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멜번카운슬 1).png

멜번 야라(Yarra) 카운슬이 호주 건국기념일인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 1월26일)의 명칭 변경과 당일 주요 이벤트인 시민권 수여식 취소 등을 결정했다. 사진은 의회 회의를 진행하는 야라시티 카운슬 의원들.

 

지방의회 만장일치로... 턴불 총리, “정부 허가 받으라” 비난

 

빅토리아(Victoria) 주 야라(Yarra) 카운슬이 호주 건국기념일인 ‘오스트레일리아 데이’(Australia Day. 1월26일)의 명칭 변경과 당일 주요 행사인 시민권 수여식 취소 등을 결정한 가운데,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연방 총리가 이를 강하게 비난했다고 금주 수요일(16일) 호주 언론들이 보도했다.

멜번 이너 노스웨스트(inner north-east)를 대표하는 야라시티 카운슬(The City of Yarra)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는 호주의 가치를 격하시키고 국가 분열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며 타운홀 미팅을 통해 1월26일 행사의 전면 변경에 대한 표결을 실시,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야라 카운슬은 호주 건국일을 당분간 ‘January 26’로 칭하기로 하고, 기념식은 ‘시민권 수여식’ 대신 원주민 문화 상실을 애도하는 행사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원주민 공동체를 바로 알리는 여러 프로그램을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턴불 총리는 “카운슬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호주인의 분열에 사용했다는 데 크게 실망했다”면서 “호주 시민권 수여규정(Australian Citizenship Ceremonies Code)에 따라 시민권 수여식 폐지를 원하는 모든 카운슬은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이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에 대한 원주민들의 복잡한 심정을 이해한다”면서도 “대다수의 호주인들에게 건국일은 1월26일”이라고 강조했다.

 

종합(멜번카운슬 2).png

멜번에서 열린 원주민 항의시위에서 한 원주민이 “1월26일은 침략의 날(Invasion Day)”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있다.

 

아만다 스톤(Amanda Stone) 야라 카운슬 시장은 ABC 방송의 ‘뉴스 브렉퍼스트’(News Breakfast)에 출연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의 명칭 변경 등의 표결에 앞서 거리 조사 및 인터뷰를 통해 주민 300명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호주 시민권 수여규정’ 사항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1월26일 시민권 수여식에 대한 어떠한 정당성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야라시티에 거주하는 원주민들로부터 호주 건국일은 보다 넓은 개념에서 원주민들의 날로 기념되어야 한다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며 “국민의 한 집단이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국가 전체의 통합과 조화를 위한 기념식을 진행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야라 카운슬은 리치몬드(Richmond), 콜링우드(Collingwood) 및 피츠로이(Fitzroy) 등의 지역(suburbs)을 포함하며 녹색당(Greens) 시의원 4명과 노동당(Labor) 2명, 무소속 2명, 사회주의자연맹(Socialist Alliance) 소속 1명의 지방의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번 변경안을 놓고 야라 카운슬 지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콜링우드에 사는 원주민 여성 로스 술탄(Ros Sultan) 씨는 “야라 카운슬의 이번 변경안은 매우 중요한 사람들에 대한 존중을 표하는 상징적인 움직임”이라며 해당 결정에 환영을 표했다. 그녀는 이어 “원주민들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 일부 사람들이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며 “불쾌하다”고 전했다.

반면 리치몬드(Richmond)의 한 거주민은 “야라 시민의 일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를 가지고 주민 전체의 의견이라고 부풀리고 있다”면서 “야라시티 카운슬 전체를 바보로 만들지 말라”고 비난했다.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명칭 변경안에 대한 투표가 진행되기 전 ‘로열 멜번 공과대학교’(RMIT University)의 원주민 교육 및 관계학 담당인 마크 맥밀란(Mark McMillan) 교수는 “이 상정안이 통과되면, 변화의 파급효과가 호주 전체에 퍼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하며 찬성 의사를 표했다.

