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목표로 하는 호주의 COVID-19 백신 접종률은 오는 10월 말 70%, 11월 16일경에는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코로나 바이러스 극복을 위한 정부의 로드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 Pixabay / huntlh
NSW 주, 젊은층 접종률 급증... 10월 7일 70%-10월 21일 80% 이를 듯
몰타-UAE-아이슬란드-싱가포르 등 70% 접종... 대륙별 '백신 격차' 커
호주의 코로나 바이러스 방역을 주도하는 연방 보건부는 전 국민의 COVID-19 예방접종 목표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광역시드니의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곤욕을 치르는 NSW 주 정부 또한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언급하면서 최대한 감염을 억제하는 가운데 접종률을 높이는 데 치중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COVID-zero’ 정책을 지향하면서 광역시드니의 감염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했다며 NSW 주를 비난했던 빅토리아(VIctoria) 주 다니엘 앤드류스(Daniel Andrews) 주 총리 또한 ‘COVID와 함께 살아가기’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양상이다.
지난 7월 연방정부는 호주의 COVID-19 극복 4단계 전략을 발표하면서 ‘목표로 한 백신접종률을 달성해야만 다음 단계로 이동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즉 최소 70% 이상의 접종률에 도달했을 때 방역 차원의 제한 규정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가운 소식은, 광역시드니를 비롯해 멜번 등에 대한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백신을 접종받는 이들 또한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정부 데이터에 따르면 특히 NSW 주 젊은층의 경우 다른 주(State)에 비해 백신을 접종받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NSW 주에서는 9월 들어 첫 주에만 16~39세 성인 11% 이상이 1회 접종을 받았다. 이는 빅토리아 주 7% 미만, 서부호주(WA)와 타스마니아(Tasmania) 5%, 퀸즐랜드(Queensland) 4%에 비해 크게 높은 비율이다.
NSW 주의 젊은층은 호주에 COVID-19 백신접종이 시작된 첫 5개월 동안은 접종을 받을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는 7월 중순경 변경됐다. 광역시드니에서 감염자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위험이 높아지자 NSW 보건당국은 모든 연령대의 거주민들에게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백신접종을 고려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8월에는 ‘델타’ 변이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일부 지방의회 구역(LGA)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화이자(Pfizer) 백신 접종이 가능하도록 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NSW 주 16~39세 연령층의 백신접종은 8월 내내 다른 주와 테러토리(State and Territory)의 모든 연령대 접종률을 능가했다.
NSW 주의 경우 40세 미만 약 35%가 지난 8월, COVID-19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다음으로 많은 NSW 주 연령대는 40~49세 25%, ACT의 40세 미만은 20%였다.
NSW 주 젊은층의 접종률 급증은 호주 전체 젊은이와 고령자 사이의 백신접종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NSW주에서는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70세 이상 연령층이 40세 미만 성인에 비해 최소한의 부분에서 보호받을 가능성이 거의 5배 높았으며 40-69세에서는 3배 높았다. 이제 그 비율은 대략 절반으로 줄어 NSW 주는 북부호주(Northern Tettitory) 다음으로 젊은층과 고령자 사이의 접종률 차이가 두 번째로 작다.
9월 5일(일)을 기준으로 연방정부 및 각 주 정부 보건당국 자료에 따르면 호주는 현재 3~4일마다 100만 도스의 백신이 접종되고 있다. 이는 첫 100만 도스를 접종하는 데 소요된 45일, 두 번째 100만 도스 접종 20일, 세 번째가 17일 소요된 것에 비해 상당히 빠른 것이다.
호주에서는 매주 83만5천 명 이상이 2차 접종을 받고 있다. 당국은 이 페이스를 이어가 오는 12월 이내에 호주 성인 인구 2천62만 명 모두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9월 5일 현재 호주 전역에는 2,085만5,353회 분량의 COVID-19 백신이 전달된 상태이다. 그리고 NSW 주를 비롯해 빅토리아 등 각 지역 감염자 확산에 따라 접종 프로그램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 정부 목표의 접종달성 시기
현재 빠르게 높아지는 접종 속도를 감안하면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접종률은 그리 늦지 않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NSW 주의 경우 거주민 70% 접종을 6주 이내에 달성할 것(10월 16일)으로 보이며, 10월 30일에는 80%의 거주민 2차 접종이 완료될 전망이다.
