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통계청(ABS)이 지난 회계연도 호주 각 도시의 인구 증가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전체 인구가 늘어난 반면 각 도시의 일부 지역(suburb)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택공급 및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다른 지역으로의 이주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캔버라의 날(Canberra Day) 축하행사를 즐기는 시민들.
ABS 집계... 전문가들, “주택 공급 및 인프라 구축 필요” 지적
호주 주요 도시의 인구 성장 비율이 호주 전체 인구 증가의 79%를 차지하는 가운데 각 도시의 지역(suburb)별 인구성장 격차 또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목요일(2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Domain)은 최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내놓은 도시별 인구성장 자료를 기반으로 도시 내 지역별 인구증가 격차를 분석하면서 “각 서버브별로 ‘인구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도메인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다윈(Darwin)을 제외한 모든 주요 도시의 인구가 증가한 가운데, 멜번은 11만9천 명이 증가해 가장 높은 인구 성장률을 보였으며, 다음으로 시드니(9만3천 명 이상)가 뒤를 이었다. 한편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의 경우에는 355명이 줄었다.
새 주택단지가 개발되면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각 도시의 지역으로는 광역 멜번의 크랜번 이스트(Cranbourne East)와 광역 시드니의 리버스톤-마스든 파크(Riverstone-Marsden Park)가 있다.
그런 반면 일부 서버브, 도심에서 먼 외곽 지역 가운데는 젊은이들이 학업 또는 일자리를 찾아 도시 중심 인근으로 이동하는 등의 요인으로 거주 인구가 소폭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각 도시별 인구 증가현황을 알아본다.
▲ 멜번 =호주 전역을 통틀어 가장 가파른 인구 성장을 보이고 있는 도시이지만, 멜번의 경우에는 도시 서부, 북부, 동부 지역의 중간 외곽(도심과 도시 가장자리의 중간 지점)부 및 먼 외곽 지역(suburb) 인구는 소폭 감소했다.
멜번 남부 밀 파크(Mill Park)의 경우 0.4%, 벨그레이브-셀비(Belgrave-Selby)는 0.1%(11명)가 줄었으며, 테일러스 레이크(Taylors Lakes), 델라헤이(Delahey), 디어 파크-데리무트(Deer Park-Derrimut), 로빌(Rowville)도 인구 감소 서버브에 포함됐다.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 지리학과의 루이스 존슨(Louise Johnson) 교수는 “로빌, 테일러스 레이크와 같은 일부 지역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대중교통 인프라가 적은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존슨 교수는 “교외지역 또는 도심지역이 인구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두 급소지역”이라고 전제한 뒤 “20년 전까지만 해도 테일러 레이크에는 젊은 부부들이 이주해 거주하는 사례가 많았으나, 이제는 자녀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심으로 이동한 것도 인구 감소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높은 인구 증가율을 보인 멜번의 일부 지역(suburb) 또한 인구가 감소했다. 부족한 대중교통 인프라, 성장한 자녀들의 지역간 이동이 그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멜번 도심의 카페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사진).
▲ 시드니 =시드니의 서부와 남부, 강변에 위치한 지역의 인구가 소폭 감소했다. 워로노라 헤이츠(Woronora Heights), 카슬힐(Castle)이 각각 1.9%, 1.3%의 인구 감소율을 보였다. 또한 체리부룩(Cherrybrook), 마로브라(Maroubra), 스프링우드-윈말리(Springwood-Winmalee), 제미슨타운-남부 펜리스(Jamisontown-South Penrith), 세인트 존스 파크-웨이클리(St Johns Park-Wakeley), 윈저-블라이 파크(Windsor-Bligh Park), 푸트니(Putney) 인구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니대학교(University of Sydney)의 필 맥마누스(Phil McManus) 지리학 교수에 따르면 해당 서버브들은 10대들이 성장 후 다른 지역으로 이주함에 따라 인구감소를 경험하게 됐다.
맥마누스 교수는 “인구 감소는 주로 미들 서버브(middle suburb. 도심에서 중간 정도의 외곽) 지역이며, 아파트 등 복합주거 개발이 없어 인구가 늘어나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시드니의 인구 성장과 주택 부족을 감안하면 향후 이들 지역에서도 새로운 복합 주거단지 개발과 함께 인구 증가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시드니대학교의 도시계획 및 정책 분석 전문가인 니콜 거란(Nicole Gurran) 교수는 “빈집지기(empty-nester. 자녀들이 독립한 집의 부모) 인구의 증가 현상은 해당 지역에 아파트, 듀플렉스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주택공급을 늘리면 해결될 수 있다”며 “이것이 장기적인 시각에서 볼 때 각자가 자라온 서버브에서 지속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설명했다. 이어 “시드니와 같이 인구 성장이 지속되는 대도시의 경우 큰 주택이 비게 되면 이는 아주 비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시드니의 경우 서부와 남부, 파라마타 강(Parramatta River) 인근의 일부 지역 인구가 소폭 감소했다. 젊은이들이 학업과 일자리를 이유로 이동하는 현상이 원인으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개발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진단이다. 사진은 오페라하우스 앞에 있는 ‘오페라 바’(Opera Bar).
▲ 브리즈번 =CBD 서부 및 동부의 일부 서버브 인구가 감소세를 보였다. 핀자라 힐스-풀렌베일(Pinjarra Hills-Pullenvale)은 0.7% 줄었으며, 진달리-마운트 오마니(Jindalee-Mount Ommaney), 세븐틴마일 록스-신나몬 파크(Seventeen Mile Rocks-Sinnamon Park), 웨스트레이크(Westlake), 브룩필드-켄모어 힐스(Brookfield-Kenmore Hills), 알렉산드라 힐스(Alexandra Hills) 인구도 감소했다.
