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애보트 총리가 영국 왕정제의 유산인 기사(knights)와 귀부인(dames) 작위를 논란 속에 재도입했다. 이는 봅 호크 정부(노동당)가 “현대 호주 사회에서 불필요하다”며 폐지한 것을 거의 30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강경 보수성향의 애보트 총리의 이같은 결정에 야당은 반발하고 있다. 애보트 총리가 정계 입문 전 ‘입헌군주제를 위한 호주인(Australians for Constitutional Monarchy)’의 전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30년 만에 애보트 총리는 이번 주 퇴임을 하는 쿠엔틴 브라이스 연방 총독을 첫 귀부인으로, 신임 총독으로 내정된 피터 코스그로브 전 국방 합참의장을 첫 기사로 각각 임명했다.
이로써 코스그로브 총독 내정자는 28일(금) 취임식에서 코스그로브 경(Sir)의 호칭으로 불린다. 애보트 총리는 “호주 사회에 탁월한 기여를 한 호주인들 중 기사와 귀부인의 영예를 갖게될 것”이라면서 “매년 최대 4명에게 기사 또는 귀부인 작위를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보트 총리의 영국 왕실 작위 부활 결정은 내각의 승인을 받지 않은채 총리의 의지대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보트 총리는 “당내 일부 인사들과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자유당의 러셀 브로드벤트 의원은 “흠미로우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노동당의 켈빈 톰슨 의원은 “애보트 총리가 취임을 하면서 연립 정부는 깜짝쇼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깜짝쇼의 대가인 셈이다”라고 공격했다. 전 정부에서 각료 취임 시 이슬람 경전 코란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해 화제를 모았던 노동당의 에드 후시크 의원은 “애보트 총리가 시대에 뒤쳐져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고 비난했다.
토니 버크 야당 하원 원내대표는 “노동당이 재집권하면 작위 제도를 다시 철폐할 것”이라면서 빌 쇼튼 야당대표가 장모인 브라이스 총독이 귀부인 작위를 받았기 때문에 비난에 침묵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