ACT는 NSW 주에 비해 더욱 빨라 다음 달 7일이면 70%, 21일에는 80%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NSW 주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타스마니아는 다음 달 18일과 11월 4일 각각 70%, 80% 접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전망은 현재 매주 진행되는 접종 속도를 감안하여 산정한 것으로, 가장 늦은 서부호주(WA)는 11월 19일에 70%, 12월 10일이 되어야 80% 접종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 같은 각 주별 예상치를 보면 호주는 다음달 30일 70% 접종을, 11월 16일에는 80%가 2회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써 연방정부의 COVID-19 대응 4단계 전략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호주 적격 인구의 70%가 두 차례의 접종을 완료했을 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것을 밝히면서 우선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올해 말 이전에 1단계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판단했으며, 실제로 현 접종 속도를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 각 주별 접종률 목표 달성 예상일
-만 16세 이상, 2회 접종
-예상일은 일주일간의 2회 접종자 평균을 기반으로 추정한 것임
-Source : 연방 및 각 주 정부 보건부
■ 각 주별 접종률
현재(9월 5일 기준) 각 주별 접종률을 보면, 2회 접종 완료 면에서 가장 앞선 주는 ACT(45.87%)이며 타스마니아가 45.35%로 두 번째 높은 편이다. NSW 주는 40.8%로, 북부호주(NT. 40.33%)에 이어 네 번째이지만 1차 접종률이 73.55%로 가장 높은 점을 감안하면 접종 완료 비율에서는 조만간 가장 앞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인구가 적은 두 테러토리(ACT, NT)의 접종률이 선두를 보였지만 광역시드니의 ‘델타’ 변이 확산과 봉쇄 조치 이후 NSW 주의 접종 비율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시드니 지역에 대한 봉쇄 조치가 내려진 지난 6월 26일 이후, NSW 거주민의 3분의 1이상이 접종을 완료했으며 3분의 2 이상이 1차 접종을 받은 상태이다.
▲ 호주 접종률 목표 달성 예상일
-만 16세 이상, 2회 접종
-예상일은 일주일간의 2회 접종자 평균을 기반으로 추정한 것임
-Source : 연방 및 각 주 정부 보건부
▲ 각 주별 백신접종률
-9월 5일 기준. 만 16세 이상, 2회 접종
-예상일은 일주일간의 2회 접종자 평균을 기반으로 추정한 것임
-COVID-19 예방접종 지역이 아니라 접종자의 거주지를 기반으로 작성된 수치임
-Source : 연방 및 각 주 정부 보건부
■ 보호시설 거주자 접종률
한 때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발생이 잦았던 노인요양 시설을 비롯해 장애인 시설 거주자 및 간병 인력 3분이 2가 1회 접종을, 절반 이상이 두 차례의 접종을 마무리한 상태이다.
지난 2월, 정부는 노인 및 장애인 요양시설 백신접종이 대략 6주 소요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접종 캠페인이 지난 2월 22일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4월 초까지는 접종이 완료되어야 했다.
지난 8월 20일 현재 노인 요양시설 거주자의 86%, 주거시설에 있는 NDIS 대상자의 67%가 1회 접종을 받은 상태이다. 이 가운데 2회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노인 요양시설 80%, 장애인 시설 거주자 51%이다.
■ 간병인 접종률
노인 요양시설 종사자의 68%, 장애인 지원 근로자 54%가 1차 접종을 받은 것으로 집계되어 있다. 이들 가운데 2회 접종을 마친 이들은 노인 요양시설 42%, 장애인 지원 근로자 35%이다.
시드니 지역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던 지난 8월 20일, NSW 주 정부는 시드니 서부 및 남서부 일부 지방정부 구역(LGA)의 보육원(childcare centre), 장애인 지원 시설 근로자에 대해 8월 30일까지 1차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현재 노인이나 아동 시설 근로자에 대해서는 예방접종이 강력히 권고되지만 장애인 지원 시설 직원들에게 있어서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COVID-19 예방접종은 호주 역사상 가장 대규모이자 복잡한 단일 접종 캠페인이다. 현재 호주의 백신 접종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해외에서의 공급 지연, 현지 생산 및 각 지역으로의 배송 지연 등 여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5월 호주 공영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정부의 백신접종 정책(일정 및 접종 대상, 접종률 목표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대상 연령의 변경을 포함해 12차례 이상 수정 또는 변경됐다.
이에 대한 연방정부의 첫 목표는 올해 10월 말까지 호주 적격인구 2천만 명 이상 모두에게 백신접종을 완료(2회 접종)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4월 연방정부는 젊은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문제를 경고하는 의학적 조언에 따라 그 계획을 폐기했으며, 이로 인해 접종률 목표를 포기한 바 있다. 곧이어 광역시드니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감염 위험이 높아지면서 이는 다시 수정됐다.
지난 7월 연방정부는 COVID-19 극복을 위한 4단계의 국가 전략을 발표하면서 백신접종 목표를 다시 발표한 바 있다.
■ 각 국가의 접종률
예방접종은 개개인의 질병을 막기 위한 것이며 또한 집단면역을 이루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질병의 확산을 막거나 늦추기에 충분한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받는 경우이다.
집단면역의 문턱은 질병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홍역의 경우 인구의 95%가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는 반면 소아마비의 이 수치는 80%이다. 아직까지 COVID-19에 대한 집단면역이 이루어지는 비율에 대해서는 정확히 산출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전염병 전문가들의 추정치는 60~90%이다.
현재 전 세계 각국의 백신접종률을 집계하는 옥스퍼드대학교(University of Oxford)의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9월 4일을 기준으로 접종을 완료한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몰타(Malta)이다. 이 나라는 인구의 80.4%가 접종을 완료(2회)했으며 1회 접종 비율도 81%에 이른다.