퀸즐랜드 기술대학교(Queensland University of Technology) 커뮤니티 기획부의 필 헤이우드(Phil Heywood) 교수는 “이들 서버브는 거주자를 끌어들일 만한 요소가 없다”는 말로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이너 브리즈번 지역에 일어난 아파트 붐 등 이너시티와 그 인근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개발은 간접적으로 도시 외곽지역을 기피하게 하는 데 영향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브리즈번 CBD 서부 및 동부의 일부 지역 인구가 줄어든 데에는 이너시티(inner city)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건설 등 개발이 집중된 것이 간접적 영향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사우스뱅크 파크랜드(Brisbane's South Bank Parklands)에 있는 스트리트 해변(Streets Beach).
▲ 캔버라 =인구가 감소한 일부 지역(suburb) 중에는 4.4%(34명)이 줄어든 잭카(Jacka)를 비롯해 찬우드(Charnwood), 에바트(Evatt), 플로리(Florey), 플린(Flynn), 프레이저(Fraser), 레드 힐(Red Hill), 칼웰(Calwell), 치숌(Chisholm), 페이든(Fadden), 고든(Gordon), 맥카서(Macarthur), 모나시(Monash), 옥슬리(Oxley), 리차드슨(Richardson), 채프먼(Chapman), 더피(Duffy), 피셔(Fisher), 휴스(Hughes), 토렌스(Torrens)가 있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사회연구센터의 벤 필립스(Ben Phillips) 교수에 따르면 이 지역들 대부분은 신규 주거지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곳이다. 그는 “캔버라의 많은 지역에서 주택개발이 진행됐다”며 “임대 매물을 찾고 있다면 외곽지의 침실 3~4개 하우스보다 벨코넨(Belconnen) 유닛 시장이 더 낫다”는 말로 도시 외곽의 인구 감소 배경을 설명했다.
캔버라(Canberra)는 이너시티(inner city)에 개발이 집중되면서 외곽 지역 인구는 다소 줄었다. 사진은 캔버라 도심의 한 공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 퍼스 =부유층 거주 지역과 그렇지 않은 서버브의 인구가 모두 감소했다. 만두라(Mandurah) 1.8%(167명), 호프 벨리-포스탄스(Hope Valley-Postans)는 1.5%(8명)가 줄었으며, 또한 레어몬트(Claremont), 모스만 파크-페퍼민트 그로브(Mosman Park-Peppermint Grove), 수비아코-셴턴 파크(Subiaco-Shenton Park), 주달럽-엣지워터(Joondalup-Edgewater), 물랄루-칼라루(Mullaloo-Kallaroo), 스카보로(Scarborough), 하이 위컴(High Wycombe), 사우스 퍼스-켄싱턴(South Perth-Kensington), 애플크로스-아드로스(Applecross-Ardross), 로킹엄(Rockingham) 세이프티 베이-숄워터(Safety Bay-Shoalwater)도 감소 지역에 포함됐다.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도시계획 전문가인 피터 뉴먼(Peter Newman) 교수는 “인구가 감소한 지역 대부분은 ‘미들 서버브’(도심에서 중간 거리의 외곽)로,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저렴하고 접근이 용이하며 주택 밀집도가 높지 않은 지역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퍼스(perth)의 경우, 부유층 거주 지역과 그렇지 않은 서버브(suburb)의 인구가 모두 감소했다. 인구가 줄어든 지역의 주택공급 확대, 교통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퍼스 도심을 오가는 사람들.
▲ 다윈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에 따르면 호주의 대부분 도시 인구가 증가한 가운데 2017-18년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의 주도인 다윈(Darwin)의 인구는 유일하게 감소했다.
ABS의 인구통계학자 앤드류 호우(Andrew Howe) 박사는 “각 주의 주도 중에서 인구가 감소한 것은 7년 만에 처음이며, 다윈의 인구가 감소한 것은 15년 만에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우 박사에 따르면 다윈 인구가 크게 감소한 시기는 사이클로 ‘트레이시’(Tracy)가 이 도시를 덮친(1974년 12월) 이후, 그리고 2002-03년이다.
정부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다윈 및 북부 호주(NT) 인구 유입을 장려하는 계획과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지난 회계연도에도 이를 위해 217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던 북부 호주 정부는 NT로 이주하는 이들에게 장려금을 제공하는 ‘Boundless Possible Masterbrand’ 캠페인을 시행했으며 올 회계연도에는 이 캠페인에 297만 달러를 할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그런 한편 NT 내 다른 지역의 인구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파머스톤(Palmerston) 남부의 주콜리(Zuccoli)와 존스톤(Johnston)의 인구 증가율은 전국에서 4번째로 높아 21.6%의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나타난 또 하나의 긍정적 변화는 NT의 특이한 인구변화 트렌드로, 도시 중심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이 가장 두드러지면서도 노인층 및 젊은 계층의 지방 또는 도시 외곽 이주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윈(Darwin)은 전국 주요 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인구가 감소한 주도였다. 그러나 다윈을 제외한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 내 다른 지역의 인구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으며, 노인과 젊은이들이 도시 외곽으로 이주하는 인구변화 트렌드도 나타났다. 사진은 다윈의 도시 스카이라인.
김진연 기자 herala@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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