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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9일(금), 캔버라 의회 경제위원회 회의에서 RBA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가 더 이른 시간에 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사진은 이날 회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한 준비를 하는 불록 총재(가운데).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인플레이션 수치 완화... 가계지출 억제하는 가구들, 한술 돌릴 수 있을까

 

호주 각 가정의 재정 지출이 감소하고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미셸 불록(Michele Bullock) 총재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목표 범위인 2~3%로 더 하락하기 전,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생활비 압박과 이자율 부담을 겪는 이들, 특히 담보대출을 가진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일 수 있다.

이달 첫 주 화요일(6일), 올해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현 기준금리(4.35%)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던 불록 총재는 3일 후인 2월 9일(금) 캔버라 의회 경제위원회 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수치가 3% 미만으로 하락하기 전, RBA는 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RBA 이사회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확정했던 불록 총재는 “하지만 언제든 금리 인상을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말까지의 최신 분기 인플레이션 측정치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4.1%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의 변동성이 큰 월별 인플레이션 수치는3.4%로 하락했다. RBA는 내년 말까지 이 수치가 3% 이하로 하락하리라 내다보고 있지만 불록 총재는 기준금리가 이보다 훨씬 앞서 인하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총재는 “통화정책이 현재 제한적이라고 생각하기 전, 반드시 인플레이션이 같은 밴드에 있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아니오, 그럴 것이라 믿는 않는다’라고 말할 것”이라며 “우리는 통화정책의 제한적 성격을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거기(인플레이션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BA는 지난해 11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1년 만에 최고치인 4.35%로 인상했다. 하지만 올 들어 금융시장 및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RBA가 올해 하반기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불록 총재는 금리 인상이 가계지출 둔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이 같은 둔화의 일부는 쇼핑객들이 계속 재정 절약을 위해 노력하고, 보다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녀는 “소비자들은 절약한 재정을 저축하기보다 현재 소득에 맞춰 소비를 조정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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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 이후 현재(2024년 2월)까지의 기준금리를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RBA

   

그러나 이날(9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수치에 따르면 가계지출 둔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2023년) 가계지출은 2.3% 증가에 그쳤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약한 12개월간의 지출이다. 인구 증가와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1인당 지출은 실제로 감소했다,

각 가계의 필수 지출품목이 아닌, 비재량(non-discretionary) 지출은 5.4% 증가했지만 일부 품목 및 서비스 상품 지출은 0.6%감소했다. 기업 수준을 감안한 별도 수치를 보면 지난 12월, 13개 산업 부문 가운데 8개 부문에서 매출이 줄었으며 소매업도 3.3%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경제 컨설팅 회사 ‘KPMG’의 수석 경제학자 브렌던 린(Brendan Rynne) 연구원은 지난해 마지막 6개월 동안 경제가 둔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전망은 어두워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금리상승과 낮은 소비자 신뢰도가 마침내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고, 실질 가계 가처분 소득, 소비, 저축 지표는 1년 전에 비교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 RBA의 주요 관심사는 서비스 가격 상승 수준이다. 이날(9일) 불록 총재는 상품 가격이 예상보다 조금 빠르게 하락하고 있지만 서비스 품목 인플레이션 수준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런 반면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국내경제 수석 경제학자인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고 보았다.

그는 “6개월간의 연간 서비스 인플레이션률이 3.4%로, 같은 기간 다른 품목의 인플레이션율 3.8%보다 낮다”면서 “특히 수요가 냉각되고 노동시장이 더욱 완화되면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RBA가 예상하는 것보다 일부 상품 및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조금 더 빨리 완화되리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커먼웰스 은행은 RBA가 9월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해 올해 연말까지 이자율을 3.6%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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