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교사 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반면, 영국의 경우 교사 부족이 심화되면서 교사자격증을 가진 호주의 젊은이들이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캔버라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에서 교사로 근무하기 위해 호주를 떠난 케이틀린 영(Kaitlin Young)과 에밀리 커 라슬렛(Emily Kerr Laslett).
매년 수천 명, 교사 자리 찾아 영국행... 교사 수요 계속 증가
교사 부족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영국의 학교에 호주 출신 젊은 교사가 채용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NSW 주에는 4만 명 이상의 교사가 직장을 찾기 위해 대기 중이며 특히 초등학교 교사는 공급초과가 심각한 상태다. 이와 반대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2017년까지 거의 3만 명의 교사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잘 훈련된 교사를 찾기 위해 호주를 방문하는 교사채용 에이전시를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에서 근무할 호주 교사를 채용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는 미치 존스(Mitch Jones)씨는 훈련된 교사뿐 아니라 갓 졸업한 졸업생들도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존스 씨는 “지금 호주 출신 교사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으며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면서 “형태는 2년 제한의 워킹홀리데이에서 장기적인 직업 선택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존스 씨가 근무하는 ‘프로토콜 에듀케이션’(Protocol Education)은 영국의 4만개 공공 및 사립학교와 협력하고 있으며 매년 500명의 호주 교사를 영국으로 보내고 있다. 그에 따르면 학교의 교사 수요에 비해 공급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 다른 에이전시 ‘ANZUK Teachers’의 매니저 다니엘 먼디(Daniel Mundy)씨 역시 매년 수천 명의 교사가 여러 이유로 호주를 떠나 영국으로 간다고 말했다. 먼디 씨는 “호주에서는 졸업 후 취업의 문이 좁다”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문화를 체험하길 원하기 때문에 많은 젊은 교사들이 영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캔버라 대학을 졸업한 케이틀린 영(Kaitlin Young)과 에밀리 커 라슬렛(Emily Kerr Laslett) 씨는 지난 일요일(7일) 캐주얼 교사로 근무하기 위해 영국 캠브리지(Cambridge)로 향했다. 두 사람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영국에 2년 동안 체류할 예정이다.
이들은 외국에서의 경험이 추후 호주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커 라슬렛 씨는 “교직은 매우 인기 있는 전공이기 때문에 점점 더 경쟁이 심화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해외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를 다른 지원자들보다 돋보이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에서는 대학교 졸업 후 바로 정규 교사로 채용되기까지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이들처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영국행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최근 OECD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 초등학교 교사의 임금은 미화 기준으로 약 3만7천 달러로 영국의 2만8천 달러보다 월등히 많다. 이와 관련 ‘ANZUK Teachers’의 다니엘 먼디(Daniel Mundy) 매니저는 영국의 교사 부족현상이 경제회복 문제와 같은 선상에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영국의 교사 부족 원인에 대해 “침체기에 있는 동안 교육과 안전 분야를 직업으로 갖던 사람들이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더 많은 연봉이 보장되는 일반 기업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박혜진 기자 hjpark@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