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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진행된 2011 인구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출신 호주 이민자들은 평균적으로 호주 태생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은 반면, 그에 걸맞지 않는 낮은 학업 또는 낮은 기술 수준의 직업에 종사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 : Pixabay / daha3131053 

 

타 국가에서의 취득 자격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 호주 내 대학 출신자 ‘선호’ 경향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인적 네트워크 부족도 해당 자격 분야 일자리 확보의 어려움

 

아민 니아자이(Amin Niazai)씨는 아주 인상적인 이력을 가진 사람이다. 현재 35세로, 멜번(Melbourne)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 태생의 그는 일본 교토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삼림생태 및 기후변화 과학자이다.

니아자이 박사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에서 기후변화 적응, 천연자원 관리 업무를 담당했고 또 유엔 식량농업기구(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al Organisation), 미국 농무부, 호주 정부가 지원하는 개발도상국 프로젝트를 맡은 ‘AusAid’를 포함한 여러 국제그룹 프로그램에도 참여한 바 있다. 또한 4개 국 언어에도 능통하다. 하지만 그는 호주에서 자신의 전공에 맞는 직업을 얻지 못한 실정이다.

지난해 8월 진행된 2011 인구조사 내용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니아자이 박사와 같은 해외 출신 호주 이민자들은 평균적으로 호주 태생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은 반면, 그에 걸맞지 않는 낮은 학업 또는 낮은 기술 수준의 직업에 종사하거나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이번 보고서를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호주인이 하이스쿨을 마친 후 고등교육 학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1천100만 명 이상이 직업 또는 기술전문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2016년 센서스 이후 20%가 증가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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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아민 니아자이(Amin Niazai. 사진) 박사는 삼림생태학자 및 기후변화 과학자로 아프가니스탄에서 화려한 경력을 이어왔지만 호주로 건너온 후 지난 7개월 동안 구직활동을 하다 최근 관련 분야 인턴십 자리를 얻었다. 사진 : Amin Niazai​ 

 

학업 수준을 보면 호주 태생의 56%가 하이스쿨 졸업 이후 고등교육 학위를 갖고 있는 반면 해외 출생 이민자의 이 비율은 63%에 이르며 특히 인도와 방글라데시 출신의 대학 학위 소지 비율은 82%로 높다.

 

고등교육 이수한 이민자,

‘일자리 구하기’ 난관

 

아프가니스탄에서 일하던 니아자이 박사의 꿈은 아프가니스탄의 삼림 훼손 및 사막화를 막고 수년간의 가뭄으로 황폐해진 풍경을 변화시켜 식량자원은 물론 지역사회 거주민의 생계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탈레반(Taliban)에게 정권이 넘어가면서 그는 호주로 도피해야 했다. 그의 가족은 호주에 잘 정착했고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으며 지역사회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됐다. 그러나 일자리를 구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고, 7개월간의 긴 구직활동 끝에 니아자이 박사는 최근 환경-토지-수자원 및 개발계획부에서 3개월간의 인턴십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는 이런 기회를 얻은 것에 흥분하면서 자신의 경력에 큰 발걸음을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람 있는 경험을 하고 네트워킹과 전문적 관계 구축, 호주의 직장 문화와 관습을 배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니아자이 박사는 “이 인턴십 기회가 내 직업 경력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숙련 기술 이민자들의

‘구직’을 막는 장벽은

 

노스 퀸즐랜드(North Queensland)에 자리한 제임스쿡대학교(James Cook University) 조직행동학 에디 응(Eddy Ng) 교수는 해외에서 이주한 숙련 기술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호주에서의 경험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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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내 출생 국가별로 대학학위 취득 비율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ABS

   

그는 이 작업을 통해 “구직을 어렵게 하는 몇 가지 장벽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나는 해외에서의 자격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이었다. 응 교수는 “자격심사기구나 정부는 해당 자격이 (해외에서 이든 또는 호주에서 취득했든) 동등하다고 말하지만, 고용주는 보다 친숙한 호주 내 대학에서 학업을 마친 이들을 고려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입소문(word of mouth)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인 인적 네트워크가 없는 경우 좋은 직업을 구하는 기회를 갖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년 사이, COVID-19 대유행은 고용기회를 변화시켜 숙련기술 직업보다는 서비스 및 접객산업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생성됐다. 하지만 호주의 숙련기술자 비자 프로그램은 더 많은 이민자들이 더 높은 수준의 직업을 찾고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노동시장 불일치를 초래한다는 게 응 교수의 말이다.

