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노동당, 정부 여당의 시민권 시험제도 강도 높게 비판
호주 연방노동당은 금주 수요일(29일) 현 자유국민연립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시민권 시험에 대해 “백호주의 시대에 적용되던 영어요건보다 더 어렵다”고 비판했다.
연방노동당의 토니 버크(사진 왼쪽) 예비내각(Shadow cabinet) 시민권부 장관은 이날 저녁 데니스톤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시민권 포럼’에서 정부의 시민권 개정안 중 ‘대학수준의 영어요건’과 ‘영주권자로 4년 체류 요건’을 2대 독소조항으로 거론하며 그 부당성을 역설했다.
버크 예비 장관은 “현재의 ‘대화 영화(Conversational English) 요건’을 대체하는 ‘대학수준의 영어요건’은 일반인이 쉽게 통과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시민권자’ 아래 ‘영주권자’라는 하위계급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는 12월16일 치러질 베네롱지역 보궐선거에 출마한 크리스티 케닐리(사진 오른쪽) 전 NSW주 총리도 참석해, 백호주의 시대 때 영어시험 지문과 현재 IELTS 시험에 나오는 지문을 직접 따로 읽은 후에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버크 예비 장관은 ‘영주권자로 4년 체류해야 한다는 요건’도 “영주권을 받기 전에 이미 임시비자로 5-6년 체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민권을 취득하려면 10년 세월이 걸리게 된다”면서 “이건 너무 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민권은 호주인의 정체성에 관계된 중요한 이슈인데 이러한 차별적 요소를 가진 개정안에 베네롱 지역구 의원이었던 존 알렉산더 자유당 후보가 찬성표를 던진 것을 상기시키며 케닐리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노동당의 케닐리 후보를 당선시켜 새 시민권 시험안을 상원에서 부결하는 것뿐 아니라 하원에서도 부결되도록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케닐리 후보도 연설 도중 최근 퀸슬랜드 주선거에서 자유당이 폴린 핸슨의 한나라(One nation)당에 선순위를 부여했다가 참패한 것을 지적하면서 노동당은 한나라당을 항상 최후순위를 둔다고 역설했다. 이는 중국과 한국계 등 이민자 커뮤니티가 한나라당을 싫어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는 소수민족 공동체 대표자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청중들이 참석해 포럼 후반부에 활발한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김인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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