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첫주인 지난 주말(7일) 시드니 경매에는 679채의 주택이 매물로 등록된 가운데 경매 결과는 418채만 집계, 70%에 못 미치는 낙찰률을 보였다. 사진은 지난 주 경매에서 510만 달러로 최고가 낙찰을 기록한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소재 주택.
낙찰률 70% 못미쳐... 679채 등록 매물 중 418채의 결과만 집계
10월 첫주 주말인 지난 주 토요일(7일), 시드니 경매 시장에는 679채의 주택이 매물로 등록, 경매가 진행된 가운데 10채 중 3채 이상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 3분의 1에 달하는 부동산 에이전트가 정확한 경매 결과를 밝히지 않은 가운데 집계된 낙찰률은 70%에 못 미친 상황이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경매 결과에 대한 과소보고는 시드니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시드니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완전히 구매자 주도로 변화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시드니 주택 시장이 전통적인 부동산 붐 이후의 상황과 같은 양상이며, 일부 특정 지역에서는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NSW 부동산 연구원’(Real Estate Institute of NSW)의 존 커닝엄(John Cunningham) 대표는 판매자들의 높은 매매가 책정이 경매 결과를 방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은 1년 내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면서 “주택소유자들이 6개월 전의 판매 가격을 기대치로 매매가를 책정한다면 분명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주택 시장은 6개월 전과 분명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지난 주말 경매 이후 보고된 418채의 주택 가운데 거래가 성사된 비율은 69%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낙찰률에 비해 10%포인트 낮은 수치이다.
이날 매물로 등록된 679채의 주택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199채에 대해서는 거래 결과가 집계되지 않은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경매 전 사전 판매가 이루어지면서 판매자가 경매를 취소한 것으로, 이는 2012년 이후 올해 초까지 이어진 경매 시장의 강세가 어느 정도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해설할 수 있다.
‘도메인 그룹’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시드니의 인기 높은 이너 지역들(inner suburbs)이 주말 경매시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각 지역별 낙찰률을 보면 시드니 도심 및 동부(city and east), 로워노스(lower north)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강세를 보여 각 80.3%, 80%의 낙찰률을 보였으며 근래 저조했던 캔터베리 뱅스타운(Canterbury Bankstown)이 72.0%의 거래 결과를 기록했다. 이어 어퍼노스쇼어(upper north shore. 69.9%), 이너웨스트(inner west. 69.6%), 노던비치(northern beaches. 67.4%) 순이었으며 시드니 서부(west) 63.6%, 남서부(south west)가 가장 낮은 40.7로 집계됐다.
이날 경매에서는 적은 인파에 입찰자마저 나오지 않는 매물도 상당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드니 북부의 인기 주거지역이자 판매자 시장으로 꼽히는 노스 발골라(North Balgowlah)의 새로 개조한 4개 침실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270만 달러를 책정했지만 의외로 입찰자가 없어 경매가 진행되지 못했다.
‘Clarke & Humel’ 사의 킹슬리 루커(Kingsley Looker) 에이전트는 “하지만 경매 과정을 거치지 않고 부동산 업체 중개로 250만 달러에서 275만 달러 사이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너웨스트 지역에서 높은 낙찰가를 보여온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는 지난 주말 경매에서도 이 같은 낙찰가 강세를 이어갔다. 재건축이 가능한 알버트 로드(Albert Road) 상의 3개 침실 주택에는 9명이 입찰, 가격 경쟁을 펼쳤다.
이 매물 매매를 담당한 스트라스필드 파트너(Strathfield Partners) 사의 바네사 김(Vanessa Kim) 에이전트는 150만 달러에서 175만 달러로 예상했던 판매가가 3명의 경쟁으로 213만 달러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가 매매를 진행한 스트라스필드 토링턴 로드(Torrington Road) 상의 또 다른 4개 침실 주택은 이날 경매에서 510만 달러의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도메인 그룹’ 자료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등록된 주택 수는 지난해에 비해 30% 증가한 수치이다. 이와 관련, 발골라(Balgowlah)와 맨리(Manly)를 기반으로 주택을 판매하는 부동산 에이전트 커닝엄(Cunningham)씨는 “지난 3-4년간 이 지역 매물주택 재고는 극히 낮은 수준이었다”며 “최근 매물 주택이 늘어난 것은 계절적 영향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상황은 ‘포스트 붐’(post-boom) 사이클의 일부”라는 커닝엄씨는 “부동산 붐의 한 가지 이유는 공급이 적고 수요가 높기 때문”이라며 “강세를 보이던 시장이 정상적인 환경으로 변화될 때는 당연히 매물 등록 주택이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늘어난 매물 등록 주택이 시드니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번 주 시드니 경매 시장에는 지난주에 비해 다소 늘어난 700채의 주택이 등록된 상태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