그는 “그간 소외됐던 원주민 공동체를 존중하고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아 1월26일이 ‘혼합주의’라는 핵심 기조를 표방하는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니엘 앤드류스(Daniel Andrews) 빅토리아 주 총리는 야라 카운슬의 결정에 대해 “불필요한 움직임”이라며 반대의견을 표하면서 “시민권 수여식은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기념식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말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WA) 프리맨틀(Fremantle) 카운슬이 ‘오스트레일리아 데이’를 1월28일로 변경한 바 있으나, 야라 카운슬처럼 명칭 및 기념식 내용 전반을 개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 야라 카운슬이 결정한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관련 변경 내용

-‘Smoking Ceremony’(호주 원주민의 오랜 의식) 위주의 소규모 문화 행사 진행.

-원주민들이 경험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보다 넓은 범위의 공동체 교육을 중점으로 한 소통 계획 채택.

-‘오스트레일리아 데이’가 국가 차원에서 다른 이름으로 변경되기 전까지 ‘January 26’로 명명.

-카운슬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체인지더데이트’(#ChangeTheDate) 운동 공식 지지 및 후원.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날짜 변경을 위해 연방 정부 대상의 지속적 로비 활동 전개.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멜번카운슬 1).png (File Size:300.0KB/Download:29)
  2. 종합(멜번카운슬 2).png (File Size:340.8KB/Download:31)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1701 호주 ‘천정부지’ 호주 전기세의 숨겨진 내막 톱뉴스 17.08.18.
1700 호주 정신 나간 호주 맥도날드, 이틀 연속 구더기 발견 톱뉴스 17.08.18.
1699 호주 최고의 무대 - 호주 오페라 지평 넓힌 ‘파르지팔’ 톱뉴스 17.08.18.
1698 호주 재부각되는 시드니 홈리스 실태…부익부 빈익빈 시드니의 민낯 톱뉴스 17.08.18.
1697 호주 원내이션 당 폴린 핸슨 당수, 부르카 착용하고 상원 출석 ‘깜짝쇼’ 톱뉴스 17.08.18.
1696 호주 연방정부, 아동 예방접종 권장 캠페인 발진 톱뉴스 17.08.18.
1695 호주 줄리안 리서 연방하원의원, 대북 규탄 동의안 발의 톱뉴스 17.08.18.
1694 호주 라이징 골프 스타, 그레이스 김 톱뉴스 17.08.18.
1693 뉴질랜드 포드 뉴질랜드, 화재 위험 연료 탱크 문제로 리콜 중 NZ코리아포.. 17.08.18.
1692 호주 연방대법원, 동성결혼 위헌소송 9월초 심리 톱뉴스 17.08.17.
1691 호주 연방의원 이중국적 파문 뉴질랜드로 확산 톱뉴스 17.08.17.
1690 호주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 23, 24일 방한 톱뉴스 17.08.17.
1689 뉴질랜드 공중화장실 훔쳐가려다 버리고 가버린 도둑 NZ코리아포.. 17.08.17.
