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대유행으로 폐쇄됐던 국경 개방 이후 올 회계연도(2022-23년) 호주로의 순이민 수치가 40만 명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노동당 정부가 첫 예산계획을 내놓으면서 전망했던 23만5,000명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사진 : Pixabay / Skitterphoto
70%가량의 해외 유학생 빠른 복귀로... 2022-24년도 사이 70만 명 이상 늘어날 듯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직후 폐쇄됐던 호주 국경이 재개된 이래 올 회계연도 해외 순이민자(net overseas migration. NOM)가 40만 명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전염병 대유행 이후 귀국했던 국제학생들의 빠른 복구에 의한 것으로, 내년도(2023-24년) NOM은 올해보다 다수 줄어든 31만5,000명에 이를 것을 보이는 등 2022년도에서 24년도 사이, 해외에서 유입되는 이민자로 인한 호주 인구는 70만 명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호주는 급격하게 증가한 해외 인력 유입을 처리하기 위한 주택 정책을 비롯해 보다 엄격한 비자 규정을 놓고 연방 및 주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이민자 증가와 향후 전망은 지난해 5월 집권한 노동당 정부가 그해 10월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밝힌 23만5,000명에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중국 등 국가에서 자국민의 여행제한 조치가 해제된 이후 갑자기 늘어난 국제학생 수를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예측된 것보다 늘어난 16만5,000명 가운데 70%는 국제학생들이며, 올해 호주로의 순이민 4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 또한 해외 유학생이다.
해외 이민자 순이주(net overseas migration)는 호주로 유입된 해외 인력의 증가 또는 감소를 뜻하는 것으로, 해외에서의 입국자를 집계하고 해외로 출국한 이들을 제외한 수를 계산한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은 지난 16개월 사이 호주로 유입되거나 해외로 나간 인구 가운데 12개월 동안 호주에 체류했던 이들은 시민권 소지 여부에 상관없이 NOM에 포함한다. 즉 영주비자 소비자 및 임시비자 거주자 모두 포함되며 다만 관광객 등 일시 방문자는 계산하지 않는다.
올 회계연도, NOM의 이례적 급증은 1919년 순해외 이주가 3%에 달했던 제1차 세계대전 및 스페린 독감 대유행(Spanish influenza pandemic) 이후 추세를 반영한다. 올해 유입된 이 순이민 비율은 호주 전체 인구의 1.5%이다.
지난 120년 사이, 호주 순이민(net overseas migration)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ABS
급격한 NOM 증가,
더욱 절실해진 주택 문제
해외에서의 순이주로 인한 호주 인구성장이 빠르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택 문제는 더욱 절실한 사안이 되고 있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지난 4월 28일(금), 새 회계연도 예산계획에 포함될 인구 예측을 논의하기 위한 각 정부관할구역 지도자들과의 회의에서 NOM 증가에 따른 각 주 및 테러토리 도시의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알바니스 총리는 이 회의에서 저렴한 주택 및 사회주택 지원에 20억 달러를 추가하며 투자자 및 부동산 개발자의 재정 인센티브를 위한 두 가지 세금 변경 계획을 내놓았다.
아울러 현재의 임대위기 문제를 의식, 임대료 인상 주기 및 인상액 등의 문제에서 각 정부관할구역으로 하여금 유사한 임차인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를 피력했다.
주택과 관련한 연방정부의 주요 목표는 2024년부터 5년 동안 짐 찰머스(Jim Chalmers) 재무장관이 주도하며 각 주 정부의 지원을 받아 100만 채의 신구 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알바니스 총리의 계획에 대해 빅토리아(Victoria) 주 다니엘 앤드류스(Daniel Andrews) 주 총리는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으며, 크리스 민스(Chris Minns) NSW 주 총리는 주택부족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요 도로를 따라 보다 큰 도시로의 통합을 제시했다.
한편 연방 야당 내각 이민부를 담당하는 댄 테한(Dan Tehan) 의원은 알바니스 정부가 ‘은밀하게 호주인구 증가’(big Australia by stealth)를 추진하고 임시비자 유입의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비난, NOM 수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키웠다.
이에 앞서 아담 밴트(Adam Bandt) 녹색당 대표는 연방 및 각 주-테러토리 정부가 일치해 전국적으로 임대료 동결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알바니스 총리는 신규 주택 건설을 위한 자금조달의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상원에 의해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100억 달러의 ‘호주 미래주택자금’(Housing Australia Future Fund)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녹색당 및 자유-국민 연립에 촉구했다.
향후 NOM, 감소 전망
올해 NOM 수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 4월 27일(목), 클레어 오닐(Clare O'Neil) 내무부 장관이 밝힌 새로운 이민정책을 고려하면 향후 해외 순이민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통계청(ABS)은 12개월 동안 호주에 체류했던 이들을 시민권 소지 여부에 상관없이 순이주(net overseas migration)에 포함한다. 올 회계연도 순이주자 가운데 약 절반은 국제학생들이다. 사진 : Australia Institute of Business and Technology
정부가 밝힌 이민정책 재설정의 주요 내용을 보면, 숙련기술 인력에 발급하는 임시 취업비자에서 근로자의 연간 임금 기준을 현 5만3,900달러에서 7만 달러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는 낮은 임금을 감수하고 호주로 입국하려는 저임금 외국인 근로자들의 인센티브를 없애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학생들이 팬데믹 상황에서 시간제한 없이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것에서 주(a week) 24시간으로 줄이겠다는 계획도 순 이주 예측을 낮추어 전망하게 만든다.
이런 가운데 멜번대학교 인구학자인 피터 맥도널드(Peter McDonald) 교수는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사회적 압력과 관련된 미디어의 우려를 경고하면서 “호주 인구 증가에서 영주비자 부여는 매우 적은 부분”임을 지적했다.
맥도널드 교수는 최근 호주 비영리 온라인 학술지 ‘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칼럼에서 “순이주의 일시적 급증이 노동력과 주택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복잡하며, 현재 많은 호주 미디어에서 우려하는 단순한 용어로 해석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즉 높은 수준의 순이민은 현재 호주에 남아 있는 이들을 집계한 것이며, 대부분이 이미 호주에서 12개월 이상 일하면서 거주하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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