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카운슬이 약 80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예술조형물로 CBD를 꾸미겠다며 작품을 선정, 발표한 가운데 일부 예술계 관계자 및 시 의원들은 선정 작품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이번에 선정된 작품 ‘클라우드’의 모형과 시드니 시의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장.
일부 예술계 전문가 및 시의원, 설치작품 선정에 강한 비판
“장엄하고 기발하다”라고 설명되는 800만 달러 가치의 예술품들로 시드니 CBD를 꾸미겠다는 시드니 카운슬의 계획에 대해 일각에서는 냉소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드니 시장은 전문가 패널 앞에서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앞에 설치될 50~75미터 높이의 새로운 아치형 조각물인 ‘클라우드(cloud)’의 최종 콘셉트를 발표했을 때 그녀는 “환상적”이라며 감탄했다. 다른 이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인사들의 생각은 결코 무어 시장과 같지 않았다. 조각가인 론 로버트슨-스완(Ron Robertson-Swann)씨는 “이 조각물은 거대하고 바보스럽다”고 전하며 “이것들은 우리를 지루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단지 장식용 아치이다. 절반 크기로 만들어져도 충분하며 이것이 시드니의 아이콘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축가인 데이빗 바고(David Vago)씨 또한 비슷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만약 미켈란젤로가 현대 예술이 주제를 정하고 거대하게만 만들면 된다는 것을 안다면 무덤에서 탄식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350만 달러의 예산이 들어가며 무어 시장에 의해 에펠탑과 같은 세계적인 건축물과 비교되는 이 조각은 일본 예술가이자 하버드 평론가인 준야 이시가미(Junya Ishigami) 작가에 의해 디자인됐다.
또 다른 두 개의 작품은 센트럴 역 옆 벨모어 파크(Belmore Park)에 250만 달러의 예산을 들여 우유 박스 모양으로 된 3층 높이의 파빌리온(pavilion, 공원 안의 쉼터・공연장 등으로 쓰이도록 용도보다는 아름다움을 강조하여 지은 건물)과 켄트 스트리트 언더패스(Kent Street underpass)에 60개의 청동으로 만들어진 수제 조류 모양의 장식(210만 달러 규모)이다.
로버트슨-스완 작가는 “우유 상자 모양의 예술품은 심각하게 지루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과 다르게 다른 예술계 관계자들은 이번 계획을 환영하기도 했다. 아치형 구조물과 이시가미 작가의 스타일을 칭찬하는 현대미술관(Museum of Contemporary Art) 엘리자베스 앤 맥그리거(Elizabeth Ann Macgregor) 관장은 “이번 작품 설치로 인해 시드니는 좀 더 유명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시의 한 의원에 따르면 친숙한 만화 캐릭터인 유령 캐스퍼가 금속의 하얀 리본을 매고 있는 작품도 후보에 있었으며 치실 모양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드니가 이런 대담한 아이디어들에 대해서는 왜 거부했는지 불분명하다.
만약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공공 미술품을 선택했다면 금주 화요일(29일) 오전까지 비밀에 붙여질 수밖에 없었던 새로운 설치물들에 대한 논쟁은 줄어들 수 있었을 터이다.
시드니 카운슬의 에드워드 맨드라(Edward Mandla) 의원(자유당)은 “대중들이 최종 후보에 대해 직접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번 설치물들은 도심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가 보행자대로와 경전철 라인으로 탈바꿈 되는 3년에서 7년 후에 완성될 전망이다. 아치의 최종적인 높이는 기술적인 분석을 마친 후 결정된다.
무어 시장은 조형물 설치에 대한 이 같은 비판들에 대해 매우 민감해 하며 “오늘은 단지 작품에 대한 대화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계획의 변경 유무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다만 무어 시장은 “1957년 전문가 패널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디자인을 선택했을 대 보였던 대중들의 반응과 마찬가지로 카운슬이 설치하는 이 작품들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사랑을 보낼 것”이라며 “사람들이 시드니를 알고, 오페라 하우스를 알며, 하버브릿지를 아는 것처럼 미래에 사람들은 ‘클라우드’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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