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호주대사 “한우와 직접 경쟁하지 않아”
호주 연방 상원이 27일(목) 호주-한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안을 외교 국방 통상 위원회(Foreign Affairs, Defence and Trade References Committee)로 이관해 정밀 분석을 하도록 표결했다고 국영 ABC방송이 28일 전했다.
페니 웡 야당 상원원내 대표 겸 통상 담당의원은 “한호 FTA 합의안(KAFTA)이 호주 입장에서 1차 산업 생산자들과 전체 호주 경제를 위해 최선의 협상(best deal)인지 여부를 상원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신규 FTA 합의안은 조약 관련 상하양원 위원회(JSCoT: Joint Standing Committee on Treaties)로 이관돼 조사를 하는 것이 관례인데 KAFTA는 상원 조사를 거치도록 결정됐다. 웡 상원의원은 “여러 농산품의 한국 시장 접근에 대한 양국 합의안이 가장 좋은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 점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노동당의 조사 결정은 무역이 호주 경제에, 특히 농업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는 한국 시장에서 호주산 쇠고기의 관세가 이미 한국과 FTA가 체결된 미국산 쇠고기보다 높아 경쟁력이 불리하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웡 의원은 “우리는 이 사안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 합의안을 지연시키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조약 위원회와 함께 조속히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윌리엄 패터슨 주한 호주대사는 25일 서울에서 한국 외교부 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한-호주 FTA에 체결에 따른 한국 농축산계의 우려에 대해 "호주산 소고기는 한우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세그먼트(segment·부분)가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호주산 소고기는 사실 한국시장에 들어와 있는 미국산 소고기와 경쟁한다고 보면 된다"며 "한우는 맛도 좋고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만 호주산 소고기는 한우와 가격 측면에서 4배 정도 더 싸다. 더 싼 가격에 고품질의 소고기를 더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쌀과 분유, 돼지고기 냉동 삼겹살 등 주요 민감 농축산물 158개 품목은 한·호주 FTA가 발효되더라도 기존 관세가 유지(양허제외)된다”고 설명하며 "(한국이) 국내 농축산업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저희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 한-호주 FTA에 포함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패터슨 대사는 “부임 후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나 한-호 관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FTA체결 이후 왜 조속히 비준돼야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며 "해당 상임위에서 FTA 협약에 대해 살펴보고 난 후 올해 말쯤엔 발효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초순(7~8일로 추정) 한국을 방문하는 토니 애보트 총리는 서울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한호FTA 협정에 정식 서명을 하고 올해 안에 양국 국회를 통과해 비준되길 희망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