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만들어진 대학입학 능력 시험인 HSC(Higher School Certificate)가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폐지되어야 하며, 전국 학생 학력평가인 NAPLAN(National Assessment Program–Literacy and Numeracy) 또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가 아니라 경쟁심만 주입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NAPLAN 시험장의 학생들.
파라마타 교구 가톨릭 교육원장, “시대변화 따른 지식-기술 반영 못해”
한 유명 교육자가 HSC(Higher School Certificate, 대학수학 능력 시험)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주 금요일(4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파라마타(Parramatta) 교구의 그렉 휘트비(Greg Whitby) 가톨릭 교육원장은 이달 초 NSW 주 NAPLAN 성적 결과가 발표되자 이 같은 주장을 폈다.
휘트비 교육원장은 “HSC는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언급, “폐지되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또한 “NAPLAN 자료가 학생들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어, 12학년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1950년대 만들어진 HSC는 급변하는 직업시장에서 요구되는 기술 및 지식을 반영하지 못해 취업에 도움 되지 않는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현재 ‘ATAR’(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전체의 20%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세계적으로 온라인 공개강좌(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가 널리 이용되는 시대적 변화를 강조하면서 학생 평가기준 시험이 변경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제 학력평가 시험’(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과 같은 글로벌 시험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IB는 세계 각국 18-19세 학생들이 치는 시험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사회에서 필요한 지적능력, 인간성, 감정 및 사회적 능력을 평가한다.
HSC 및 NAPLAN 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한 가톨릭 파라마타 교구의 그렉 휘트비(Greg Whitby) 교육원장(사진).
웨스턴 시드니(western Sydney)와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 소재 초등학교 및 고등학교를 포함해 가톨릭 교육재단 80개 학교 4만5천명 이상의 학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휘트비 교육원장은 NSW 주 교육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주 금요일(4일) ‘헤롤드 윈햄 메달상’(Sir Harold Wyndham Medal Award)을 수상했다.
그는 교사간 대대적 협력을 포함한 ‘혁신 의제’(transformation agenda)를 주도하고, 모든 학생들의 학업성취 과정을 나타내는 자료인 ‘데이터 월’(data wall)을 벽에 붙이도록 해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학교운영 상황을 쉽게 파악하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휘트비 교욱원장은 “호주 교육시스템은 ‘후방시야 전략’(rear vision strategies)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NAPLAN 같은 테스트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주 발표된 NAPLAN 시험 결과에 따르면 9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과거에 비해 대부분 향상되었으나, 70%가 HSC 시험 자격에는 미달돼 읽기, 쓰기 및 수학시험 부문에서 재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본지 1253호 보도).
자료에 따르면 9학년 학생 50% 이상이 ‘수리’와 ‘읽기’ 부문에서 온라인 시험 대상자이며, 60%가 ‘쓰기’ 부문 재시험 대상자다.
휘트비 교육원장은 “NAPLAN은 학생들에게 ‘성취’(achievement)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competition)만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