이와 함께 응 교수는 ‘직업과 관련된 정보만을 추출하는 전자 심사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이민자들이 자신의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훨씬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구직과정 및 문화적 뉘앙스, 가령 악수 또는 눈 맞춤과 같이 문화적 배경에 따라 매우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교육 및 훈련 또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응 교수는 “구직 과정에 참여하는 방법, 이력서에 무엇을 기재해야 하는지, 구직 방법에 대한 노하우 등 모든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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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어린 나이에 호주에 유입된 해외 이민자의 경우 이 부문에서 더 장점이 있다. 이들은 호주의 방식으로 ‘사회화’될 시간이 많으며 적어도 하나 이상의 호주 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 Pixabay / vidhyarthidarpan​ 

 

아울러 그는 보다 어린 나이에 호주에 유입된 이민자의 경우 이 부문에서 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호주의 방식으로 ‘사회화’될 시간이 많으며 적어도 하나 이상의 호주 자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원봉사 활동,

격차 줄이는 데 도움...

 

응 교수는 또한 자원봉사 또는 지역사회 단체 활동 등 호주에서의 경험 기회가 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개월 이어진 구직 활동 기간 동안 니아자이 박사도 그렇게 했다.

그는 ‘Wyntree at Wyndham’이라는 지역사회 단체에 참여하면서 ‘tiny forest’라는 이름의, 테니스코트 넓이의 호주 토착식물 숲을 만드는 데 도움을 제공했다. 대도시 지역에 만들어진 이 작은 숲은 탄소흡수원 역할을 하여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녹지를 넓히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니아자이 박사는 자신의 학업이나 이력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의 경력을 다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에서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과학기술을 프로젝트, 정책 및 전략에 통합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호주에서의 재정착 과정은 좋았지만 전문적인 고용전환 지원은 미흡했다면서 “멘토링을 제공하는 에이전시가 있지만 학력이나 기술이 다소 높은 수준의 사람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력서 작성이나 인터뷰 방법에 대한 프로그램이 갖추어져 있는 반면, 이민자들을 잠재적 고용주와 연결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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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S Australia'의 케서린 스카드(Catherine Scarth. 사진) 최고경영자. 그녀는 숙련 기술이민자 프로그램의 경우 멘토링, 코칭, 경력 상담 및 네트워킹을 포함하는 단기 과정이 있을 뿐이며 제한된 예산으로 이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도 한정되어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은 VinniesVictoria가 업로드한 유투브 동영상 캡쳐

   

이민자 정착지원 기관이

프로그램 운영하지만

 

호주의 이민자 정착을 지원하는 정부 지원기관 ‘AMES Australia’는 니아자이 박사가 언급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하지만 제한된 예산으로 이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AMES의 캐서린 스카드(Catherine Scarth)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숙련 기술이민자 프로그램은 멘토링, 코칭, 경력 상담 및 네트워킹을 포함하는 단기 과정이 있을 뿐이다. 이 4주 프로그램에서는 각 이민자가 선택한 직종의 멘토와 연결시킨다. 또한 구직 인터뷰를 위한 역할극, 이력서 살펴보기, 호주 현지 회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를 돕기 위해 기업 조직과도 협력한다.

스카드 CEO는 “이 단기간의 프로그램이 끝난 후 80%가 일자리를 찾는 환상적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과정은 정부 이민자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호주에 도착하는 모든 기술 이민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고용주가 회사 내 문화적 다양성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수출시장을 구축하거나 다른 국가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경우를 감안할 때, 해당 국가 출신 고용자는 잠재적으로 언어 및 문화적 이해와 관련된 일련의 추가 기술 인력”이라는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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