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합법화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우편조사가 실시된 가운데 호주 유권자 1천200만 명이 이미 설문지를 작성, 이를 회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등록 유권자 1천600만 명 중 77% 회신... ‘젊은층’ 두드러져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국민적 의견 수렴을 위한 우편조사(postal survey)가 지난 9월12일 각 유권자에 대한 설문지 우편 발송과 함께 시작된 가운데 지난 달 말까지 1천200만 명 이상이 이 조사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주 월요일(2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관련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에 따르면 호주 전역에서 우편조사에 응하겠다고 등록한 유권자 1천600만 명 가운데 77%가 설문지를 회신한 상태이다.
이는 1천200만 명 이상이 설문지에 답했음을 뜻하는 것으로, 77%의 참여자 가운데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젊은층(18-24세) 69%가 포함되어 있다. 조사 결과 드러난 젊은층의 이 같은 참여율은 지난 1998년 하워드(John Howard) 정부 당시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우편조사 설문지를 회신하지 않은 젊은층(18-24세) 가운데 17%(약 1천 명)는 ‘설문지를 이미 작성했다’는 답변이었다.
금주 월요일(2일) 발표된 ‘Sky News’의 ‘ReachTEL’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미 설문지를 작성해 통계청에 회신한 이들(젊은층) 가운데 동성결혼 합법화에 ‘찬성’ 의사를 밝힌 비율은 64%에 달하며 ‘반대’ 의견을 표시한 이들은 16%였다.
반면 동성결혼 합법화를 반대하는 진영 입장에서 좋은 소식은, 남녀간의 전통적 결혼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분석되는 65세 이상 유권자 80%가 ‘반대’를 표시했다는 점이다.
이보다 앞서 실시된 ‘Newgate Research’ 조사에서도 우편설문지 회신을 마친 이들은 전체 유권자의 65%로 나타났다. 이 같은 우편조사 회신율은 지난 2015년 아일랜드에서 같은 이슈를 놓고 실시한 국민투표 참여율 64%보다 높은 수치이다.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는 '평등 캠페인‘(The Equality Campaign) 측의 티어넌 브래디(Tiernan Brady) 대표는 특히 호주 젊은층의 우편조사 참여율에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우리는 우편조사에 등록한 젊은층의 열정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언급한 브래디 대표는 “이들은 친구, 가족, 직장동료들에게도 ‘찬성’ 지지를 독려할 것으로 본다”면서 “젊은층뿐 아니라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동성애자들도 똑같은 존엄성을 갖고 있음을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반대’ 캠페인 측인 ‘Australian Christian Lobby’의 라일 셀튼(Lyle Shelton) 대변인은 “우편조사의 높은 참여율은 우리 진영으로서 놀라운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아직 우편조사에 응하지 않은 수백만의 호주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편조사의 높은 참여율을 환영한다는 셀튼 대변인은 “60% 이상의 우편참여는 신뢰할 만하다”면서 “하지만 ‘반대’ 진영은 마지막 순간까지 동성결혼 합법화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호주 선거위원회(Australian Electoral Commission)가 내놓은 우편조사 등록 관련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응하겠다고 등록한 시드니 지역 유권자 분포를 보면 18-24세 사이의 유권자가 9만8천 명으로 상당한 수치를 보였으며, 이들 가운데는 여성 및 시드니 도심 거주자가 압도적이었다. 젊은 계층과 여성의 경우 고령층과 달리 동성결혼 합법화에 더 개방적 사고를 가진 이들이다.
애초 논의됐던 국민투표(plebiscite)를 대신해 우편조사로 국민 여론 수렴을 위해 실시되는 우편조사는 지난 달 12일 설문지를 각 등록 유권자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며, 권장 마감일은 이달 27일, 최종 마감일은 11월7일이며, 이에 대한 결과는 11월15일 발표될 예정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