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기원 조사를 위해 지난해 말 만들어진 국제 전문가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통해 가장 가능성 있는 원인으로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전파’를 언급했다. 이는 중국 우한(Wuhan)의 웻마켓(wet market)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올해 초 발표된 2건의 연구를 뒷받침한다. 사진은 중국 우한 바이러스 실험실(Wuhan Institute of Virology). 사진 : NBC News 영상 캡쳐
올해 초 발표된 2건의 ‘중국 우한의 wet market 시작 가능성’ 연구 결과 뒷받침
‘동물→인간으로의 바이러스 전파 차단 실패’ 경고, “국가적 협력 강화되어야” 강조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발생한 지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 전문가들의 이 바이러스 기원에 대한 조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호주 바이러스 학자가 포함된 또 하나의 국제 전문가 팀은 가장 가능성 있는 원인으로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전파’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처하지 못했음을 경고했다.
이 타스크포스는 COVID-19의 기원과 초기 확산을 주도한 것이 무엇인지 충분한 증거를 평가하고 향후 이 같은 발병을 줄이며 대응 방안을 개선한다는 취지의 ‘증거기반 권고’(evidence-based recommendations)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졌다.
이 국제 조사팀은 지난 10월 10일(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는 다음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적절한 대응을 준비하는 과제 해결에 대부분 실패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는 동물에서 인간으로의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전략을 아직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후변화 및 무분별한 도시 확장은 이런 상황(바이러스 출현)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호주 기반의 이 국제 조사팀 일원인 도허티연구소(The 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 소속 다니엘 앤더슨(Danielle Anderson) 박사는 “모든 증거를 조사한 결과 COVID-19의 기원이 동물성 전염병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조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COVID-19 대유행이 중국 우한(Wuhan)의 웻마켓(wet market. 생선과 농산물 및 현장에서 동물을 도축해 육류를 파는 시장)에서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올해 초 발표된 2건의 연구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지난 6월 세계보건기구(WHO)는 COVID 기원에 대한 이들 조사에 대해 “결정적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조사에서 중국 측 자료가 누락되었기 때문이었다.
앤더슨 박사는 기후변화와 도시개발의 결과로 인간과 동물의 상호 작용이 증가하는 모든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잠재적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문제는) 이것(바이러스)이 알려져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바이러스인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국제 조사팀 일원으로 참여한 호주 기반의 바이러스 학자 다니엘 앤더슨(Danielle Anderson. 사진) 박사. 그녀는 각 국가 및 다양한 보건 분야에서의 더 많은 협력을 포함, 미래 전염병 예방을 위한 ‘원 헬스’(One Health)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 The Peter Doherty Institute for Infection and Immunity
이 조사팀에 속하지 않은 전염병 대비 그룹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의 제인 홀튼(Jane Halton) 위원장은 동물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강화한 것은 전염병의 중요한 교훈이라고 평가하면서 “지난 3년 동안의 우리의 경험은,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파된 결과, 우리는 이에 대응할 능력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팀은 이번 보고서에서 각 국가 및 다양한 보건 분야에서의 더 많은 협력을 포함, 미래 전염병 예방을 위한 ‘원 헬스’(One Health) 전략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앤더슨 박사는 “이는 바이러스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을 미리 살펴보는 것을 의미한다”며 “각국이 공조하면서 인간이나 동물에게 질병 사례가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면 즉시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재적 병원체 식별 ‘중요’
조사팀의 주요 권장 사항은 인간, 야생동물 및 가축 사이에서 잠재적 고위험 병원체를 식별하고 해당 질병의 ‘핫스팟’(hot spot)을 지정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감시’(smart surveillance)라고도 하는 이 같은 대비는 우한(Wuhan)과 같은 유사한 웻마켓 같은 장소를 모니터링 및 샘플링 하는 것을 포함할 수 있다.
아울러 앤더슨 박사는 동물 거래상, 동물보호시설, 도축장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 등 동물과 밀접하게 연관된 이들에 대한 검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기적으로 이들의 혈액을 채취, 무엇에 노출되었는지, 이들의 인체에 어떤 항체가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또한 과학자들이 위험평가 및 조기경보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백신개발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새로운 바이러스를 진단하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염병 대비 그룹 ‘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의 제인 홀튼(Jane Halton. 사진) 위원장은 동물과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강화한 것은 전염병의 중요한 교훈이라고 평가했다. 사진 : ANU
이에 대해 시드니대학교 바이러스 학자인 에드워드 홈스(Edward Holmes) 교수는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며 “그것은 바로 ‘정치’”라고 말했다. 팬데믹 초기, COVID-19 게놈 서열(genome sequence) 해독에 관연한 바 있는 그는 “원하는 모든 것을 감시할 수 있지만 해당 데이터를 공유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정보에 대한 ‘대처’
이와 함께 보고서는 신종 질병의 예방 및 통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 이에 대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홀튼 위원장은 SNS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확산될 경우 해당 플랫폼인 소셜미디어 회사들에게 책임을 부과해야 하며, 이런 잘못된 정보가 지속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녀는 “(누구도) 관련 토론을 억제하려 하지 않지만 모든 당사자는 각자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악의적인 거짓 정보들을 보아 왔기에 소셜미디어는 잘못된 정보를 차단하는 계획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한 특정 조직이 허위 정보와 정치적 동기를 이유로 특정 학자를 공격하거나 위협하지 못하도록 지원하고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 향상 목적의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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