몰타에 이어 2회 접종 인구 77%의 아이슬란드, 76.5%의 아랍에미리트가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 보건부 장관은 지난 달 말,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전 국민의 80% 접종이 완료됐다고 밝혔으나 옥스퍼드대학교 자료는 현재 75%로 집계했으며 포르투갈(76%), 카타르(74%), 스페인(73%), 우루과이(73%), 칠레(72%), 세이셸(Seychelles. 인도양 서부, 92개 섬으로 이루어진 공화국. 70%) 등이 70% 이상 접종을 완료한 국가들이다.
▲ 전 세계 백신접종률
-9월 4일 기준
-Source : Our World in Data / University of Oxford
▲ 백신접종률 높은 국가
-9월 4일 기준
-Source : Our World in Data / University of Oxford
■ 전 세계 접종 백신 규모
전 세계적으로 약 188개 국가에서 이미 5억4,601만 개의 백신이 접종됐다. 이는 인구 100명 당 69.3명이 1회 접종을 받은 양에 해당한다.
최근 일주일간의 백신접종 인구를 기준으로 중국에서는 하루 960만 명이 접종을 받고 있으며 인도는 1일 평균 740 건의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브라질은 하루 150만 명 접종으로 인도 다음 순이었다.
인구 규모에 따라 7일 간의 접종 평균을 기준으로 1일 접종자 수가 적은 국가를 보면, 투발루(Tuvalu)가 인구 100명 당 하루 2명 접종을 보이며, 에콰도르 및 쿠바가 각각 1.7명이다.
■ 각 대륙별 접종률
백신이 선보이면서 국가간 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상당히 치열했다. 그리고 그 결과에서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간 격차는 여실히 드러났다.
아프리카의 경우 현재까지 백신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3,970만 명에 불과하다. 이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3% 수준이다. 반면 북미(North America) 대륙은 전체 인구의 43.2%인 2억5,550만 명이 접종을 마쳤다.
부유한 국가들이 백신 사재기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반면 가난한 국가들은 의료 분야 등 주요 부문 종사자 및 가장 취약한 계층에 우선 백신을 접종을 하는 데에 애를 먹고 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 소재 듀크대학교(Duke University)의 글로벌 공공보건 정책 연구소 ‘Duke Global Health Innovation Center’가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전체 인구를 대상으로 3회 이상 완전 면역을 꾀할 수 있을 만큼 백신을 확보한 국가는 호주, 캐나다, 영국, EU, 뉴질랜드 등이다.
호주는 사실 적격인구 전체에게 6회 이상 접종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백신을 이미 확보했지만 이 모두가 출시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반면 저소득 및 중하위 소득 국가에서는 인구의 절반조차 백신접종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 대륙별 백신접종률
-9월 4일 기준, 2회 접종자
-Source : Our World in Data / University of Oxford
■ 전 세계 국가에서 사용되는 COVID-19 백신
현재 전 세계에서는 18개의 COVID-19 백신이 사용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백신은 Oxford/AstraZeneca 백신(이 백신은 ‘Vaxzevria’로 이름이 변경됨)으로 184개 국가에서 승인됐으며, Pfizer/BioNTech 백신이 125개 국가에서, 모더나(Moderna)는 71개 국가에서 접종되고 있다.
이들 백신 모두는 두 차례의 접종이 필요하며 단 한 차례 접종으로 면역력을 형성하는 백신은 Johnson & Johnson 백신이다. 이외 백신을 1차 접종받은 이들은 몇 주 또는 몇 달 간격으로 두 번째 접종을 받아야 한다.
호주의 의약품 관리 당국(TGA)으로부터 접종이 승인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지난 달 승인된 모더나이며, 이외 두 개의 백신 등 총 5개 백신 제조사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호주에서 화이자 백신은 지난 2월 말부터 검역 및 국경 근무자, 일선 의료 종사자, 노인 간병 및 장애자 보호시설 거주자 및 근무자 등 ‘우선 접종그룹’에 전달됐다.
뒤이어 호주에서도 제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3월 초부터 출시됐다. 정부는 이 백신 5,380만 도스를 확보한 상태이다.
지난 5월 초 정부는 공급량 사전 확보 및 향후 COVID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부스터 목적으로 2,500만 도스의 모더나 백신 확보 계약을 완료, 올해 말까지 우선 1천 만 도스가 호주에 도착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은 2022년까지 1,500만 도스가 ㅊ가로 호주에 들어온다.
올해 상반기 출시하려 했던 노바백스(Novavax) 백신은 공급 부족으로 올해 3분기 이후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노바백스와의 거래에는 5,100만 도스의 호주 공급이 포함되어 있다.
호주는 또한 COVID-19 백신에 대한 전 세계인의 평등한 접근을 추구하는 글로벌 협업 ‘COVAX Facility’에 합류했으며 자국민을 위해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2,560만 도스의 COVID-19 백신을 구매하기로 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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