1688 호주 바나비 조이스 연방 부총리, 뉴질랜드 ‘이중국적’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7 호주 자녀의 디지털 기술 적응력-안전을 위한 10가지 팁은...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6 호주 Australia's best country and outback festivals(2)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5 호주 시드니 '메트로 웨스트 프로젝트', 지역 고층화 촉진할 듯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 호주 멜번 야라카운슬, ‘Australia Day 명칭 변경’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3 호주 시드니, ‘테러 공포’로 ‘살기 좋은 도시’ 순위서 밀려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2 호주 NSW 주 총리, “한국과의 협력 촉진, 기대된다”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1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Spring Festival’ 계획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80 호주 8월 2주 경매, 지난 2개월 만에 최고 낙찰률 기록 file 호주한국신문 17.08.17.
1679 뉴질랜드 존키 전 총리, 명예 훈장 수락 후 기사 직위 받아 NZ코리아포.. 17.08.17.
1678 호주 멜버른 카운슬, 오스트레일리아 데이 ‘거부’…정부, ”카운슬의 도 넘은 정치 행위” 톱뉴스 17.08.16.
1677 호주 시드니 홈부쉬 아파트 개발단지 난맥상…선분양자 80명 ‘망연자실’ file 톱뉴스 17.08.16.
1676 호주 글로벌 자원 기업이 눈독들이는 WA 그린부시스 광산 마을 톱뉴스 17.08.16.
1675 뉴질랜드 6월말 현재 NZ 총인구 479만명, 작년에 10만 4천명 증가 NZ코리아포.. 17.08.16.
1674 뉴질랜드 교통사고 사망자 중 3백 명 넘는 수, 안전벨트 미착용 NZ코리아포.. 17.08.16.
1673 호주 케빈 러드 전 총리, 대북 군사 대응 주장 말콤 턴불 총리에 “독설” 톱뉴스 17.08.15.
1672 호주 한국문화원, 한국의 차 문화 선보인다. 톱뉴스 17.08.15.
1671 호주 호주 연방부총리는 뉴질랜드인…? 톱뉴스 17.08.15.
1670 뉴질랜드 남태평양에서 신혼여행 중이던 NZ 여성 아동작가, 말 사고로 사망 NZ코리아포.. 17.08.15.
1669 뉴질랜드 노숙자 증가, 10년 이내 임대주택 건설 추가 필요 NZ코리아포.. 17.08.15.
1668 뉴질랜드 키위 67% 비디오 게임 즐겨 NZ코리아포.. 17.08.15.
1667 뉴질랜드 뉴질랜드 지난 분기, 소매 매출 늘어나 NZ코리아포.. 17.08.15.
1666 호주 ‘첩첩산중’ 한국전력공사 바이롱 탄광 프로젝트 ‘오리무중’ 톱뉴스 17.08.14.
1665 호주 계속되는 호주 달러화 강세에 RBA “경제성장, 고용전망에 부담” 톱뉴스 17.08.14.
1664 뉴질랜드 많은 키위들, 부채에 대한 우려 NZ코리아포.. 17.08.14.
1663 호주 호주 “북, 미국 공격시 ANUS 즉각 발동” 톱뉴스 17.08.12.
1662 뉴질랜드 칼 휘두르며 담배 강탈한 여성 강도 NZ코리아포.. 17.08.11.
1661 뉴질랜드 세계 최고의 12층 목재 사무실 고층빌딩 “웰링턴에 들어선다” NZ코리아포.. 17.08.11.
1660 호주 ‘법의 사각지대’ 마틴 플레이스 홈리스 텐트촌 …주정부-시드니 시청 힘겨루기 격화 톱뉴스 17.08.11.
1659 호주 연방상원, 동성결혼 국민투표안 재부결… 자유당, 우편국민투표 실시 강행 톱뉴스 17.08.11.
1658 호주 QLD 해안가 추락 미 해병 ‘오스프리’ 수송기 추락 지점 확인…해병대원 3명 실종 톱뉴스 17.08.11.
1657 호주 마피아 두목과의 롭스터 만찬… VIC 야당당수 “구설수” 톱뉴스 17.08.11.
1656 호주 호주 육상 ‘올림픽 금메달 소녀’ 베티 커스버트 별세…향년 78세 톱뉴스 17.08.11.
1655 호주 마스터 셰프 오스트레일리아를 꿈꾸는 한인청년 톱뉴스 17.08.11.
1654 호주 11주간 야외 낮잠 진행한 호주 유치원…"감기 등으로 결석 1% 미만" 톱뉴스 17.08.11.
1653 호주 끝이 안보이는 시드니 부동산 시장 열기 톱뉴스 17.08.11.
1652 호주 호주인, 일본 방문 급증…평창올림픽 앞둔 한국은? 톱뉴스 17.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