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와 멜번 등 주요 도시의 각 카운슬(Council)이 옥상정원(green roof) 조성 프로젝트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옥상공원이 조성된 멜번의 미래 모습 구상도(City of Melbourne 제작).
멜번대학교 연구보고서... 각 카운슬, 옥상정원 조성 프로젝트 구상 중
호주 도시 건물들의 옥상이 초록색으로 물들게 될 전망이다. 시드니와 멜번을 포함한 주요 도시 카운슬(Council)들이 약 10년간의 옥상정원(green roof) 조성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지난 일요일(20일) ABC 방송이 보도했다.
옥상정원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멜번대학교(The University of Melbourne) 클레어 파렐(Claire Farrell) 박사에 따르면 연구팀은 10센티미터 깊이의 한 기질(substrate. 효소의 작용을 받아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한 해 동안 멜번에 내리는 비의 95%를 흡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파렐 박사는 “기질은 스폰지와 같은 작용을 해 빗물이 개울(creeks)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해 홍수 피해를 줄여줄 뿐 아니라 수질오염도 막아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녀는 “하루 4계절을 가진 멜번의 경우 특히 옥상정원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시의 건물 밀집도가 높아져 더 많은 옥상이 생겨나다보니 비가 빠져나가지 못해 갑작스럽게 짧은 시간에 비가 많이 내릴 경우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옥상정원이 이를 막아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멜번대학교(Melbourne University)의 닉 윌리엄스(Nick Williams) 부교수는 “옥상정원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열로 인한 열기를 식힐 수 있어 냉방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옥상공원이 조성된 멜번 대학교에서 식물을 키우고 있는 닉 윌리엄스 부교수(사진).
동 대학교의 닉 윌리엄스(Nick Williams) 부교수는 “옥상정원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열로 인한 열기를 식힐 수 있어 냉방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층의 콘크리트 벽돌 건물에 설치된 옥상정원의 경우 최대 65%의 열기를 식힐 수 있으며, 35%의 냉방비 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부교수는 “다만 높은 건물의 경우에는 옥상정원보다 추가 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연구원들에 따르면 호주는 각 도시마다 서로 다른 기후적 특성을 보여 옥상정원이 각각의 도시에 가져올 효과를 정확하게 측정할만한 방법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멜번카운슬(City of Melbourne)은 일정 크기의 건물에 옥상정원 조성을 의무화하는 법을 추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빅토리아 종합 암 센터(Victorian Comprehensive Cancer Centre)의 옥상정원(사진).
호주 옥상정원 조성,
더딘 속도로 진행
옥상 정원은 북아메리카나 유럽에서 활발하게 확산되고 있다. 토론토의 경우 2천 스퀘어미터 이상의 건물을 짓게 될 경우에는 무조건 옥상정원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ABC 방송에 따르면 멜번도 캐나다 토론토와 같은 옥상조성에 관한 규정을 다룬 법규 및 인센티브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빅토리아(Victoria) 주 정부와 멜번 시티(City of Melbourne)는 공공건물의 옥상정원 모델 구상작업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케시 오크(Cathy Oke) 멜번 카운슬러에 따르면 멜번에 조성될 수 있는 옥상공원은 약 400헥타르에 달하며, 이는 멜번의 로얄 파크(Royal Park) 크기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옥상공원 조성은 만만치 않은 비용 문제로 더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오크 카운슬러는 카운슬의 힘이 제한되어 있어 민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멜번대학교 연구원들 또한 옥상정원이 활발하게 조성되도록 연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개발회사 ‘Frasers Property’의 건축 개발자 파올로 베빌라콰(Paolo Bevilacqua)씨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옥상정원은 우리에게 필수적인 것”이라며, 신속한 옥상정원 조성 방안으로 정부에 빠른 공사허가와 건물 높이에 대한 제한 완화 및 보조금을 제안했다.
시드니 치펜데일(Chippendale)에 소재한 ‘원 센트럴파크’(One Central Park) 빌딩. 건물 벽 전체를 3만5,000개의 초록 식물로 장식했으며 옥상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옥상공원 조성은 만만치 않은 비용 문제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멜번대학교 연구원들은 옥상정원이 활발하게 조성되도록 연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멜번 도심 풍경.
그는 시드니 치펜데일(Chippendale)에 소재한 ‘원 센트럴파크’(One Central Park) 건물의 건축을 도운 인물 중 한명이다. 이 건물은 벽 전체가 초록 식물로 장식되어 있으며 옥상정원을 갖춘 것으로 시드니의 유명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베빌라콰씨는 “옥상정원이 상업적인 효과도 있다”며 “어떤 면에서든 다른 건물과의 차별화는 판매를 촉진시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멜번시티 카운슬 조사에 따르면 현재 멜번 지역에 조성된 옥상공원은 약 40개다. 시드니 시티(The City of Sydney)의 경우 NSW 주 의회(New South Wales Parliament)와 울티모(Ultimo)에 소재한 ABC 방송사의 본사 건물을 포함해 60개의 옥상공원이 있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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