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드니 한복판 카페에서 17명을 붙들어 인질극을 벌인 범인이 생전 자신의 홈페이지에 극단적인 글을 게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 스스로 무슬림 성직자라고 칭했던 만 하론 모니스(50)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미국의 테러 및 탄압과 이들에 동조하고 있는 영국, 호주에 맞서 싸우겠다”는 글을 게재했다. 모니스는 지난 일요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범죄자들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면 평화로운 사회는 구현될 수 없다”며 “범죄에 더 많이 대항하여 싸울수록 더욱 평화로워질 수 있다”고 적었다. 이 글은 홈페이지가 폐쇄되기 전 캡쳐되었다.
지난 15일 오전 모니스는 시드니 중심가의 린트 초콜릿 카페(Lindt Chocolate Cafe)에 들어가 내부에 있던 17명을 인질로 잡았다. 모니스의 인질극은 16시간 반 만에 시민 카타리나 도슨, 카페 매니저 토리 존슨과 모니스 본인의 목숨을 희생한 뒤에야 종료되었다. 모니스의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던 중동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아동들의 끔찍한 사진은 모두 삭제 조치되었다. 이 사진은 모니스에게 동기부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모니스는 자신이 소속되어 있던 시아파를 버리고 최근 이슬람 급진주의파인 수니파로 돌아섰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수니파인 이슬람 국가(IS)를 비롯한 다른 지하디스트 단체들은 시아파 신도들을 이단라고 여기고 있다. 스스로 이슬람 조직의 지도자인 ‘셰이크(Sheikh)’를 자청했으나 거짓으로 판명된 모니스는 이란 출생으로 약 20여 년 전 난민의 신분으로 호주에 들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무슬림 커뮤니티 사이에서는 모니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으며 시드니의 시아파 지도자는 “이슬람 종교 지도자들 중에는 모니스에 대해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연방 당국에 모니스에 정체에 대해 조사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 역시 호주 당국에 모니스의 정신 상태에 대해 주의를 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모니스는 7년 전 아프가니스탄 전사자들의 유가족에 증오가 담긴 편지를 보내 경찰의 주의를 끌기도 했으며, 이전에는 전처의 살해를 돕고 여러 건의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