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이자 사진작가인 데이빗 다르시(David Darcy)씨가 올해 미술 부문에서 처음 시작된 ‘National Portrait Gallery’의 초상화 공모 ‘Darling Portrait Prize’에서 ‘People's Choice’를 차지했다. 작품 소재가 된 환경운동가 웬디 보만(Wendy Bowman. 오른쪽)씨와 함께 한 다르시 작가(가운데). 사진 : David Darcy 제공
Wendy Bowman의 초상화로... 지난해 ‘아치볼드’에서도 ‘People's Choice’ 수상
와인산지로 유명한 시드니 북부 헌터밸리(Hunter Valley)의 무루룬디(Murrurundi. Upper Hunter region에 자리한 타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화가 데이빗 다르시(David Darcy)씨가 올해 시작된 ‘Darling Portrait Prize’에서 ‘People's Choice’ 수상자로 선정됐다.
‘Darling Portrait Prize’는 캔버라(Canberra) 소재 ‘National Portrait Gallery’가 올해 시작된 초상화 공모전으로, 우승 상금은 7만5천 달러이다.
다르시씨에게 이 상의 영광을 안긴 작품은 86세의 헌터밸리 농부이자 환경운동가인 웬디 보만(Wendy Bowman)의 초상화로, 싱글턴 카운슬(Singleton Shire) 지역의 캠버웰(Camberwell)에 거주하는 그녀는 이 지역 석탄광산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막는 데 주력해 온 인물이다.
화가이면서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다르시씨는 한동안 미술 작품을 하지 않다가 2년 전, 다시 붓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 작업을 시작한 지 1년 만인 지난해, 호주 최고 권위의 미술공모인 ‘아치볼드’(Archibald Prize)에서 ‘People's Choice’ 수상자로 선정,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다르시씨는 올해 처음 시작된 초상화 미술 부문에서의 수상 소식에 “매우 놀랐다”면서 “사진 부문에서 이 상을 수상한 것 이상의 놀라운 찬사”라는 말로 기쁨을 표했다. 그는 ‘National Portrait Gallery’가 매년 시행하는 초상화 사진 부문에서 지난 2016년 ‘People's Choice’ 상을 차지한 바 있다.
다르시 작가가 그려낸 웬디 보만의 초상화. 1990년대부터 헌터밸리 지역 석탄광산으로 인한 환경 문제와 지역 농부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해 온 그녀의 노력이 얼굴에 담겨 있는 듯하다. 사진 : Supplied: National Portrait Gallery
3년 전, 무루룬디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그는 사진 작업을 잠시 접고 미술에 매달렸다. 초상화 작업을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그가 지역민들에게 흥미로운 주제가 될 수 있는 인물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제시된 사람이 환경운동가 보만씨였다.
“웬디 보만씨를 만났을 때 그녀가 놀라운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그는 “그제서야 그녀가 성취해 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르시씨는 “4, 5차례 그녀를 만난 후 정말로 그녀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꼈고, 보만씨의 초상화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은 보만씨는 지난 1990년 환경운동 단체인 ‘Minewatch NSW’를 설립했으며 이 지역에 새로운 오픈컷(open cut) 광산이 개발되는 것과 관련, 지역민들의 권리를 알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농장 앞에 선 웬디 보만씨. 헌터밸리 지역 농부로 살아온 그녀는 지난 30년 넘게 이 지역의 석탄광산 개발과 관련된 환경문제, 지역 농장주들의 권리를 위한 활동을 펼쳐 왔다.
그녀는 점차 헌터밸리 지역 농업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활동가가 되었으며 헌터밸리 지역 환경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여 나갔다.
보만씨는 다르시 작가가 자신의 초상화 작업에 대해 말을 꺼냈을 때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왜 나를 선택했는가’라고 묻자 그는 ‘커뮤니티에서 잘 알려진 사람을 묘사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보만씨는 다르시 작가가 그려낸 자신의 모습에 “정말 멋지다”면서 “그의 ‘People's Choice’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