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아웃백 스타일 부츠 브랜드인 ‘블런드스톤’(Blundstone) 부츠. 이 회사는 각국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스타일과 색상으로 세계 시장 개척에 성공했다.
‘블런드스톤’ ‘벨로이’ 브랜드, 국제 시장 공략 ‘성공 모델’
세계 시장으로 진출해 판매망을 넓히고 수익을 끌어올리려는 것은 모든 브랜드가 지향하고 있는 바람이다. 그러나 만일 특정 브랜드가 같은 제품에 대해 각 국가별 상황에 맞게 개조해야 한다면 이는 마케팅 차원에서 골치가 될 수도 있다.
남녀, 아동 신발과 부츠, 액세서리 등을 제조해온 신발조제회사 ‘블런드스톤’(Blundstone)의 스티브 건(Steve Gunn) 대표는 “지난 3년간 판매 전략 구상을 통해 해외 매출을 세 배나 끌어올렸음에도 사업상 문제를 안고 있다”며 “브랜드 육성 제약으로 지역을 옮기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예로 스칸디나비아를 비롯한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이스라엘, 영국, 미국 시장에서는 기록적인 판매 수치를 올린 반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럽, 중국, 칠레, 몽골 등의 시장 상황은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고 말한다.
블런드스톤은 이미 호주나 캐나다 두 국가에서 웨어브랜드(wear brand)로서 명성이 자자하다. 그러나 서유럽 국가와 미국에서는 젊은 세대를 비롯한 패션 선도계층, 대도시 사람들에게만 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유럽의 경우 블런드스톤은 선홍색, 청색, 노란색과 녹색을 주색으로 하는 부츠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꽤 풍부한 색채를 요하는 작업이다. 블런드스톤은 최근 설립된 이탈리아 부츠 회사 ‘스크렘블러 800’(Scrambler 800) 및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오토바이 브랜드인 ‘두카티’(Ducati)와의 합작으로 이탈리아 플로렌스에서 개최된 남성 패션쇼 ‘피티 우모’(Pitti Uomo)에서 처음 제품을 공개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0년, 세계 시장 및 내수 시장의 몇 가지 제약을 타개하기 위한 차원에서 ‘블런드스톤’ 브랜드를 만들었다.
건 대표는 “자체적으로 국제적 인지도를 확보한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남부 타스마니아(Tasmania)에 본사를 세우거나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지역을 이용하려는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주의 아웃백 부츠라는 다소 거친 이미지보다 제품 자체로 이 이미지를 부드럽게 순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블런드스톤은 도시적 느낌을 살린 스타일 부츠로 호주의 고객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이는 ‘Blunnies’의 시대가 온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단순히 품질이 좋고 오래 신을 수 있는 부츠를 생산하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 폭넓은 성공을 거둔 ‘블런드스톤’ 브랜드의 사례처럼 호주 브랜드로 무섭게 성장한 또 하나의 회사가 있다. 지난 2010년 멜번(Melbourne)에서 시작한 남성 지갑 브랜드 ‘벨로이’(Bellroy)이다.
블런드스톤과 마찬가지로 벨로이는 국제 시장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회사 중 하나로 벨로이의 공동 창립자인 앤디 펄샤우(Andy Fallshaw)는 “벨로이는 매달 최소 130개 국가에 물품 판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벨로이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액세서리 본고장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에서 유명세를 떨치며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블런드스톤의 전철을 그대로 따라간 벨로이는 각기 다른 시장 환경에 맞춘 다양한 상품을 개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펄샤우 공동대표는 “미국과 호주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지갑에 동전을 넣지 말라’는 말에 ‘알았어. 좋은 생각이야’(Yeah OK, that's cool)라고 반응하는 반면 일본인들은 이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례가 적으며 동전 사용이 많다는 것이다. 벨로이는 이런 점에 주목했다.
펄샤우 대표는 “이런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일본 시장에 나오는 지갑 가운데는 단 한 개의 브랜드만이 동전을 넣을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다”면서 “일본의 고객들이 지갑을 구매할 때 지갑의 기능성을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이에 맞춘 지갑을 고안했다”고 덧붙였다.
멜번 소재 RMIT 대학교 마케팅 강사인 피터 권터(Peter Guenther) 교수는 “벨로이는 일본 지역 고객층을 상대로 눈길을 끌 수 있는 웹 콘텐츠를 제작, 맞춤형 홍보에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벨로이는 사이버 공간이 장소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이점을 이용, 잠재 고객에게 충분히 강한 인상을 남겼으며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지역과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약으로도 작용했다”며 “특정 국가 사람들에게 결점을 드러내는 접근 방식이 종종 더 나은 상품 개발로 이끌어 가치를 상승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유경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