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 전쟁기념관 벽면에 나타난 군인 형상. 참전 용사로 이 기념관에 이름을 남기고 있는 삼촌 허버트 버트 키펜스(Herbert Bert Keepence)씨를 참배하고자 이곳을 찾은 필립 고든(Philip Gordon)씨는 이날 비가 내리면서 벽면에 나타난 이 형상을 촬영했다.
“기념관 사암 벽에 빗물 흡수되며 나타난 형상” 분석
캔버라(Canberra) 소재 ‘호주 전쟁기념관’(Australian War Memoria)의 ‘Hall of Memory’ 벽면에 나타난, 유령과도 같은 형상의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세 명의 형상 모두 왼쪽에 소총 또는 군 장비로 추측되는 물체를 들고 있으며 다리 부분을 보면 이들이 군복을 착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난 주 토요일(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 사진을 촬영한 필립 고든(Philip Gordon) 씨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삼촌 허버트 버트 키펜스(Herbert Bert Keepence)를 참배하기 위해 캔버라의 기념관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고든씨의 삼촌인 참전용사 키펜스씨는 갈리폴리(Gallipoli)의 론 파인 전투(Battle of Lone Pine)에서 전사했다. 론 파인 전투(8월6일~10일)는 이번 주로 100년을 맞는다.
고든 씨는 이날 전쟁기념관을 방문, ‘Hall of Memory’ 주변을 걷고 있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며 “군인 형상의 형체가 벽에 습기가 찬 것처럼 서서히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느다란 빗줄기 속에서 기념관 벽에 나타나는 형상을 자세히 관찰했고 곧바로 사진을 찍었다”고 밝히며 “이것은 이미 알려진 형상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해 호주 전쟁기념관 대변인은 “사진에 드러난 세 명의 군인 형상은 의도적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비가 오면 벽의 사암이 수분을 빨아들이게 되고, 수분을 함유하면서 어두운 색으로 바뀌어 나타난 얼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고든 씨는 “벽에 이런 형상이 나타난 것에 살짝 놀라긴 했지만 이 형상이 영적인 것과 관계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100년 전의 끔찍한 전쟁에서 사망한 남성과 여성의 가슴 아픈 처참함을 상기시키게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순례에 나서도록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전쟁기념관 벽에서 내가 보았던 형상이 다시 나타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