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늘 긴장해 왔던 미연준 금리 인상과는 달리 뉴질랜드 은행들의 대출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이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의 융자 이자율은 2년 이상 장기로 가야 할까? 일시적이라면 단기로 가야 할까? 융자 승인이 어려워진다는 지금, 은행의 입장에서 일해야 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만 순진하게 받아 들일 수 없지 않을까? 뉴질랜드 금융의 대내외적인 여러가지 요인을 살펴 보면서 좀 더 냉정한 시각을 가져야 할 시간이다.
시중 은행의 이자율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앙은행의 이자율 정책 방향을 살펴보자.
2016년도 11월 부터 동결된 중앙은행 금리가 지난 9월 27일 이자율 동결의지를 재확인하는 셈이었던 발표는 뉴질랜드 경제의 현주소를 말해 주고 있는데 한마디로 향후 2-3년간의 경기가 좋을 것 같지 않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추가 인하를 시사하기 까지 했다. 미국의 이자율 인상 행진과는 상황이 반대. 지난 연재글에서 잠시 설명한 바 있지만 대부분의 정치와 경제 정책에 관련한 여러가지 언론 보도의 배경에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깊이 자리하고 있고 이번 선거가 트럼프에게 왜 중요한지도 이미 설명한 바 있지만 지난 주 화요일 NZIER에서 발표한 2사분기 뉴질랜드 기업신뢰지수((Business Confidence) 내용을 보면 정치와의 상호 연관 관계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뉴질랜드의 경제 상황도 기업들의 향후 사업전망에 가장 큰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요인은 주요 18가지 요소중 첫째가 정부정책이고, 두번째가 인건비 상승, 세번째가 소비자 신뢰지수로 나타났다. 참고로 지수는 현정부 집권후 2017년부터 계속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참조:nzier.org.nz) 기업신뢰지수의 하락에 더해서 뉴질랜드 기간산업인 유가공 산업의 국제가격도 뉴질랜드 달러도 동반하락하고 있는데다 2사분기의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금번 3사분기의 실업률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 9년간 미국과 뉴질랜드의 기준금리는 대조적인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전후의 상황을 거슬러 올라 가보면 미연준의장의 금리인상 ‘가능성’ 발표로만 세계 금융시장의 위기설과 변동성을 각국 경제전문가들은 앞다투어 분석발표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러나 연준금리의 실제적인 인상이 시작되었던 2016년 말 이후 세계금융은 미국금리의 영향을 크게받지 않는 모양새다. 터키나 베네주엘라 같은 금융환경이 열악한 국가를 제외하고는. 이것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세계 금융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뉴질랜드 시중은행의 상황은 어떤가?
중앙은행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높은마진을 챙겨왔던 뉴질랜드의 은행들이 이자율을 서로 내린다고 광고 중이다. 은행관계자와 은행 관련 경제전문가들은 미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제 도매 금리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면서 양심적인 척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지금 발생한 것은 아니지 않나?
시중은행들의 이자율 인하 행진은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또다른 마케팅으로 이해하는 것이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대외적으로 뉴질랜드 은행들은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야 하는 바젤협약에 쫒기고 있으며 대내적으로는 ‘Responsible Lending Code’ 인 CCCFA 와 돈세탁방지법안인 AML ACT로 인한 해외투자금 및 부동산 유통 자금 확보의 어려움, 정부정책에 따른 부동산 리스크는 뉴질랜드 금융을 먹여 살리는 대출 시장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간이 왔음을 관계자들은 인식하고 있는 시점이다. 그러니까 기존고객의 유지와 얼마 되지 않은 신용이 매우 양호한 신규고객에게 집중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심지어 고객담당 매니저들의 보너스와 승진의 가장 주요한 요소였던 영업목표(Sales Target)를 아예 없애버린 은행도 계속 늘고 있다. (CCCFA와 믜 AML ACT에 자세한 설명은 차후 독자들에게 가질 예정)
결론적으로 이자율의 인하나 인상으로 인한 변동으로 흥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소 2-3년간은 이러한 기조로 갈 것으로 보여지며 큰폭의 변동성은 예측되지 않는다. 언젠가 금융위기가 도래한다면 지난 위기시절 각국의 금융당국이 그래왔듯이 금융안정을 위해 이자율 인하 정책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정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