 NSW 주 정부는 일명 ‘베이비 박스’로 불리는 ‘baby hatch’를 설치하는 것을 포함, 몇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독일과 중국은 ‘베이비 박스’를 합법화하고 있으며, 공공병원 벽면에 아이를 안전하게 놓아둘 수 있는 드롭 박스를 설치해 놓고 있다.
NSW 스튜어트 아이어스(Stuart Ayres) 경찰 장관은 ‘베이비 박스’ 설치에 대해 “아이를 유기할 수밖에 없는 여성으로부터 아이를 더 안전하게 하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어스 장관은 “특히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둔 출산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이런 모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최근 두 건의 아이 유기 사건은 현재 조사 중에 있지만, 어쨌거나 위기에 처한 가족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NSW 경찰청의 앤드류 사이피오네(Andrew Scipione) 청장 역시 절망적인 여성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청장은 “아이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어떤 일이든 검토하는 것은 (버려지는) 아이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로브라 비치 아이 사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개빈 덴게이트(Gavin Dengate) 수사국장은 현재 부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 결과가 아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여러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후 검시 결과를 얻을 때까지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은 무리”라고 말한 덴게이트 국장은 “현재 사망 원인을 확인하고 있지만 현 상태에서 아이의 신원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며 조사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덴게이트 국장에 따르면 부검 결과는 언제 가능할지 확실하지 않지만 발견 당시 상태로 보아 최대 8주가 소요될 수도 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