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 금융규제 당국이 주택담보 대출 규정을 보다 엄격하게 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서도 지난 주말 시드니 경매는 85.5%의 높은 낙찰률을 이어갔다. 사진은 남부 뱅시아(Banksia)에 있는 경매 매물. 사진 : Stone Real Estate Rockdale
10월 둘째 주 경매 매물 572채... 85.5%의 높은 낙찰률 지속
한 부동산 투자자가 첫 주택 구입자들을 제치고 시드니 남부 록데일 인근의 뱅시아(Banksia)에 있는 오래된 주택을 낙찰받았다. 그가 이 주택을 취득하게 된 배경은 높은 입찰가를 제시한 때문으로, 이 주택은 잠정가격(90만 달러)에서 무려 50만 달러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이다.
이 주택은 지난 주말(9일) 시드니 전역에서 온라인으로 경매가 진행된 572채의 주택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main)이 집계한 441채의 경매 낙찰률은 85.5%로, 봄 시즌 이후 80% 이상의 높은 낙찰률을 이어갔다.
깁스 스트리트(Gibbes Street) 상에 자리한 3개 침실, 2개 욕실의 이 주택은 본래 상태 그대로 시장에 나온 매물로, 245스퀘어미터의 넓지 않은 부지에 자리해 있음에도 잠정가격을 크게 상회한 140만 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한 가족이 70년 이상 거주해 온 이 주택에 입찰한 이들은 한 명의 투자자와 2명의 첫 주택 구입자였다. 입찰이 시작되면서 5만 달러, 2만5천 달러씩 가격이 제시되면서 금세 잠정가격을 넘어섰고, 이후에도 투자자의 적극적인 가격 공세에 처음으로 내집 마련을 꿈꾸었던 다른 입찰자들은 140만 달러 직전에서 포기, 투자자에게 돌아갔다.
매매를 진행한 ‘Stone Real Estate Rockdale’ 사의 조지 캄보로글로(George Kambouroglou) 에이전트는 “모든 기대를 능가하는 환상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이너웨스트(inner west)에서는 3개 침실의 크기 않은 주택이 무려 251만7천 달러에 매매됐다. 릴리필드 그로브 스트리트(Grove Street, Lilyfield) 상의, 273스퀘어미터 부지를 가진 이 주택은 시장에 나오면서 220만 달러의 잠정가격에 책정됐다.
이날 경매에는 9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이 가운데 4명의 입찰자가 가격 경쟁을 이어가 벤더(vendor)가 원한 가격에서 31만7천 달러 오른 후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릴리필드(Lilyfield)에 있는 273스퀘어미터 부지의 주택. 220만 달러의 잠정가격이 책정된 이 주택은 251만7천 달러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사진 : Belle Property Balmain
‘Belle Property Balmain’ 사의 모니크 도우너(Monique Dower) 에이전트를 통해 매매된 이 주택은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에서 온 부부에게 돌아갔다.
도우너 에이전트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지난 몇 개월 동안 경매를 통해 주택을 구입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 포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릴리필드의 이 주택에 입찰했다.
릴리필드에서 멀지 않은 애쉬필드(Ashfield)의 2개 침실 아파트는 40회가 넘는 입찰가 제시 끝에 110만5천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퀸 스트리트(Queen Street) 상의 이 아파트 경매는 5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한 가운데 90만 달러에서 시작됐으며, 이들 중 3명이 가격 경쟁을 이어가 잠정가격인 94만 달러를 금세 넘어섰다. 이후에는 2명의 입찰자가 낮은 입찰가를 내놓으면서 경매는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다.
매매를 맡은 ‘BresicWhitney Glebe’ 사의 론다 임(Rhonda Yim) 에이전트에 따르면, 내부 면적 72스퀘어미터의 이 아파트는 지난 2014년 70만5천 달러에 마지막으로 거래됐다.
동부, 본다이 비치(Bondi Beach)에 있는 3개 침실 아파트는 210만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오브라이언 스트리트(O’Brien Street) 상에 있는 이 아파트의 내부 면적은 122스퀘어미터로 그리 넓지 않은 편이지만 16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다.
170만 달러에서 입찰이 시작된 후에는 5명의 예비 구매자가 가격 경쟁을 이어갔으며, 30여 차례의 입찰가 제시 끝에 잠정가젹(187만 달러)에서 23만 달러가 더 오른 후 낙찰됐다.
매매를 진행한 ‘Ray White Maroubra’에 의하면 이 아파트가 마지막으로 거래된 것은 지난 1986년이었으며, 당시 매매가는 12만5천 달러였다.
광역시드니의 봉쇄 상황에서도 올해 봄 시즌, 경매 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 강력하다는 게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최근 ‘도메인’ 자료는 지난 9월 시드니 주택 경매의 중간 낙찰가가 200만 달러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낙찰률 또한 지난 201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첫 주, 호주 금융 규제당국인 ‘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 ’(APRA)는 기준금리가 오를 경우 주택담보 대출(mortgage)을 받은 이들의 상환능력을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금리 완충장치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 향후 모기지 승인이 더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PRA의 발표 후 첫 주말 경매는 금융당국의 이 같은 계획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전과 다름없는 상황이다.
한편 북서부의 켄서스트(Kenthurst)에서는 2헥타르 넘는 부지의 주택이 400만 달러에 거래됐다.
피트 타운 로드(Pitt Town Road) 상의 이 주택은 29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됐으며, 약 50차례의 입찰가가 제시된 끝에 현지 건축업자에게 낙찰됐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