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6일(금) 오후 캔버라에서 열린 의회 위원회에 참석한 RBA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는 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따른 3분기 호주 경제활동의 위축을 경고하면서 모든 이들이 서둘러 백신접종을 받는다면 국가 경제의 타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지난 2월, 캔버라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호주 경제에 대해 설명하는 필립 로우 총재. 사진 : Sky news 방송화면 캡쳐
시드니 감염 확산 및 연쇄 록다운, 수개월 내 국가 경제 타격 예상
‘델타’ 변이를 가정한 모델링, 추가 변이 바이러스로 상황 바뀔 수도
광역시드니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계속되고, 멜번(Melbourne, Victoria)이 여섯 번째 록다운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가 전국민의 백신접종을 촉구했다.
로우 총재는 NSW 주에서의 ‘델타’ 균주 발병과 다른 주(State)로의 확산에 따른 연쇄 봉쇄 조치 영향이 향후 수개월 내 국가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백신접종을 서두를수록 피해를 줄이고 더 이른 시간에 제한이 완화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로우 총재는 지난 8월 6일(금) 오후 캔버라에서 열린 의회 위원회에 참석, “현재 호주는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3분기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경제활동이 6개월 연속 위축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 단계에서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로우 총재는 RBA의 모델링 결과를 언급하면서 “지금의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또 다른 변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가정은 배제한 연구”라면서 “이런 점에서 6개월 연속 위축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며 “ 때문에 모든 이들이 서둘러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호주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고 제한을 완화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로우 총재는 ‘내년도 호주 경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가’라는 의회 질문에 “그럴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물가상승에 대해 로우 총재는 “인플레이션 확산에 대한 문제는 미국의 정치적 논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호주 경제에 인플레이션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호주통계청(ABS) 데이터에 따르면 연간 인플레이션은 3.8%로 RBA의 목표 범위인 2~3%를 상회하며 최근 수년간의 비율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인플레이션 상승은 대체로 일시적 현상이며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로우 총재 또한 2023년까지는 2% 상승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로우 총재에 따르면 현재 호주 일각에서 제기하는 인플레이션 우려는 올해 초 미국에서 시작됐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지속적인 경기부양과 이미 이전에 내놓은 대규모 부양책의 결과였다”는 로우 총재는 “이런 배경에서 보면, 특히 미국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미친 세계 전자산업에서의 공급 중단과 경기부양 정책을 결합해 볼 때 세계 경제가 더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돌아갈 것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우 총재는 “따라서 미국은 호주와는 실질적으로 다른 상황에 있었다”며 “호주에서 인플레이션이 급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예측했다.
로우 총재는 “현재 전망에서, 향후 몇 년 동안 호주의 임금상승률이 3% 미만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우리(호주)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호주에서의 인플레이션 문제는) 궁극적으로 노동시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임금이 2%포인트 상승할 경우 인플레이션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