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여왕 2세 추모를 위해 호주는 오는 9월 22일, 일회성 공휴일을 갖는다.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각 주 및 테러토리 지도자들과 협의 후 이 날을 추모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 같은 방침을 설명하는 알바니스 총리. 사진 : ABC 방송 ‘Insiders’ 프로그램 화면 캡쳐
알바니스 총리 밝혀... 공화제 논의 관련, “지금은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기간” 일축
호주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Queen Elizabeth II) 국장이 끝난 후 여왕을 추모하는 일회성 국가 공휴일을 갖게 된다.
지난 9월 10일(토)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공영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인들이 여왕을 추모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9월 22일은 일회성 공휴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결정에 앞서 총리는 각 주 및 테러토리 지도자들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는 또한 “호주의 ‘공화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잘 알려져 있지만(그는 공화제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지금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고 이제 막 찰스 왕세자가 왕위를 계승한 지금, 헌법 변경 논쟁을 시작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알바니스 총리는 “지금은 국가 애도기간이며 오는 9월 22일은 다시금 호주가 하나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월 11일(일) 오전 11시, 알바니스 총리와 내각 장관들은 호주 총독(Governor-General)의 집무실이 있는 야랄룸라(Yarralumla) 정부 청사에서 집행위원회 회의를 갖고 데이빗 헐리(David Hurley) 총독에게 찰스 국왕(King Charles III)을 주권자로 선포할 것을 권고했으며, 헐리 총독은 이날 정오를 기해 캔버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는 하루 앞선 토요일(10일) 런던 세인트 제임스 궁(St James Palace)에서 찰스 왕과 추밀원(Privy Council. 영국 국왕을 위한 정치문제 자문단) 회의 후 나온 선언문에 따른 것이다.
총리와 총독은 어제(15일, 목) 런던으로 출국했으며 19일(월. 호주시간) 치러지는 여왕 장례식에 참석한 뒤 찰스 왕을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호주에서의 추도식(22일)을 위해 21일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야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는 여왕 추모를 위한 정부의 일회성 공휴일 방침에 대해 지지를 보냈다.
찰스 왕세자가 국왕 자리를 승계한 다음 날인 지난 9월 11일(일), 영국 군주를 대신하는 호주의 데이빗 헐리 총독(Governor-General David Hurley)이 캔버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찰스 국왕(King Charles III)을 호주 주권자로 선포하고 있다. 사진 : Sky News 방송 화면 캡쳐
정계 인사들도, 공화제
관련해 “지금은 아니다”
ABC 뉴스 생방송인 ‘Insiders’와의 인터뷰에서 알바니스 총리는 공화제에 대한 질문에 “여왕은 ‘호주가 우리의 운명을 책임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만 말하며 다른 언급은 피했다.
자유당의 더튼 대표 또한 (여왕 서거 이후 예상되는) 호주의 공화제 문제는 지금 거론할 논쟁이 아니다면서 ‘호주의 입헌군주제와 웨스트민스터 시스템의 안정성’을 강조(그는 대표적인 입헌군주제 지지자이다)했다.
같은 방송에서 더튼 대표는 “지금 우리는 놀라운 세계적 지도자, 많은 여성들에게 롤 모델이었던 여성 및 전 세계 많은 여성들의 지도자였던 이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 동안 이어온 국가 운영 시스템의 안정성을 갖고 있고 그것이 흔들림이 없다고 믿기에 우리는 여왕만큼 왕(‘King CHarles III’)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존 하워드(John Howard) 전 총리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최고의 입헌 군주”라고 묘사하며 “다른 국가의 불안정성 때문에 군주제의 가치를 더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워드 전 총리 또한 입헌군주제를 지지하는 이들 중 하나이다.
이어 “사람들은 전 세계의 국가 시스템을 보고 있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공되는 대안 거버넌스 시스템이 그렇게 나아보이는 것도 아니다”는 하워드 전 총리는 “입헌군주제의 강인함과 내구성, 유연성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호주의 공화제 전환 또는 군주제 유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논쟁은 계속될 것이며 결코 멈추지 않을 토론”이라고 언급한 뒤 “민주주의 제도에서 충분히 공정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변화를 주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